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발레리의 묘비명으로 마무리한 작품의 글을 저도 잠깐 빌려 제목으로 썼습니다. 생각해보니 봄이면 다시 기운을 차리는 이 세상의 온갖 만물들이 딱 이렇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비우다, 채우다-김문경>
활달하고 맑은 글입니다. 명쾌하고 상쾌해서 좋았다는 평입니다. 작가의 손길을 따라 올레길을 가고 있지만, 글(문장)의 매듭 없이 평면으로 깔아준 점은 아쉽습니다. 취사선택 없이 모든 것을 다 써야겠다는 생각에서 이어가다보니 빈틈없는 구체적인 글이 되었습니다. 뺄 건 빼서 독자들이 상상하게끔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점이 좋은 정보가 되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한, 여행의 의도(목적)를 살리는 게 낫다는 일부 의견에, 여행은 재충전과 휴식이 목적이므로 굳이 작가의 일을 다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까지 내용을 꼭 넣어 쓸 필요는 없다는 교수님 설명이 있었습니다.
다만, 몇 군데 주격조사(이, 가 등)가 겹쳐서 내는 효과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나의 살던 고향은~’에서 주격조사 ‘의’는 일본식 표현이라는 논란이 거듭되었습니다만, 여기서는 이렇게 쓸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하루-문경자>
할머니의 구체성을 요하는 글입니다. 왜 그곳에 갔는지, 나와 어떤 관계인지(내 할머니인지, 이웃 할머니인지, 친척 할머니인지) 설명 없이 시작되어 글을 쓴 의도를 행하거나, 고려하지 않아 같은 말만 반복한 느낌입니다. 글을 쓸 때 처음부터 어떻게 끝을 맺을지 설정 없이 있었던 일만 정물화 그리듯 쓴 것이 아쉽습니다. 다 읽고 난 후에는 글의 의도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입니다.
<막내의 주거문제-한금희>
작가의 글답게 거침없이 썼습니다. 경제이론에서 불평등문제는 곧 분배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최근. 교수님이 개인적으로 읽고 있는 <불평등을 넘어서>라는 책 내용 중 이해 안 되는 경제이론들과 알파고의 붐과 맞물려 흥미 있게 본 글이었으며, 조금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는 평입니다. 또한, 뒷부분의 내용이 글 전체의 흐름에 맞게 들어갔는지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모두 3편의 글을 합평하는데 시간이 모자라 수업시간을 훌쩍 넘기고 말았습니다. 열띤 토론을 차마 끊지 못하고, 다음 수업을 위해 강의실은 비워야 하고... 난감했었답니다.^^; 그러나 이러한 월님들의 다양한 의견들은 글을 쓰고 퇴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겨우내 참새들이 와서 놀던 쥐똥나무 울타리 가는 나뭇가지에 새잎이 참새 발가락만큼 돋았습니다. 담주엔 좀 더 화사해진 모습으로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