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수필바운스(9. 17, 목)
- 쥐는 이렇게 말하였다
1. 수필의 상상과 하이퍼텍스트
교수님은 탑골공원 뒷길에서 본 ‘미로실습’을 예로 수필의 허구와 상상, 하이퍼텍스트의 관계를 설명. 내가 쥐의 입장이 되어(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상상해보면 어떠할까? ‘하이퍼텍스트’는 앞으로 각광을 받게 될 실험적인 글쓰기이다. 서로 연관 없는 사물(상황, 이미지)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비선형(非線形) 고리를 만들어 사유를 전개하고 재구성하여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써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쥐 한 마리가 방향을 잃고 헤맨다. 뿔뿔 기어가자 널빤지 벽이 나타난다. 방향을 바꿔 기어가자 또 다른 벽이… . 상황은 몇 차례고 되풀이된다. 미로의 중심과 외곽은 닮은꼴이다!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마찬가지니까. 쥐의 푸념과 한탄은 유태계 실험쥐, 주식(도토리) 부자 다람쥐, 정체성에 괴로워하는 박쥐(배트맨)를 거쳐 투우장에 갇힌 소에게로, 종국엔 인간의 실존으로 옮겨간다.’
‘카프카는 인간존재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우리의 모습, 우리가 조우하는 닫힌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존재의 무근저성(無根底性)을 기괴하게 은유한다. 그러니까 지금, 여기, 이곳에 이유도 모른 채 갇혔고 원하지도 않았는데 석방되었으나 본디 출구가 봉쇄된 '중첩된 미로(迷路)'에 갇힌 수인(囚人)의 운명이 이러할까?’
2. 수필은 무엇?
(5) 김우종 수필론
상상력과 사유, 논리의 뒷받침을 중시
a. 사상과 감정을 상상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표현 하는 예술
b. 사실을 거짓 없이 표현 (사실적인 소재에 나와 관련된 상상을 동원)
c. 전통적인 짧은 형식(12-15매)으로 주제를 전하는 문학
d. 논리가 뒷받침되어 예술성(미적 감동)을 일구는 균형감각 주창
(6) 정목일 수필론
단순 기록이 아닌 체험의 의미화를 강조
a. 체험에 대한 단순한 서술-->일기/기록문
b. 체험+느낌(관점)--> 수필의 형태를 갖춤
c. 체험+느낌+의미부여--> 좋은 수필에 진입
d. 체험+느낌+의미+α(감동)--> A+ 수필
3. 쉬운 글쓰기
소재에 구애받지 말고 일단 쓰고 싶은 내용(느낌, 추억, 일상, 체험, 주의, 주장, 관점)을 ‘정확하게’ 써라. 무엇보다 여기에 집중하라. 내가 쓴 내용을 남도 나처럼 이해하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후 문학적 형상화(구체성 부여)나 생각을 추가(깊이의 획득)하라. 1~2 문단이 바람직하지만 그렇게 까지 아니더라도 1~2 줄도 좋다. 좋은 수필에는 ’지성+감성‘이 있다.
4. 회원글 합평
가. 대영제국의 종말(제기영)
위정자의 탐욕과 판단착오에서 비롯한 전쟁 발발과 엘리트 계급의 유실이 멸망을 가져왔다는 주제를 함유. 제국의 몰락에 대한 관점이 정확한 논리로 설득력 있게 전개된 글. 독자가 한편의 역사를 읽는 지적 충만이 있다. 빈번한 부사 사용은 줄이고 인물 이름에는 따옴표를 붙이지 않음에 유의. 윈스턴 처칠을 돈키호테와 비유한 표현은 순화할 필요가 있다. 한 시대의 절정과 멸망의 변곡점에는 위대한 천재가 있다는 통찰은 합평 참가 모든 반원을 숙연케 함.
나. 난(蘭)의 반란(신현순)
1차 수정을 거쳐 완성미 넘치는 철학수필로 탈바꿈하였다. 사유의 전개가 뛰어나다. 난 기르기를 서두에 배치해 관계를 천착하였고 관계에 대한 나의 시선에서 여러 분신을 대면함으로서 자신을 성찰한다. 난, 관계를 형성한 친구, 가족을 거쳐 다른 여러 개의 나로 옮겨가는 말미가 압권이다. 문학적 소질이 다분한 작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내용을 보강하는 사례로 다른 사람(친구)에 대하여 언급할 때에는 특히 조심.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입장에 서야 한다.
다. 행복한 중독(심혜자)
열악한 신체조건을 극복하고 축구계의 황제로 알려진 메시를 연결고리로 생년월일이 같은, 대학에서 축구선수를 하고 있는 아들에 대한 바람을 잘 나타낸 가슴 뭉클한 작품이다. 아들의 장래를 위한 애정 어린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진다. 중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행복한 중독으로 순화시켜 일관성 있는 흐름으로 잘 마무리 하였다. 몇 군데 긴 문장이 있어 몰입을 방해한다. 잘게잘게 쪼개야 한다. <<한국산문>>>의 특집 글. 우수한 글로 평가받을 것임.
5. 서강반 동정
서강반의 큰 어른이자 귀염둥이(?) 왕언니가 뒷풀이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가을하늘이 훤히 보이는 거구장 13층 스카이 라운지에서 서강반의 ‘쨍’은 이어졌다. 새로 온 전해숙 샘의 참석으로 우리 관계가 더욱 밀착된 느낌.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스한 체온 39˚C!
토요일 박도원 샘의 자제분 결혼준비 경험담에 이어 교수님의 썰렁한 유머 한토막. ‘아이+犬=모든 남자= 비스므리’! 왠일로 남선생님들은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 고개를 끄덕끄덕. 교수님은 애교(?) 넘치는 웃음제조기. 이래저래 웃음 만발한 서강반 활기가 넘치니 이 에너지를 어찌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