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수필바운스(4. 30, 목)
--성경 말씀은 아니지만!
1. 감추되 보여주고 보여주되 감추어라
- 고통은 드러내지 말고, 슬픔은 감추고 갈무리하며, 남에 대한 비판은 삼가고, 기쁨은 자랑하지 말며 자연스럽게 스미게 하라(성경 말씀은 아니지만!).
- ‘눈물이 앞을 가려 도저히 읽을 수 없는 글’은 신파다. 슬프고 괴로운 일은 담담하게 써라. 다 읽고 났을 때 나도 모르게 한줄기 눈물이 흐르는 글이 품격 있는 글이다.
- 고통과 궁핍 역시 아무 일도 아닌 듯 유머를 곁들여 툴툴거리는 문체로 해학적으로 쓰면 오히려 감동의 진폭이 크다.
- 이를테면 노숙자의 삶의 풍경을 그릴 경우,
“나는 서울역 지하도나 탑골공원에 가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주위를 유심히 살펴보기도 한다. 혹시 그곳에 어릴 적 헤어진 6촌 당숙이나 이종사촌 아저씨가 있나 해서. 아니, 어쩌면 가까운 미래 나의 모습을 보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2. 회원 글 합평
가. 마지막 인사(김장철)
처음 쓴 글인데도 서사의 흐름이 좋다. 부활절-->피에타--> 세월호로 옮겨 가는, 문단과 문단 간의 연결 구조가 훌륭하다. 사유의 개진과 사건의 전개에 무리가 없다는 칭찬을 하고 싶다. 소재는 세월호, 주제는 의로운 삶에 대한 성찰 이며, 서두에 부활절 예배를 도입으로 활용해 깊은 감동을 준다.
다만 ‘오월동주(吳越同舟)’의 고사는 내용과 들어맞지 않음으로 삭제해야 한다. 전고(典故)의 인용으로 주의, 주장을 뒷받침 하거나 내용을 풍부하게 할 수 있지 만, 걸맞지 않으면 끌어다 쓰지 않음만 못하다. 제목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바꾸는 편이 바람 직하다.
나. 광복절 특사(강진후)
제목은 <남편의 부재>보다는 <광복절 특사>로 해야 의외성이 있어 독자의 시 선을 끌어당긴다. 남편의 외유(외도가 아님!)로 한가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모처럼 갖게 돼 처음엔 좋아했으나, ‘낯섦의 자유’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여성 특유의 미묘한 심리를 해학적인 문체로 묘사했다. 해학적인 글은 어떻게 ‘결’과 ‘격’을 유지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다.
큰 제목 아래 소제목을 배치하여 구성을 새롭게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와 영화 <<쇼생크탈출>>을 참고(Reference)하 여 사유에 깊이를 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다. 나무보일러 (서문순)
한 번 수정하여 제출한 글인데 눈에 띄게 좋아졌다. 동료 문우들의 합평과 교수 의 지적 사항을 체화(體化)하여 스스로 보완하는 것도 쉽지 않은 능력이다. 매 문 단이 몸통에서 연결 된 곧은 줄기처럼 뻗어 있다. 각 문단마다 ‘나무보일러’가 등 장한다. 이른 바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일관성을 획득했다.
농촌 생활의 애환과 삶에 대한 긍정적 시선, 나무보일러로 치환하여 보여주는 따 뜻함이 이 글의 장점이지만, 형상화나 서정적 묘사는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고양이와 이웃사람들이 어울리는 한바탕 마당극(삼겹살 파티)을 보완하면 더욱 흥 미 있는 글이 되었음 직하다.
3. 서강반 동정
수없이 끝날 무렵 서강수필반의 발전 방향을 두고 회원들 간에 활발한 의견 개진이 있었다. 열띤 분위기 속에 허심탄회한 토의가 이어졌으며 몇몇 주목할 만한 이야기도 오갔다. 토의 내용은 영업 비밀이어서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