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안에도 봄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동안 비었던 책상은 주인들을 맞이하여 제 역할을 하였지요.
오랜만에 나오신 박인숙샘이 가져오신 망개떡은 지나치게 달지도 않아서 더욱 맛 있었지요.
글도 풍성했습니다.
신입생 신은진님의 <오지랖>은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잘 썼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운영하고 있는 피부샵이 어느 새 지인들의 물건을 맡아 팔아주는 만물상이 되었다는
자신의 경험 이야기입니다.
매사에 최선을 다 하고 열심인 사람들을 좋아하기에 함께 하는 것이 즐겁다는 필자는
이런 오지랖이 본인을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라고 믿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3년 정도의 글공부 기간이 지나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그 때까지는 힘들더라도
그만 두지 않기를 바라는 스승님의 당부가 잇따랐습니다.
처음부터 주저 없이 글을 내고 또 고쳐 오신 신은진님에겐
이미 희망의 싹이 고개를 내민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시길 응원합니다.
우리에게는 신입생이지만 이미 다른 곳에서 등단을 하신 김한남님도
두 번째 글 <껌 값>을 내셨습니다.
첫 번째 글보다 월등히 좋아서 모두 박수를 쳤지요.
밀물 때는 보이지 않다가 썰물 때만 보이는 바위 ‘여’처럼
존재를 증명하기 어려운 존재인 껌팔이 할머니 등에 대해
측은지심 보다 이해득실을 따지는 마음에 대한 반성이
우리 모두에게 던진 화두로 다가왔습니다.
내공이 가득한 문우님이 합류하셔서 든든합니다.
또 다음 글이 기다려집니다.
박래순님의 <한국인의 초상화>는 연극인 조카가 출연한
연극 <한국인의 초상>을 보고 쓴 글입니다.
학구적인 언어 사용으로 필자의 격이 한층 더 높게 다가온 글이었습니다.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민낯을 드러낸 연극을 보고
필자도 반성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금만 고치면 아주 멋진 수필이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한지황의 <금목걸이>는 두 달 전 시어머니 장례를 치른 필자가
어머님을 그리며 쓴 두 번 째 글입니다.
생전에 자식들이 어려울 때마다 갖다 쓰라고 하셨던 금목걸이는
가져간 사람은 없는데 사라졌습니다.
독자들은 찾았다는 반전을 기대했지만
결국 찾지 못한 금목걸이로 인해
어머니의 자식 걱정과 사랑을 떠올렸습니다.
박인숙님의 <4개월>은 치매 확진 후 4개월만 앓다가 가신
시어머님에 대한 회고입니다.
짦은 기간에 못다한 효도를 하게 하시고
시집살이 22년 세월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는 마음에
은하수를 뿌려주신 어머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정작 본인의 자식들에게는 효도할 기회를 주고 싶지 않다는 필자의 소망에
우리 모두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활기를 찾은 수업을 끝내고 강의실을 나오는 발걸음들은 다 가벼웠습니다.
모두들 한 마디 씩 거들며 합평하는 시간은 재미있었지요.
문우들의 많은 글들을 읽어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다음 시간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