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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주어의 장기집권을 그만두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쓴이 : 한지황    16-03-07 18:59    조회 : 5,173

'이러한 까닭으로 내게 있어 다듬이 소리는,

하이데거식 표현을 빌려 말하면

비록 지금에 와서 그 자취가 사라졌을지언정

여전히 심장에 남아 그날의 존재를 거듭 떠올려

다시 살게 하는 존재자인 셈이다.‘

 

이재무 선생님 수필 <다듬이 소리>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시는 존재자들을 통해 존재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하이데거는 말했습니다.

자연 사물을 통해서 신을 드러내고 증명한다는 말이지요.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에서 시냇물, 오동잎은 자연 사물이고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누구의 노래입니까? 는 설의법으로

자기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법입니다.

누구란 절대자 즉 부처님으로

자연 사물인 시냇물, 오동잎을 통해서 절대자를 드러내고 증명한 셈입니다.

화가란 색, 음악가는 가락, 시인은 언어를 통해

존재를 구현합니다.

<다듬이 소리>에서 존재란 바로 어머니입니다.

이 수필은 전경화 법칙을 썼기 때문에

집중력과 일관성이 있습니다.

수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전경화 법칙입니다.

또한 기억을 사실대로 재현하지 말아야 합니다.

기억을 굴절시켜서 지금 내 심정을 담고 의미 부여해야 합니다.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 황인숙

 

보라, 하늘을.

아무에게도 엿보이지 않고

아무도 엿보자 않는다.

새는 코를 막고 솟아오른다.

앗호, 함성을 지르며

자유의 섬뜩한 덫을 지르며

! ! !

시퍼런 용수철을 튕긴다.

 

작은 것이 큰 것을 지배하기도 합니다.

하늘과 새는 크기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이지만

조그마한 새가 그 넒은 하늘을 가지고 노는 것을 잘 그려낸 시입니다.

 

 

송아지 / 정현종

 

내가 미친놈처럼 헤매는

원성 들판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세상에 나온 지

한 달밖에 안 된

송아지

 

너 때문에

이 세상도

생긴 지 한 달밖에 안 된다!

 

곡식이 떠난 들판, 과일이 떠난 과수원, 배추가 떠난 텃밭이

갑자기 늙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늘고 지쳐 보이는 겨울 들판이지만 한 달된 송아지가 뛰어다니니

겨울 들판도 젊고 생생해 보입니다.

 

낚시를 하다가 낚싯대에 걸린 대어를 잡아당기는 순간

대어가 강물을 끌고 나온다는 생각으로

마치 강 하나가 빨려나오는 느낌으로

스승님은 시를 썼다고 합니다.

이렇게 낯선 표현을 하면 주어와 목적어를 바꾼다면

시는 생동감을 얻습니다.

때로는 주어의 장기집권을 그만두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둥오리가 갈대숲에서 나온다가 아닌

갈대숲이 청둥오리를 토해낸다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봄 학기의 첫날, 오랜만에 나오신 박인숙샘! 정말 반가웠습니다.

새 회원도 두 분이 계셨지요.

김한남 선생님. 해방둥이라고 밝히셨는데 퇴직 후 사진도 배우시고

개인전도 하셨다는군요.

이미 200편이나 되는 수필을 쓰신 다재다능하신 분이십니다.

신은진 샘은 해마다 눈을 보는 감성도 늙어가는 것 같아

더 늦기 전에 남은 감성이나마 꺼내보자고 나오셨다고 합니다.

두 분 환영하고 새 식구가 늘어서 신이 납니다.

정정미 총무님이 맛있는 단팥 소보루를 사 오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달콤한 빵처럼 봄 학기 내내도록 달짝지근한 정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진미경   16-03-07 19:44
    
정성어린  후기 감사합니다.
오랫만에 박인숙샘도 오시고, 신입회원이 두 분이나 오셨습니다.
모처럼 가득찬 강의실이어서 수업 분위기도 후끈했고요.
봄이 온 것이 분명하네요.

오늘 강의 내용 중 인상깊었던 것은 작은 것이 큰 것을 지배하기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젊고 생생한 표현들이 재밌습니다.
송아지 너 때문에 세상도 한 달 밖에 나이를 먹지않았다니....

이런 이유로 담 주도 기다려집니다.
     
한지황   16-03-08 15:02
    
회원들로 가득찬 강의실이 활기찬 봄학기를 응원해주는 것 같았어요.
글에 관심있는 분들이 오셔서 더 반가웠지요.
미경샘처럼 작은 것이 큰 것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을이 늘  을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저도 담주가 벌써 궁금해져요.ㅎ
정정미   16-03-08 11:28
    
설레이는 맘으로 봄학기 첫날을 맞이했어요
반장님 후기 속에 그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일년만에 반가운 모습으로 교실에 들어선 박인숙샘 땜에
한 동안 교실안이 들떴지요. 인속샘 넘 잘오셨어요!
새로오신 두분샘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결석 안하시는 문정혜샘 빈자리가 컸어요 빨리 회복하셔셔 담주는 건강한 모습 봬요!
미경샘이 느낀 재미난 문장 나도 동감!
이번주는 봄을 맞아들여 두근대는 가슴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한지황   16-03-08 15:09
    
감기몸살로 결석하신 문정혜샘의 빈자리는
늘 모범생이셨던 샘이기에 더 허전했지요.
담주에는 꼭 쾌유하셔서 전원 출석을 했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들뜨기 쉬운 봄이 점점 무르익어 가네요.
봄바람 쐬러 야외수업이라도 가고 싶어요.
모든 님들 마음에 희망의 씨앗들이 심어져있겠지요?
총무님이 가져오신 단팥빵.  정말 맛있었어요!!
최영자   16-03-08 15:55
    
봄학기 개강일에 새로운 얼굴과 오랫만에 얼굴을 드러낸 인숙샘 모습에  강의실이 활짝 웃었습니다.
    스승님과 일산반 문우님들도 환하게 웃었습니다.
    합평에 대한  열띤 토론에 움찔했어요. 웬 열기가 이렇게도 뜨겁당가? 하면서...

 
    역시나  3월은 희망을 주고 기쁨도 가져다 주네요.

  반장님. 후기 감사합니다.
한지황   16-03-10 11:14
    
열띤 합평이 적극적인 참여도를 예고하는 듯 해 뿌듯핬어요.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무죄이지요.ㅎ
영자샘도 오랫만에 나오셔서 모두의 환영을 받으셨지요.
열기가 봄학기 내내 지속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