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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 별이 된 청년(문화인문학반)    
글쓴이 : 배경애    16-03-21 18:55    조회 : 3,227



문화인문학실전수필(3. 16, 수)

- 윤동주, 별이 된 청년

                                                                     한국산문 김창식

(영화'동주'포스터)

1.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

2. 윤동주, 별 이 된 청년

윤동주 시인의 사진을 본다. 일반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대학 사각모를 쓴 사진이다. 여린 듯 순결하고 결기어린 청년 윤동주의 모습을 대하니 송곳 같은 아픔이 전해왔다. 학교 졸업 후 사회에 발을 딛고 활동하다 이제 은퇴하여 노년의 문턱을 기웃거리는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

아무리 거대담론이 사라진 시대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사적 대의나 공공선, 인간성의 고양을 위해 일순이라도 시간을 할애한 적이 있는가. 순수와 열정, 진리와 자유를 위해 살리라 다짐했던 젊은 날의 순수와 패기는 도대체 어디로 숨었단 말이냐. 요령과 효율을 앞세우며 경쟁사회에서 앞서가기 위해 물질적 풍요와 소시민적 행복을 추구해온 나의 모습을 보는 것은 부끄럽고도 쓸쓸한 느낌이었다. 한 때 그토록 거부하고 저항했던 것들에 대해 길이 들고 또 그런 자신을 부지불식 간 합리화해온 내 자신을 본다는 것은.

윤동주는 당시의 암울하고 엄혹한 시대적 상황에서 드물게도 '영혼의 궤적'과 '시의 경계', 그리고 '삶의 행보'가 일치한 시인이다. 부끄러움은 윤동주의 표징(表徵)이며,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그 자체로서 부끄러움의 대상이었다. 그의 부끄러움에 대한 처절한 인식과 참회하는 마음에 기반을 둔 경건한 삶은「서시」를 비롯한 시편 곳곳에 선명하게 드러나 후학들을 ‘부끄럽게’ 한다.

20대 초반의 순결한 어린 청년은 무엇이 그다지도 부끄러웠을까? 암울한 시대상황에서 언어라는 소극적 수단으로 저항을 표출할 수밖에 없음에 좌절을 느꼈음직하다. 양심적인 지식인으로서 그런 갈등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가만, 그의 부끄러움은 보다 더 근원적인 것과 맥이 닿아 있는 것인지 모른다. 나라의 침탈을 인간에게 본디부터 주어져 있는 자유와 품격,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유형무형의 폭력의 시발로 본 것이며, 무엇보다 나라의 빼앗김 그 자체를 자신의 책임으로 인식한 것아 아닐까.

나라를 잃음이 갓 피기 시작한 청년 한 사람의 잘못일리 없건만 순결한 영혼의 시인은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껴안고 순교했다. 나라의 되찾음은 그 같은 선열들의 노력에 힘입어 앞당겨진 것이 아니겠는가. 시인은 '시대의 어둠을 쫓는 빛'이 되어 미래의 시간을 끌어 왔다. 순간에서 '또 다른 고향'(영원)으로 나아간 것이니 역사의 진행과정에 관여한 것이며 시간의 절대적 권위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진정으로 부끄러움을 아는 자는 바람이 전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다.


안해영   16-03-26 21:19
    
평창동 넘어가는 시인의 언덕에서  분한 죽음을 당한 시인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좋은 시인이 있었구나라고만 생각이 들었지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사진 찍기에 바빳던 나를 돌아 보게 합니다.
평창동 넘어가는 그 언덕 시인의 언덕에 다시 가면 시인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무엇이 부끄러운지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