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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쓰기 전엔 몸과 마음을 청결히, 머리는 맑게~ (용산반)    
글쓴이 : 홍성희    15-05-04 21:10    조회 : 4,702

0교시 달동네 밥상머리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내일이 ‘어린이 날’이라 아이파크엔 어린이 동반한 가족들이 북적북적, 그러나 달동네 밥상과 강의실은 썰렁!

 지난 주 중국 곤명여행을 다녀온 이 미샘께서 ‘엔타이’에서 태국음식을 내셨습니다. 여름이 되니 신 메뉴가 등장했는데요, 나시고랭(볶음밥 종류)이 맛있었습니다. 사계절이 다 좋지만 요즘 특히 더 예쁘다는 곤명 얘기도 듣고 맛있는 밥도 먹고~

 이 미샘 감사히 잘 먹었어요, 그리고 중국으로 미국으로 다니시는 샘이 부럽습니당.~

 매주 월요일 12시 30분 문화센터 앞으로 오시면 교수님과 함께 점심식사 할 수 있어요.~



1교시 : 명작반      제15강   록펠러와 카네기

* 샌드위치 휴일이라 결석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출석하신 샘들은 정말 교수님 왕팬이고 착한(?^^) 학생이라 인정해 드립니다!


4. 석유왕 록펠러

아버지 : 부계는 독일과 영국 혼혈, 사기꾼. 첫 아내와 아이들 버린 채 이름 바꿔 온갖 행각 벌리며 떠돌다가 죽음.

어머니 : 선대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혼혈. 어머니는 남편의 바람기와 방랑기로 고초.


* 아버지 부재와 잦은 이사에도 신앙심 깊고 신중하며 분별력 갖춘 데다 근면하며 성실.

뛰어난 토론 능력, 자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음악을 사랑.

* 16세 : 농산물 위탁판매 및 생산물 배송 회사 직원.⇒ 회계장부 중시, 모든 사항 기록.

20세 : 자신의 독자적인 사업 시작, 석유산업은 급성장.

⇒ 남북전쟁 끝나자, 철도 개설, 건설 붐, 서부 개척 등 열기 타고 에너지 산업 급신장

⇒ 석유산업은 가장 안전한 이득.(스탠다드 오일 창업)


* 스탠다드 오일 :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생산, 운반, 정제, 판매까지 함).

⇒ ‘피도 눈물도 없이’ 타 기업 흡수·통합하던 재벌 후보로 술이나 여자, 음악, 미술 감상도 할 겨를이 없는 노동 중독자. 집무실에서 금전이 드나드는 것만 주시하며 하나님의 은총("God gave me money“)에 감사.

* 록펠러 재단 : 뉴욕 시 수도관 시설 및 뉴욕시민들의 평생 수도요금 책임. 재벌에 대한 대중들의 감정 순화. ⇒ 부럽다! 감동적! (서울의 씽크홀 (땅꺼짐)과 비교된다!)

* 죽기 몇 년 전, 록펠러는 헨리 포드에게 “우리, 천국에서 함께 만납시다.”


제16강   애드거 앨런 포

1. 극적인 부모와 남매들

 아버지 : 독립정쟁 때 자원하여 군 병참부대에 복무했던 영예로운 집안. 유랑극단 배우.

알콜 중독. 두 아들 얻은 뒤 가출, 행불, 아내 죽은 3일 뒤 노포크에서 죽은 것으로 추정.

어머니 : 유랑극단 여우. 배우의 딸. 9세 때부터 무대에 서다.


* 작가 에드거 앨런 포. : 불행한 일생. 잘 생겼으나 모성애 굶주림.

순회극단 배우 부부의 아들로 출생. 부모 일찍 죽음. 형제 각자 입양.

포 : 리치먼드의 상인 앨런가에 입양, 새 이름 얻다. 총명, 운동에 재능, 양부와 나쁨.

     평생 모성, 여성 그리워 함. ⇒ 시 <헬렌에게>


* 사라 엘미라 로이스터 : 포에게 숙명적인 여인의 하나. 남편 죽은 뒤인 1848년 7월, 포를 다시 만나 결혼할 꿈에 부풀었으나, 결국 불발. 포는 그녀에게 작별 고한 2주 뒤 죽음.


* 20세 : 양모가 죽고 웨스트포인트 입학 신청. 볼티모어의 극빈자 고모 집 체재.


* Virginia Eliza Clemm Poe : 포의 고종사촌 누이로 나중 아내가 됨.

⇒ 시 <애너벨 리(Annabel Lee)>는 아내의 죽음 애도한 명시


 3. 불행한 결혼 이후

결혼 후에도 포는 여전히 술과 방탕. 돈벌이 위해 전력투구 했으나 어렵게 지냄.


* 이 시기의 주요 작품들

<어셔 가의 몰락> : 유미주의 문학, 풍경 으스스하게 살아있는 듯 묘사.

<모르그 가의 살인> : 파리 배경, 오랑우탄의 모녀 살인 사건. 단순함.

<검은 고양이>  : 공포소설의 금메달.

<갈가마귀> : 아내 죽은 뒤의 슬픔. 꼭 볼 것!

<도둑맞은 편지>  : 탐정소설의 표준, 포스트 모더니즘의 대표 (평론가들의 극찬), 프랑스에서 더 인기!(보들레르가 반해 번역) ⇒ 꼭 읽어 볼 것!


38세 : 사라 헬렌(시인, 수필가, 초절주의자) 만나 사랑 익는 듯 했으나 좌절.

40세 : 볼티모어 거리(하수구)에 술에 취해 쓰러져 절명.(아무도 못 알아봄)



2교시  수필반

홍도숙님 <마리나 클럽>

신선숙님 <하모니카 반장>

김형도님 <고마운 나라 독일>

오늘은 세 편의 글을 합평하였습니다.

* 글로 독자를 얻는 방법은 젊을 때는 기교, 노년기엔 내용이다.(메시지, 정보)

* 글을 쓸 때는 사전준비를 철저히, 치밀하게 한다.

⇒ 준비가 철저하면 금방 쓴다. 다 쓰고 난 후엔 기분이 날아갈 듯, 병이 다 낫는다.

   (교수님께서는 몸과 마음을 청결히, 머리를 맑게 한 후 날 받아 놓고 쓰신다고 합니다.)

* 인용 할 때는 출처를 밝혀야 한다.

* fact는 왜곡하지 않도록 철저히 알아보고 써야 된다.


* 교수님 강의 자료

895번 오세영《마른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생이란> : 진부하다. 드라마틱한 비유 없다. 

              <오동잎> : 인생의 괴로움, 사계, 유서 등 연륜이 묻어난다.

              <그렇지 않더냐> : 도치법.(주제 맨 앞에→예→결론). 점점 좋아짐.

896번 김윤배 <이르크츠크의 반역들> : 멋진 풍경, 시적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시는 별로..               

             <어떤 詩作法> : 詩作法을 연애에 비유, 조금 괜찮다.



3교시 티타임

 모처럼 티타임 함께 하신 홍도숙샘과 김미원샘, 김혜정샘을 비롯해 우리 모두는 ‘이태원 츄로스’로 갔습니다. 사장님 배려로 널찍한 자리에서 신선숙샘께서 꺼내신 마법의 카드로 맛있는 음료와 츄로스를 먹었습니다. 여름 신 메뉴인 ‘레몬 탄’과 ‘아이스 뱅쇼’는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신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오늘 간식 메뉴인 호박 설기와 같은 색인 노란색  옷이 유난히 많은 용산반,  미국 기행과 《한국산문》5월호, 구어체와 문어체 등 우리들의 얘기는 끝없이 계속 쭈욱~

 매일 매일 행복한 하루 되세요~

 


손동숙   15-05-04 22:25
    
용산반의 특징을 아시는지요~
먹으면서 시작해서 먹으면서 끝나는 반이죠.
3교시는 저와 거리가 멀어 참 낯설고 용산반 소속이 아닌것 같답니다.
하지만 1교시를 너무도 즐기는 착한 학생이예요. ^^

미소가 예쁜 성희총무님 후기, 참 좋은데요. 감사드려요.
카네기와 록펠러같은 엄청난 부를 지닌 강철왕, 석유왕을 배우다가
에드가 알렌 포우를 공부하니
불쌍하다못해 초라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갈가마귀와 도둑맞은 편지는 꼭 봐야겠어요.

날씨가 참 좋지요.
봄도 맘껏 즐기시고 건강하세요.
     
임정희   15-05-05 11:13
    
진짜로 먹으면서 시작하면서 먹으면서 끝나네요ㅎㅎ
손 선생님께서 콕 집어주시니, 아~ 맞아맞아, 고개를 끄덕입니다.
먹방후기의 장르를 개척하고 계신 홍총무님의 후기가 또 새롭게 보입니다.

<갈가마귀> 시를 찾아서 올려보았는데요, 오~ 굉장히 길어요.
시 한편 발췌해서 올리고 저절로 생각나는 손동숙 선생님~
그 수고로움과 솜씨와 지식에 항상 탄복하며 감사드린답니다.
     
김혜정   15-05-06 00:34
    
손동숙선생님
한달에 한 번이라도, 아니 어려우시면 분기에 한 번이라도
먹방시작을 저희와 함께 해주시면 어떠신지요?
한 솥, 한 식탁에서 밥을 먹는 일에서도
새로운 대화와 새로운 정이 솔솔 생겨나거든요.
선생님이 함께 하셔서 더 풍요로와질 용산반의 점심식탁을 기대해 봅니다.
     
홍성희   15-05-06 21:49
    
맞아요, 우리 용산반은 먹으면서 시작하고
끝나서 먹으면서 수다떨며 행복해 하는
아주
단순하고 예쁜 반이랍니다~^^
김혜정샘 말씀처럼 가끔 시간되실 때
함께 점심드시러 오세요~
김미원   15-05-05 09:06
    
그래요, 손선생님,
용산반은 사랑이 많은 반이지요.

조실부모하고 자기 절제를 못하고, 게다가 낭만적이기까지했던 에드가 알렌포우의
삶이 안쓰러웠습니다.
하지만 자기절제를 못하고 낭만적이기에 불후의 명작을 남겼던 것이겠지요.
강의를 들으면서 왠지 음울하고 때로 그로테스크하고, 하지만 따뜻했던 그의 작품 세계가 이해되었습니다.

매번 마법의 카드를 쑤욱 뽑아드시는 신선생님, 아이스뱅쇼 감사!!!
늘 애쓰시는 반장님, 총무님도 감사!!!
     
임정희   15-05-05 11:29
    
에드가 앨런 포우 작품에 매료되었던 강의였습니다.
잘 생긴 외모인지는 모르겠고요(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역시 남자보는 눈이 없는 여자인걸로...)
그의 눈이 슬퍼보여서 개인적으로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스타일입니다.
행려자처럼 죽기에 삶의 마지막까지 슬픈 시인이었습니다.
고독하고 외로워야 불후의 명작을 남기나 봅니다.

오늘 아침 창문으로 들이치는 햇빛이 축복입니다~
김미원 선생님은 용산반의 환한 빛!!
          
김혜정   15-05-06 00:55
    
포우가 정말  잘생겼나요??
남자 보는 눈이 없는 여자가 될지언정
교수님 남자 보는 안목에  이번만큼은 절대 동의할 수가 없었답니다.ㅎㅎㅎ
여리고 약하고 슬퍼보이기까지 한 그 모습에서 (저도 반장님처럼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음에 동감 )
우찌 그리 으시시한 추리소설이 나올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지요.
     
홍성희   15-05-06 21:56
    
원래 추리소설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밤 늦게 <검은 고양이>에 푹 빠져
두려움에 벌벌떨며 보던 생각이 나네요.
포의 인물은 그닥~
저도 교수님과 사람보는 경향은 다른가 봐요..

티타임 때마다 누군가의 마법의 카드로
항상 즐겁게 먹고 대화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윤효진   15-05-05 09:14
    
추우나, 더우나 늘 반을 위해 애쓰시는 반장님 총무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1교시 명작시간 빛나는 두 분의 열의찬 눈빛. 쏙쏙 받아드리는  강의. 어찌 예쁘지 않겠나요?
어려운 상황인데도 많은 문우님들을 두고 희희낙락여행이 편치는 않네요.
여건이나 상황은 만들기 나름이라며 밀어부치는 남편의 호의에 감사하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이렇게 많은 경비를 들여 가는 여행인데 많은 것을 건져 와야 잖나?
가슴을 콕콕 찔렀지요.  님들. 건강하시고 즐겁고 시원 상쾌하게 보내시길요.
     
임정희   15-05-05 11:37
    
멋진 남편 자랑, 맞으시지요? (샘이 나서리...)
시부모님 돌보느라 힘든 아내에 대한 배려, 가족간의 사랑, 가정의 달에 딱 어울리는 분위기입니다^^
많은 것을 건져 오는 보람된 여행되셔요~ 글감도 많이~
물론 건강하고, 즐겁게 다녀 오시구요!
꿈과 사랑 가득한 한 주 되셔요^^
          
김혜정   15-05-06 00:39
    
효진쌤
반장님 말씀처럼 남편자랑에 한 표 꾸욱 누릅니다~
저도 부럽고 샘나거든요~^^
(교수님 말씀처럼) 그렇게 많은 경비를 들여서 떠나는 여행이시니
모든 것 다 잊으시고 즐겁고 건강히 다녀오시는 일에만 집중하세요
그러면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듯~^^
아~~부러우다요~~
     
홍성희   15-05-06 22:04
    
사실 저는 아직 남편이나 딸들이 아닌
다른 분들과 여행을 가 본적이 없어 부럽기만 하네요.
남편은 한술 더 떠
자기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줄 알고 있고..
차츰
용기를 내서 울타리를 벗어나 봐야할텐데..
남편 호의에 감사하며 즐겁게 잘 다녀오세요.
많은 것 건져 오시고요~
임정희   15-05-05 10:56
    
갈가마귀 (The Raven)


언젠가 쓸쓸한 한밤중 내가 피로와 슬픔에 젖어
잊혀진 전설의, 기묘하고 신비로운 얘기책을 떠올리다가
선잠이 들어 머릴 꾸벅일 때 갑자기 들려왔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누군가 살며시 나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
 "누가 왔나 봐"난 혼자 중얼거렸지. "방문을 두드리기만 하며
 딴 짓은 않고"

아, 똑똑히 기억나네. 그건 음산한 겨울이었어.
타다 남은 검불 하나하나가 마루 위에 유령처럼 그림자를 새겨놓았던
난 간절히 원했지. 아침이 빨리 와주기를
나의 책에서 슬픔의 마지막 장을 그 슬픔은 잃어버린 레노어를 위한 것
찾아내 빌리려 했으나 그것은 헛일이었어.
천사들이 레노어라 이름지은 세상에 둘도 없는 찬란히 빛나던 그 소녀는
지금은 여기 영원히 이름 없이 누워 있네.

자줏빛 휘장마다 비단결 흐릿한 슬픔이 스치는 소리는
나를 떨게 하네. 한번도 느껴본 적 없던 환상의 공포가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네.
그래서 이제, 두근거리며 뛰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나는 일어서서 되풀이 말하네
"어떤 방문객이 문 밖에서 들어오기를 청하고 있군"
"어떤 늦은 방문객이 문 밖에서 들어오기를 청하고 있어"
"그것뿐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좀더 단단해진 나의 영혼은 더 이상 주저치 않네.
"여보세요. 남자분이든 귀부인이든" -나는 말했지- "저의 실례를 용서하소서"
"사실 저는 선잠이 들었었고 그렇게도 부드럽게 당신은 문을 두드리며 오셨습니다.
그처럼 약한 소리로 문을 두드리며 오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소리를 잘 듣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나는 방문을 활짝 열어젖혔지.
그곳에는 한밤의 어둠- 그것밖엔 아무것도 없었네.

어둠 속 깊숙이 뚫어보면서 오랫동안 나는 거기 서 있었지. 이상히 여기며, 두려워하며,
의심하며, 전엔 감히 꿈꾸지 못한 이 세상 것이 아닌 것을 꿈꾸면서.
그러나 침묵은 깨어지지 않고 정적은 아무런 계시도 보여주지 않고
거기 들리는 단 한마디는 속삭이는 음성-"레노어!"
나도 속삭였지, 메아리처럼 웅얼거리는 그 소리 "레노어!"
단지 이것뿐 그밖엔 아무것도 없었네.

몸을 돌려 방안으로 돌아와, 내 몸 안 모든 혼이 불타오르자,
곧 나는 다시 들었지, 전보다 더 크게 문 두드리는 소리.
"분명해" -나는 말했지- "분명히 저것은 창살에 무엇이 있기 때문이야
그럼 좀 볼까,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그래서 이 신비를 밝혀 봐야지
마음을 잠시 진정시킨 후 이 신비를 밝혀 보리라"
"그것은 바람, 아무 것도 아니야"-

내가 덧창문을 갑자기 열어젖혔을 때, 펄럭이며 파닥이며
그곳에서 걸어나온 건 성스러운 태고로부터 온 위엄 넘치는 갈가마귀.
조금도 경의를 표하지 않고 잠시도 멈추거나 주저치 않고
그는 공작이나 귀부인의 몸가짐으로 내 방 문설주에 걸터앉았다-
문 위에 놓인 팔라스의 흉상 위에 날아올라 걸터앉았지.
다만 그것뿐이었어.

그러고 나서 흑단처럼 새까만 이 새는 그 얼굴 생김생김 신중하고 엄격한 표정으로
내 슬픈 환상을 속여 미소로 변하게 하네.
"볏을 잘라내고 밀어 버렸으나 그대는 분명 겁쟁이는 아니로군" 나는 말했지-
"밤의 피안을 떠나 방랑하는 소름 끼치게 냉혹한 태고의 갈가마귀여-
한밤중 지옥의 해변에서는 그대의 고매한 성명이 무엇인지 내게 말해 주구려"
갈가마귀는 말했지. "이젠 끝이야"

나는 크게 경탄했지. 이 희귀한 새가 그처럼 쉽사리 대답하는 것에
허나 그 대답은 별 의미도 없고 믿을 만한 것도 아니었던 것-.
이제껏 살았던 사람 중에선 침실문 위에서 새가 앉아
축복하는 걸 본 사람이 없다는 것에 우리 모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침실의 문설주 위 조각된 흉상 위에 새든 짐승이든 간에
"이젠 끝이야"따위의 이름을 가지고-.

그러나 그 갈가마귀는 평화로운 흉상 위에 외롭게 앉아
그 한마디밖엔 말하지 않았지. 그 한마디 속에 그의 영혼을 한꺼번에 쏟아냈다는 듯이.
그 이상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깃털 하나 펄럭이지 않고 있었네.
내가 혼잣말하는 순간까지도 "다른 친구들이 모두 날아갔었지-.
아침이 되면 저 새도 나를 버리고 떠나가리, 나의 희망들이 그렇게 날아갔듯이"
그러자 그 새는 말했네. "이젠 끝이야"

그렇게 때맞게 나온 대답으로 정적이 깨어진 데 깜짝 놀라
나는 말했지. "분명해 저것이 말하는 것은
어떤 불행한 주인에게서 배운- 유일하게 간직한 한마디. 무자비한 재앙의 신에게
쫓겨 더욱더 빨리 쫓겨 그 노래는 마침내 하나의 무거운 짐으로만 남았지.
그의 희망이 여신의 슬픈 노래도 음울하고 무거운 짐으로만 남았지
"끝이야- 이젠 끝이야"라는-

그러나 아직도 갈가마귀는 나의 슬픈 마음을 속여 미소로 변하게 하네.
나는 곧장 쿠션 있는 의자를 새와 흉상이 있는 방문 앞으로 굴려다 놓고
푹신한 벨벳 천 위에서 공상과 공상의 사슬을 이어본다.
이 태고적 불길한 새의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이 냉혹하고 희귀하고 소름 끼치고 수척한, 그리고 불길한 태고적 새가
"이젠 끝이야"라고 울어대는 의미는 무얼까 하고.

이런 추측에 난 몰두해 있었지만 그 불꽃 같은 두 눈으로
내 심장까지 타들어 오는 새에게는 한마디 비치지도 않고-
계속 이처럼 마음속으로 점을 치며 앉아 있었지.
등잔불빛이 방긋 웃음짓는 쿠션의 벨벳 장식 위로 편안하게 머리를 기댄 채
그러나 등잔불이 방긋 웃음 짓는 보랏빛 벨벳 장식 그 위에
그녀는 이제 다시는 기대지 못하네. 아, 이젠 끝이야!

그때 공기가 더욱 짙어지면서 -그렇게 여겨졌다- 향기가 가득 흘러나왔지.
술 장식 달린 방바닥에 희미한 발자국들을 반짝이며 천사들이 흔들고 다닌 향로로부터-.
"비참한 자여"나는 스스로에게 외쳤네. "너의 하느님께서 너에게 빌려주셨어.
이 천사들 편에 너에게 보내주셨지. 진통제를- 너의 레노어에 대한 추억으로부터
진통제와 시름 잊게 하는 약을-. 들이켜라, 오, 이 고마운 약을 들이켜고
잃어버린 레노어를 잊어 버려라!"
갈가마귀는 말했네. "이젠 끝이야"

"예언자여!"-나는 말했지. "마물이여, 새든 악마든 그러나 예언자여!
신의 뜻으로 보내졌든 폭풍에 날려왔든
황량한, 마술에 걸린 이곳 황무지 공포의 신이 붙은 이 집에
두려움 없이 날아든 새여! 청하노니 내게 진심으로 말해 주오
있소이까?-길르앗에도 슬픔을 고치는 향이 있는지? 제발 내게 말해 주오"
갈가마귀는 말했네. "이젠 끝이야"

"예언자여!"-나는 말했지. "마물이여, 새든 악마든 그러나 예언자여!
우리를 굽어보는 저 천국과 우리 둘 다 섬기는 신에 걸고
슬픔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이 가련한 영혼에게 말해 주오.
저 멀리 에덴에서도 천사들이 레노어라 이름지은 성스러운 소녀를 껴안을런지-
천사들이 레노어라 이름지은 세상에 둘도 없이 빛나는 소녀를"
갈가마귀는 말했지. "이젠 끝이야"

"그 한마디를 우리의 작별 인사로 삼자. 그대가 새든 악마든!" 나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지.
"폭풍 속으로, 밤의 피안으로 돌아가 버리라!
그대의 혼이 말하는 그 거짓을 상징하는 검은 깃털 하나도 남기지 말고!
나의 고독을 깨뜨리지도 말고- 내 문설주 위의 반신상을 떠나라!
나의 심장을 쪼던 부리도 가지고서! 그대의 모습을 나의 문으로부터 거두어라!"
갈가마귀는 말했지. "이젠 끝이야"

그러고도 갈가마귀는 날아가지 않고 아직도 앉아 있었네.
나의 침실문 바로 위 팔라스의 창백한 흉상 위에 아직도 앉아 있었네.
그의 두 눈을 꿈꾸고 있는 악마의 온갖 표정을 담고-
새를 흝어내리고 있는 등잔불빛이 마루 위에 그의 그림자를 던져주는데
마루 위에 누운 채 떠돌아다니는 나의 영혼은 그 그림자를 떠나서는
두 번 다시 들리우지 못하리라- "이젠 끝이야"

* 네이버 지식인 cgh811님의 글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원문까지 싣으려니 넘 길어져서 생략했습니다.
공포, 스릴, 슬픔, 회한의 감정이 슬금슬금 스르르 모세혈관을 타고 마음으로 오는 것이 느껴지시나요?
오늘의 날씨와 대조되 앨런 포의 시를 잠시 감상해보셔요~
     
홍성희   15-05-06 22:19
    
저는
공포보다는
슬픔, 회한의 감정이 더 느껴지네요..
슬금슬금 스르르 모세혈관을 타고 마음으로 오는 것은 아니고~^^
(저는 반장님처럼 시적이지 않은가 봅니다~^^)
오늘 날씨랑 대조되는
보라색 벨벳과 갈가마귀, 진한 어둠과 외로움이
오싹하게 닭살돋게 하네요.

바쁜데 보충자료까지 올려 주느라 고생했어요.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권정희   15-05-05 17:13
    
아, 정말 슬픈 시군요. 너무나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얼마나 엄마품이 그리웠을까요.
 그런데 아내까지 가난속에 잃고 자신의 말로도 그렇게 슬프게 갔다니...
그가 남긴 명작을 읽을 때마다 뭔지 모르게 미안함이 듭니다.
홍총무님은 부리나케 후기 적으시고, 가족여행을 가시고, 반장님은 부리나케 댓글을 다셨군요.
이렇게 손발이 척척 맞는 환상의 콤비가 어디 있을까! 너무나 감사합니다.

천재추리작가 포의 '검은고양이'로 사춘기때 한동안 불을 켜고 자야 했어요.
상상을 하면 할수록 왜 그리 오싹하던지.
그것 못지 않게 The Cask of Amontillado도 인상 깊었습니다.
베테랑 와인감별사가 젊은 초보감별사를 대중 앞에서 모욕하자 젊은이는 좋은 와인이
있다고 자기 집으로 유인하여 복수를 하는 이야기인데 그 방법이 처절해 무시무시했답니다.
추리소설속에 자기 내면의 심리도 들어가 있었는지...

저도 착한 학생 되고 싶었는데 빠져서 죄송합니다. 연휴핑계를 대면서...
다음주엔 일찍 가도록 하겠습니다.
갈가마귀까지 찾아 올리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김혜정   15-05-06 00:22
    

지난주는 제가 결석
이번주는 쌤이 결석
뵌지가 아주아주 오랜 듯 합니다.

포우님께 미안한 마음이 드신다니...마음 착한 정희쌤
저도 비슷합니다. 마음이 짜~안 하니 아프고, 안됐고....ㅠ.ㅠ
다음주에는 우리 같이 얼굴 마주 보면서 에궁 쯧쯧 포우님께 미안해 합시다.
     
홍성희   15-05-06 22:25
    
나도 <검은 고양이>의 무섬이 다시 생각나네요~^^
샘은 수업을 안 듣고도
포의 인생을 다 알고 있네요, 역시 문학적 깊이가 대단해요!

5월호에 예쁜 등단 사진과 함께
<장군의 꿈>을 다시 읽어 보니 참 좋네요.
등단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쓰시고 용산반 보배가 되시길 바랍니다~
담 주에 만나요~^^
김혜정   15-05-06 00:16
    
그러고보니 정말 먹으면서 시작하고 먹으면서 끝나는군요~^^
우리는 그동안 그 사실을 왜 몰랐을까요??
너무 맛있어서??
너무 당연해서??
아니아니
먹는게 너무 행복해서....^^
하하하~~
혼자서 크게 웃었습니다.
     
홍성희   15-05-06 22:32
    
오늘 마트에서 민들레를 보니
전에 샘께서 즉석에서 비닐장갑끼고 만들어 주시던
샐러드 생각이 나더라고요~^^
깔끔하게 입맛 당기는 샐러드 생각에 한 줌 사와서 맛있게 한끼 먹었네요, 감사!

그러고보니 정말
후기, 댓글까지 먹는 얘기네요 ㅎ ㅎ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거 먹으며 재미난 얘기하는 것!
그게 행복이죠...^^
하하하~~
          
김혜정   15-05-06 23:59
    
^^;;;
권정희   15-05-07 18:59
    
그거야 홍성희 선생님의 후기글을 살짝 컨닝해서 ㅎ ㅎ
  사진은 임정희 선생님이 예술적으로 찍어주셔 그렇게 나왔답니다.
  조선근 선생님! 매혹적인 시를 접하는 순간 가슴이 뭉클, 눈시울이 글썽, 마음에 감동이 넘쳤습니다.
 어디서 이리 아름다운 시를 가져올 수 있답니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 같은 길을 추구하고, 같은 것을 바라본다는 게 이렇게 기분좋고 행복한 일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내일은 어버이 날입니다. 시 한 수 올리겠습니다.

    어머니

  알고 있었니
  어머니는 무릎에서 흘러내린 아이라는 거
 내 불행한 페이지에 서서 죄 없이 벌벌 떠는 애인이라는 거
 저만치 뒤따라 오는 칭얼거리는 막내라는 거
 앰블런스를 타고 나의 대륙을 떠나가던 탈옥수라는 거

 내 몸 어디엔가 빈방에 밤새 서 있는 여자
 지익 성냥불을 일으켜 촛불을 켜주고 싶은 사람

 누군가
 내 몸 구석에 서서
 내 마음 한권 꺼내 가만가만 읽는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가지고 있던 탯줄
 그 타는 목마름으로 읽는다
 
 읽을 수 없는 곳이 자꾸 생겨나자 몸 밖으로 나가는 어머니
 알고 있었니
 기도하는 손을 가진 내 안의 양 한 마리
 양떼구름이 된 어머니
                                        - '시와 표현' 작품상 수상한 최문자 시인의 어머니-

누군가의 딸이었고, 누군가의 어머니이기도 한
홍도숙선생님, 박상주 선생님, 박옥희 선생님, 조선근선생님, 김혜정 선생님,
신선숙선생님, 양경자 선생님, 김미원선생님, 김형자선생님, 홍성희선생님,
윤효진선생님, 임정희선생님, 성필선선생님,박은지 선생님, 박현분선생님
그리고 잠시 쉬고 계시는 선생님들
사랑합니다. 행복한 어버이날 보내세요.
     
김혜정   15-05-07 22:36
    
권쌤
쌤이 불러주신 이름 덕분에
누군가의 딸이
누군가의 어미라는 사실이
새삼 묵직이 다가오는 밤입니다.
저도 사랑보냅니다.
그 사랑 이불삼아 편안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