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한국산문 교정을 보러가신 편집위원님들, 이런저런 사정으로 나오지 못하신 회원님들 때문에 빈자리가 유난히 많았습니다.
우산을 털며 오시는 회원님들과 커피를 나누어 마시며 오손도손 수업을 하였습니다.
오늘은 두편을 합평하였습니다.
문경자 <아프다>
나무를 일인칭화 하여 가지치기를 할 때 나무가 느끼는 아픔, 그리고 사계절을 겪으며 살아가는 나무 이야기입니다.
짧고 경쾌한 문장과 독특한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교수님은 의인화가 잘 되었고 시작이 아주 좋았다고 평하셨습니다.
그러나 글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게 된 점을 아쉬워하셨습니다.
나무에서 사람으로 넘어가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수필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겨졌습니다.
정진희 <지키지 못한 약속>
오랫동안 딸처럼 아껴왔던 몽고 여인이 작가가 집을 비우게 된 한달 동안 작가의 집(작가의 남편이 머물고 있는 집)에 신세지고 싶다고 제안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처음에는 흔쾌히 허락을 했지만 주위의 만류 때문에 결국은 약속을 깨게 되었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글입니다.
교수님의 반응은? 펄쩍!
말도 안된다는 반응이시네요.
작가의 휴머니즘이 드러나긴 하지만 독자의 공감을 얻어내긴 어려운 글감이라는 평이셨습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제안을 한 것은 몽고인의 생활 습관이나 민족적 풍속 때문인 듯 하니 윤리적인 문제를 건드리기 보다는 풍습의 차이, 문화의 차이 등을 이야기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글에는 설명이든 묘사든 ‘공감’이 필요한데 공감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문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감을 하기 어렵다는 데는 회원님들 대부분 동의하시는 듯^^
회원님들은 어쨌든 작가의 휴머니즘이 돋보인다는 평을 하셨습니다.
교수님이 회의가 있으신 관계로 오늘 수업은 합평만 하고 마쳤습니다.
못다한 수업을 하기 위해 장원가든으로 고고~~
불판에서 지글지글 익는 불고기와 시원한 냉면을 먹고 정원으로 나오니, 날이 활짝 개어 연두빛 나뭇잎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네요!
그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각자 상상에 밑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