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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그 무엇(서강반)    
글쓴이 : 신현순    15-11-04 19:11    조회 : 6,651
서강수필바운스(10. 29, )
 
 
-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그 무엇
 
1. 주제가 있는 수필
 
주제가 없는 글이 범람하고 있다. 주제가 없으면 영혼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좀비인간? 또한 다루는 주제가 개인의 일상에 함몰되지 않고‘근원적이고 보편적(something fundermantal and universal)인 그 무엇’으로 나아가야 깊은 내용의 글이 된다. 서양 철학은 탈레스 이래‘보편적인 진리가 있다 없다’의 논쟁이라 할 수 있다. 즉 유명론과 실재론이며, 또는 존재론과 인식론의 차이다.
 
2. 차연(差延)의 수필
 
- 자크 데리다의‘차연’은 언어의 유동성을 말한다. 차이는‘difference’인데, 연기와 지연을 뜻하는‘differance’란 조어를 만들었다. 디페랑스로 발음되며 일종의 언어의 유희인 셈이지만 우리 삶을 구성하는 기호체계의 본질을 건드린다. 서로 다름을 뜻하는 차이가 아니고 무엇이 미뤄진다는, 연기도 아닌 그 둘의 합성어인 차연은 무한 연기이자 동시에 무한 확장이다.
- 수필에서의 차연은 자신이 사물을 보았을 때 어떤 관점을 정의하기위해여 다른 개념을 끌어오고 다시 그 개념을 정의하기 위해서 또 다른 개념을 도입해 끊임없이 확장하는 글이다. 그러다 보면‘기표(記標)가 기의(記意)에서 미끄러지게’된다. 마치 삶의 제 국면을 말하는 것 같다. 차연의 수필(대상수필, 개념수필)은 수식이 많고 화려하지만 본질과 핵심에서 멀어질 우려가 있어 주의하여야 한다.
 
3. 회원글 합평
 
- 고무신(안해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수준 높은 서정 수필이다.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외출했다가 발이 아파 고무신처럼 생긴 신발을 사 신으면서 어릴 적 고무신에 얽힌 이야기를 떠올린다. 문장에서‘고무신 두 켤레가 햇살을 받으며 댓돌 위에 가지런히 있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같은 위치에 있다’는 표현은 사물을 형상화하고 의미화 시킨 점에서 매우 뛰어나다. 습작을 많이 하고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인다.
 글의 흐름상 걸리는 두 문단이 있다. 흐트러지고 산만하다. 두 문단을 빼면 연결이 부드러워 일관성 있는 글이 될 수 있다. 신데렐라 구두 이야기를 인용해서 한 문단 정도 넣어도 좋겠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문장이지만 구어적인 표현과 문어적인 표현이 섞여 있으니 다시 살펴보자. 또한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독자의 상상력을 앗아가 여운을 상쇄한다. 합평 전에 스스로가‘빼야할 문장이 있다’고 한 안해영님의 자백은 이미 수준 있는 작가임을 방증한다.“자수하여 광명 찾자!”
 
 
- 한국산문 10월호(합평 작품)
 
기쁨(나태주)/그 여름과 할아버지(김혜민)/싫지 않은 중독(심혜자)/벤허, AD 33년 예루살렘(제기영)/눈물이 마르는 강(江)/기억의 사후성(신재기)...
 
 
# 서강반 동정
 
청송 세미나에 참가한 문우들의 후일담을 듣느라 웃음꽃 만발.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서강반의 단합되고 화합하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반장님과 총무님은 참여하지 못한 문우들에게도 세미나 풍경을 실시간으로 알려주어 즐거움을 함께 나누었다. 역시, 반장님과 총무님의 어딜 가도 반원을 챙기는 건 최고! 모두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재확인!

안해영   15-11-04 22:18
    
살았는지 죽었는지로 한 동안 뉴스로 나오다가 최근 정말로 돌아 가셨다는 유명한 동양화가 천경자 화백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다뤄지고 있네요.  천경자 화백 전시회 관람을 하면서  예쁘지 않은 인물이 화려한 색감으로 인해 예뻐 보임에 역시 '꾸며야 아름다운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차연의 수필도 잘만 쓰면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처럼 아름다운 글이 되겠지요?  천경자 화백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자식도 몰라보는 부모가 있겠느냐며 자신의 그림이 위작이라고 슬퍼하던 모습이 아른거리네요.  그때 저도 어딘지 모르게 혼이 빠져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내 눈에도 위작으로 보이네.'했더니,  나를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취급을 했습니다.  최근 위작을 그린 화가가 나타나서 고백하는 모습을 보니 좀 더 일찍 고백 했으면 참 좋았을 것을 하는 안타까움이 들더라구요.  어찌하여 거짓이 참을 이기려 들까요?  그건 욕심 때문이겠지요?  돈 욕심.  다 버리고 빈 마음으로 살면 안될까요?  천사처럼.  좀비처럼 살지 말고.

신샘,  수고 많으셨어요.  이렇게 글을 정리해 놓으니 이제사 명강을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실에서는  귀가 열리지 않드라구요.
     
심혜자   15-11-05 08:24
    
안해영선생님은 댓글도 한편의 수필이지요 항상~
욕심이 항상 문제이겠죠? 욕심이 과하면... 언젠가 명절날 시어머님과 고스톱을 치며 멋도 모르고 계속 고를 외치던, 어설프기 짝이 없던 저를 보고 욕심이 과하면... 하시던 어머님의 말씀이 왜? 갑자기 떠오를까요? ㅎ
          
안해영   15-11-05 19:05
    
ㅎㅎㅎ 그러게요. 자신은 잘 모른다니까요.  ㅎㅎㅎ  꼭 누가 지젹을 해 줘야 그제서야 생각나니 그것이 문제로다. ㅎㅎㅎ
     
신현순   15-11-06 18:54
    
안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성화에 강의후기가 깔끔해 졌어요. ㅋ
선생님의 열정을 다시 실감합니다. 본 받을 점이예요.
천경자 화가의 미인도는 참 안타까운 사건이죠. 위작 논란으로 결국 절필하고 한국을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으니까요. 그것도 김재규의 압류된 미물품에서 나왔다니 어찌된 일일까요? 위작여부는 알 수 없어도 정계와 미술품이 어떤 관계를 갖는 지는 적나라하게 알 수있을 것 같아요. 슬픈 우리의 현실이라 해야겠죠. 어쩌면  고가의미술품을 소장하지는 못했지만 보다 많은 그림을 보고 향유하는 안선생님이 더 축복받은 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ㅎㅎ
심혜자   15-11-05 08:27
    
가을 끝자락을 부여잡고 정신없이 보냈던 일주일이었는데, 강의후기를 보며 다시 지난 수업시간을 떠올려 봅니다. 신선생님도 바쁜 시간속에서 이렇게 멋진 후기를 올려주심에 감사드려요.
다시 한번 복습하고 갑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안해영   15-11-05 19:06
    
가을이라 바쁜가?  여기저기 다 바쁘다고들 하네요. 
가을은 수확의 계절.  우리 모두 바쁜 가운데  좋은 수확 거두도록 합시다.
     
신현순   15-11-06 18:58
    
심 총무님! 가을을 진하게 보내고 있군요.
곧 쓸쓸한 만추가 다가오고 있네요.
가을의 진한 향기를 맘껏 누리길~~
댓글 감사합니다~~^^
제기영   15-11-05 10:58
    
신선생님 덕분에 전번주 수업 복습 잘했습니다. 차연(디페랑스)의 의미도 다시한번 생각케 됩니다.  물론 제 같은 초보자에게는 차연수필은 먼 나라의 이야기지만 말이지요.
인류역사는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진리에 대한 탐구라고 봐도 되겠지요. 그 결과 종교, 철학, 수학, 과학등이 발전 할수 있었고요. 어떤 면에서 현대인류는 이 분야의 기초를 놓은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큰 신세를 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진리와 지식에 대한 그들의 열정은 그리스가 로마에게 패망한 이후에도 계속되었지요. 로마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정교사는 그리스인이었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그런 그리스인들의 후예들이 오늘날 유럽공동체와 경제를 위협하는 공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천년 이상의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의 의식이 차연의 덫에 걸려 버린 걸까요?
     
안해영   15-11-05 19:16
    
그리스하면 아련한 꿈을 꾸는 것 같은 아주아주 오랜 이야기가 꼭꼭 숨겨진 창고가 가득 할 것만 같은 나라로 생각 했습니다.  신들의 나라.  신 때문에 밥 먹고 사는 나라.  제선생님 말씀대로  그리스사태라는 경제 문제로 인하여 유럽은 물론 세계의 경제까지 휘청 거리게 하는 원흉이 된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조상 잘 둔 덕으로 먹고 살다가 그 한계점에서 헤메는 뱃장만 두둑한 민족으로 전락한 것은 아닐까요? 남의 것 무서운 줄 모르는 뱃장이 과연 옳은 행동인지 의심만 갑니다.  맘껏 누리는데 익숙해 버린 차연이었을까요? 자꾸 확장되어 본질과 핵심에서 멀어지는....
     
신현순   15-11-06 19:33
    
제선생님 감사합니다~
아~~ 그렇군요. 로마인의 가정에서 그리스인을 가정교사로 둔 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네요.
그 엄청난 그리스의 정신을 로마가 받게 되었겠군요. 같은 맥락일까요? 우리가 보는 책에 나오는 올림푸스 12신의 이야기가 로마신화로 더 많이 나온다는군요. 진취적인 로마인들의 의식이라 봐야겠죠. 그런 면에서 그들의 의식을 부활시키지 못하고 안주한  그리스인들이 차연의 덧에 걸렸을거라는 거 동감입니다. 해박한 제 선생님 덕분에 새로운 사실 알게 되었네요 .  감사합니다~^^
강진후   15-11-06 13:01
    
차연이란을 찾아 보다가 이해력에 좋은 글귀라서 모셔 왔습니다.
데리다가 말하는 차연은 이러한 의미의 미결정상태, 끊임없는 유예상태를 일컫는 것입니다.
그래서 엄밀함과 논리적 확실성으로 무장했다고 주장하는 철학이 데리다가 보기에는 은유적 수사와 문학적인 비유와 이미지들로 가득창 있다는 것이죠.
끝임없이 개념의 정의를 끌어와 또다른 개념도입 확장하고 찾아보고 검색해봐도 어렵네요.
주제가 있는 수필을 쓰기위한 무안한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 봅니다.
신선생님 후기 잘 보았습니다. 수고 하셨어요.
     
신현순   15-11-06 19:54
    
강의 후기가 또 다른 학습의 장이 되는군요~
데리다의 '차연'의 의미를 더욱 이해하게 됩니다. 차연으로 인해 본질에서 벗어나는 건 오류라는 것이죠.
우리가 글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일일 것 같아요. 지난 시간에 수업한 구체적 글쓰기가 차연을 조금 의식하는
경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선생님 덕분에 '차연' 꼭꼭 넣었습니다. 그런데 실전에선 보장 못하구요 ㅎㅎ
감사합니다~~ 강진후 선생님!
선점숙   15-11-07 13:16
    
가의후기를 쓰신분들을 보노라면 항상 난 강의중 어디에 있었나하고 반성해봅니다. 그리고 감탄과 함께 겸손을 배웁니다. 비오는 주말 가족과 함께 잘들 지내고 계시는지요? 시간이 갈수록 등단 유뮤를 떠나 서강반에 참 잘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샘 이렇게 잘 써서 나 기죽게 해놓으시곤 저보다 써라고 하지마세용. 수고하셨여요. 전 안샘만 믿고 배짱부리려고해요. ^^
     
안해영   15-11-11 12:16
    
우리반 엄살쟁이. ㅎㅎㅎ
그렇게 말하면서도 가끔 안타를 휙 날리는 재주 또한 선녀님 아니고는 할 수 없어요.
신현순   15-11-08 11:45
    
선선생님! 들었던 수업내용을 글로 표현하면 이렇게 훌륭한 내용을 공부한 걸 확인하게 됩니다.
저두 첨엔 선생님과 같은 생각이었어요. 절대 기죽을 일이 아니라는.ㅎ
흩어진 것들을 모으는 것 중에 글을 쓰는 일도 그 중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그 것에는 간혹  미쳐 발견하지 못한 못한 보배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네요.
그런면에서 글을 써보려려고 하는 우리는 참 좋은 몫을 택한 게 아닐까 해요.
겉으론 강해 보이지만 내면 깊이 깃털 처럼 따뜻한 선선생님!
선생님이 아니라 서강반이 선생님을 포착한 겁니다.
우리는 서로 꼼짝 못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일심이체로.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