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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수필 무엇이 문제인가?(서강반)    
글쓴이 : 안해영    15-11-25 18:33    조회 : 3,895

서강수필바운스(11. 19, 목)

- 우리 수필, 무엇이 문제인가?

1. 우리 수필의 문제점

가. 읽히지 않는다!

왜 수필이 읽히지 않는 것일까? 한 마디로 재미가 없어서이다! 장르적 재미(선정적, 말초적, 자극적인, 그로테스크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1)상상력의 부재 2)흥미 없는 소재의 채택 3)주제의식 결여(사유와 지적 깊이 미흡) 4)상투적 표현 방식(뻔한 전개와 결말) 5)문장력 부족(정확하지 않은 문장, 논리의 어긋남), 그밖에 교훈적 논조, 혼란스러운 미사여구와 수식어 사용이 서로 얽혀 읽어도 남는 것이 없고 감동이 없으니 누가 수필을 읽겠는가? 그렇게 된 연유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처방은 어떤 것이 있을까? 시리즈로 공부해보자!(오늘은 상상력 부족에 대해서만)

나. 상상력의 미흡

- 우선 ‘숨김없이 진실 되게 있는 그대로 써야한다’는 주술에서 벗어나야 한다.

‘있는 그대로’ 슬 수도 없다. 쓰려고 하는 모든 내용은 펜을 잡는 순간(좌판에 앉는 순간) 과거의 일이 된다. 즉 기억을 소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은 모호하고 자의적인 것이다. 기억은 습작되기도 하고 휘발되기도 한다. 게다가 기억(생각이나 체험)을 표출하는 수단과 도구라고 할 수 있는 언어(문자) 자체가 불완전하다.

-어차피 내가 보여주려는 모든 내용은 재구성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발생한 실제의 일이나 느낌, 관점을 정확히 쓰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시’나 ‘소설’처럼 전적인 허구에 의존하면 작위적인 느낌을 주어 석연치 않을 뿐더러 수필 장르의 정체성을 훼손한다. 그러면 어떻게?

- ‘상상력의 도입’을 겁내지 말아야 한다. 허구(Fiction)나 왜곡(Manipulation)과 수필의 상상력(Imagination)은 어떻게 다른가? 수필에서는 ‘나와 관련된, 내가 개입하는’ 사건의 재구성(Reconstruction), 문학적 진실(감동) 추구를 위한 선의의 조정(Goodwill Adjustment)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느 선까지 상상이 허용되며 실제 사례는 어떠한가? 또 상상력은 어떤 형태로 발현되는 걸까?(다음 기회에 다룸)

2. 회원 글 합평

가. 연줄(박도원)

잘 수정된 글이다. 야사에서 소재를 취해 현 세태와 연결한 점이 좋다. 인관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관계로 연줄을 댄다고 하는 의미가 연을 날리는 연줄 값 대기에서 왔음을 알게 하는 지식 정보의 전달도 새롭다. 황진이의 가야금 연주를 인용하여 악기의 줄이 화음으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매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부각하였다. 작가가 우연한 기회에 불사(佛事)이 참여하여 알게 된 문수동자상 일화 역시 인연의 관계로 엮이는 연맥일 가능성을 작가의 그림 그리기와 결부시켜 의미를 강화 시켰다. 마지막 문장은 독자의 몫으로 여운을 남기는 것이 좋을 듯하다.

나. 아버지의 가을(강진후)

생일 날 봉투에 든 ‘헐벗은’ 닭 한 마리를 사들고 새벽에 불쑥 찾아온 아버지의 깊은 마음을 며칠이 지나서야 뒤늦게 알아차리고 그 고마움을 전하지 못함이 회한으로 남아 텅 빈 허공만 바라보는 딸의 마음이 녹아있다. 폴 앵카(Paul Anka)의 <파파(Papa)>를 듣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절절함을 느끼게 한다. 아버지가 언제까지나 곁에 계실 것 같았지만 이제는 안 계신 아버지. 안해영님의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파파> 노래에 서강반원들의 눈시울도 덩달아 붉으래. 또 다른 노래 <크레이즈 러브>는 흐름과 동떨어져 몰입을 방해하니 삭제 요망.

다. 선물(신현순)

글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우수한 ‘이야기+사유’ 수필이다. 장애 아들을 둔 할머니에게 노인대학에서 해오던 대로 대접해 드린 것뿐이었는데 부산을 떠날 때 할머니가 건네 준 꼬깃꼬깃 접은 삼만 원의 선물에 얽힌 글이다. 현대인에게 실종된 배려의 중요성이 경험에서 우러난 가치로 독자를 끌어 들인다. ‘도회 빛으로 변하는 마음에 실개천 하나를 가슴 깊이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나, ‘간이역 같은 부산에서 새벽을 느끼게 한 할머니의 정’ 같은 섬세한 표현이 깊은 사유와 정감을 느끼게 한다. 겹치는 수식어와 아들의 ‘mp3 사건’은 수정,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서강반 동정

깊은 사유의 글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계절 때문은 아니겠지요? 우리 서강반 샘들의 치열한 향학열 덕분에 부쩍 글의 깊이가 깊어지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수업 후 뒤풀이 마당은 늘 화기애애하다. 세 분 ‘젊은 어르신’(누구요?)이 있어 든든함을 더한다. 연탄불에 익어가는 안주보다 회원들과 교수님 간의 깊어가는 대화가 깃든 뒤풀이자리다. 거리엔 노란 은행잎이 이리저리 뒤척이고 화덕에서 지글 거리는 안주의 구수함은 입맛을 붙잡는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더 좋은 글쓰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심혜자   15-11-26 00:01
    
안해영 선생님~ 그날 수업 풍경이 떠오릅니다
합평할때의 그 열정적인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큰일났구나 생각했어요~ㅎ
왜? 인지 궁금하시죠? 궁금하면 오백원입니다~ㅋ
다시 한번 복습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어요~^^
     
안해영   15-11-26 03:00
    
오백원 있으면 궁금증 풀수 있어요? 
갑자기 심혜자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니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톡에서 깨살로 익숙해서였네요. ㅎ
합평이 있을적이면 늘 두근두근 그러니까 결국은 4근이 되는 심정.
세 분 작가님들의 분명한 주제가 있는 글에서 주눅이 들수 밖에요.
얼른 가을 가기 전에 원고지 메워 봅시다.
정진희   15-11-26 13:41
    
마치 김창식교수님의 수업을 듣는 듯한 모글이네요.
강의도 훌륭했겠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전달한 분의 글솜씨도 대단하십니다.
서강대반의 후끈거리는 창작 열기에 머리가 쭈뼜~
절로 공부가 되어 감사의 인사 남깁니다.^^
     
안해영   15-11-27 00:17
    
한국산문의 거목께서 서강반에 들르셨네요.
감사합니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낯설지 않습니다.
교수님의 강의 시간을 뒤로하면 일단 과거가 되는  후기 만지작 거리느라 쥐가 납니다.
글재주 뿐만이 아니고, 기억력의 작위적 현상 때문입니다. 
후기 작성자의 상상력 속에서 제멋대로 일필휘지 합니다. 
그런 다음  호되게 살과 뼈의 보살핌을 받게 되지요.

서강반 장점 한 가지는 회원글 합평 시간입니다. 
엄청난 칼질을 당하지요.
인정 사정 없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합평 시간 만큼은 공적인 자리로 돌아가서 일반 독자의
뭇 매를 맞기 전 서강반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촌철살인 정신으로 합평이 이루어 집니다.
  1차 수정을 거친 글은 완전히 다른 얼굴로 태어난답니다.
정진희 회장님  한산의 무한한 발전 있기를 바랍니다.
          
정진희   15-11-28 12:23
    
서강반 회원들의 글이 일취월장하는 이유를 알겠군요~
안해영 선생님 댓글에서 멋진 수필이 읽혀지네요^^
치열한 창작 열기가 한국산문에 골고루 퍼지길...
수필문단에서 한국산문 회원들이 최고!라는 말이 떠돌아 다닐때가
곧 올것 같습니다. 교수님이하 서강대반 회원님들 화이팅!!!입니다^^
               
안해영   15-11-28 16:14
    
한국산문의 수필이 이미 문단에서 최고 아닌가요? 
회장님의  겸손하신 제스처를 배우게 됩니다.
이미 한국산문의 수필이 수필문단에서는 최고 임에  저희들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정진희 회장님 화이팅이구요. ^^  한국 산문 화이팅입니다.^^
회장님의 관심과 배려 잊지 않겠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일일이 답글에 답글까지 올려 주시다니요. 
서강반에 대한 애정어린 성원으로 받아 들이겠습니다.^^
               
배경애   15-11-28 22:35
    
정진희 회장님! 먼 걸음 하셨네요~~
지면으로,  명성으로  회장님께서 수필계 최고라는 것은 이미 상식이지요.
회장님의 노고가 있었기에 한산의 사무실 포함 명성이 빛나고 있으신 거 아시죠~~
종종 들러 주셔요.  저희 서강반은 늘 이렇게 열정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답니다.
한산의 대표수필반으로 기대하셔도 무방할 듯~~^^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시상식 및 송년회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경애   15-11-28 22:44
    
안해영 선생님!
늘 이렇게 수고해 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미처 놓친 일부분 까지도 후기를 통해 복습을 하게 되어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답니다.
서강반의 복덩이~~^^ 안샘 계속 따라다닐거예요~~ㅎ
수고하셨습니다.
     
안해영   15-11-29 01:46
    
배경애샘 점점 무뎌지는 감을 어찌 하오리까?
부족한 상상력을 채워보려 이리저리 책장 뒤적여 봐도 잠시 잠깐 고갤 끄덕끄덕 공감가는 글 아래 연신 고갤 끄덕여 봐도 시간 지나면 맹한 백지로 남네요.
손 시린 겨울 오기전에 한 줄이라도 더 적어 볼려 했는데, 벌써 장갑껴야하는 겨울이 오고 말았구려.
이제 송년 행사 치루기에 바쁜 시기.  우리반의 행사를 책임지신 막중한 임무에 또 머리 달달 볶으셔야 겠네요.
이번 행사는 꼭 함께하고 싶었는데, 하필 둘 째 목요일의 겹치기 행사가 저를 또 불행한 저울질로 몰아 가고 마네요.  이쪽 행사는 남.녀 노.소의 여유와 흥이 곁들여지는 행사지만, 저쪽 행사는 아마조네스 행사랍니다.  이미 일 년 전부터 정해진 날이구요.  많지도 않은 행사가 하필 겹쳐서 나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네요.
제기영   15-11-29 17:24
    
이번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댓글이 늦었습니다.  항상 안선생님의 수고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곧 12월이 되네요. 12월을 맞이하는 보통사람들의 느낌은 어떨까요? 한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운 달, 새해를 맞이하는 기대에 찬 달, 크리스마스가 들어있는 축복의 달, 송년회 모임이 많아 즐거운 달 등등..
저에게 12월은 언제부턴지 부담스런 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금년 12월도 여러 모임이나 행사로 만만치 않은 달이 될 듯 하네요.  특히 중복된 행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아픕니다.
     
안해영   15-11-29 22:02
    
제기영선생님도 만만치 않은 12월이군요.  그나저나 올해 송년 모임에서는 등단자들의 축하 자리이니 저도 꼭 참석하여 손바닥 불나도록 박수 보내 드릴 각오였는데, 하필 그날이 장날이 되고 말았네요. 교수님, 등단하시는 분들, 또 함께 글공부 하는 동료들 모두모두에게 섭한 맘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하겠습니까?  저는 많지도 않은 송년 모임이 하필 둘 째 주 목요일에 겹쳐 버렸네요.  원래 12월 모임에 참석을 하지 않는 것을 제 나름으로 불문률 처럼 지켜 오던 터였는데, 올해는 그 것 마저 피 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어요.  암튼 서강반원들의 등단을 축하합니다.
선점숙   15-11-29 23:42
    
와우!!!  창밖에 눈이와서 정신을 빼겼을까요? 아님 졸고 있었을까요? 전 왜 새로운 내용같지요? 강의 내용이 정말 좋아요. 교수님 죄송합니다. 안샘 정리가 넘 잘해 내용도 좋고 머리에 잘들어오네요. 안샘 수고하셨어요. 정말 모두가 소중하지만 서강반의 보물이네요.
     
안해영   15-12-03 01:51
    
흠~~ 창가에 앉을 떄부터 알아 봤지. ㅎㅎㅎ
창가는 공부하는 자리가 아니고 바깥 구경하는 자리지요.
나도 초등 시절 창밖 저 멀리 바다에 오고가던 배를 쳐다보다 선생님한테 들켜
혼난적이 있었지요.  선샘도 한 번 강의 후기 작성해 보세요.  ㅎ  그러다 보면 선샘도 보물이 된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