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독자들은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작품들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현대미술이 난해하다는 평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상투적이고 관습적이며 기계적인 시들에 대중이 열광하는 것과 반대로
창의적인 시들이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오르기 힘든 까닭이기도 하고요.
독일의 극작가이자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서사극에서
낯설게 하기(Verfremdung)를 시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낯설게 하기는 소격이라고도 합니다.
낡고 진부한 소재를 낯설게 하는 것이 문학입니다.
황지우의 80년대 시들은 전위적인 실험시들입니다.
미술에서의 꼴라쥬와도 같지요.
이질적인 재료를 짜깁기해서 독창적인 기법을 만드는 꼴라쥬처럼
황지우 시인은 신문에서 부음기사, 가출기사, 고우영 만화 대사. 술집 간판 이름 등을
한군데로 모아서 이상한 시를 만들었지요.
낯익은 소재들을 긁어와 낯설게 하기를 함으로써
천박하고 상업화된 자본주의에 오염되어 사는 우리의 모습을
풍자, 야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뉴욕에서 맹인이 <나는 맹인입니다>라는 팻말을 놓고 구걸을 할 때는
돈이 많이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나가는 행인이 <곧 봄이 옵니다. 그러나 나는 봄을 볼 수 없습니다>라는
팻말로 바꿔주자 돈이 쌓이기 시작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앞의 문구가 사실적 표현이라면
뒤의 것은 에둘러 표현한 문구이지요.
이것이 문학입니다.
특별하고 예외적인 언어 선택이 문학이 아니라
때가 묻은 일상 언어라도 쓰는 방식에 따라서
문학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쓰는 방식이 곧 언어의 체계이고
이것을 잘해야 낯설기가 잘 된 문학이 됩니다.
기존 가치관에 대한 비판의식, 인간에 대한 사랑,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평화주의가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인 브레히트의 시 두 편을 읽으며
브레히트를 기억해 보려 합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브레히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 브레히트
모든 것은 변화한다. 마지막 숨을 거두며
당신은 새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
당신이 포도주 속에 부은 물을 당신은 다시 펴낼 수 없다.
이미 일어나 일은 어쩔 수 없다.
당신이 포도주 속에 부은 물을 당신은 다시 퍼낼 수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화한다.
마지막 숨을 거두며 당신은 새로 시작할 수 있다.
단비가 내렸던 주말이 지나고 오늘도 내내도록 찌푸린 하루였습니다.
정미 총무님이 독토 시간에는 쿠키를,
수업시간에는 밥쌀 찹쌀떡을 주셔서 다들 맛있게 먹었습니다.
늘 수고하심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간식을 선물하시는 총무님!
정말 따스한 분이세요.
가뭄 때문에 건조했던 단풍들이 비를 맞아 수분을 머금으니
한결 예뻐 보입니다.
아직도 생을 마감하지 않은 단풍들을 소중히 바라보며
가을의 끝자락을 움켜잡고 싶네요.
부디 쓸쓸하지 않은 11월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