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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촉히 젖어든 하루(금요반)    
글쓴이 : 노정애    16-02-12 21:28    조회 : 5,232


단비가 내리는날 압구정 가는 길이 즐거웠습니다. 

겨울답지 않게 훈훈한 기운이 발거음을 더 가볍게 했지요.

금요반 교실은 오늘도 정겹습니다.

오늘은 여기저기 빈자리가 보였습니다.  김홍이님, 임옥진님, 나윤옥님, 황경원님, 이원예님, 오윤정님. 님들이 오실까하여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다음주에는 바쁜일 끝내시고 아프신분들은 훌훌 털고 일어나셔서 모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임옥진 전 반장님은 간식만 준비해주시고 오시지 않아서 얼마나 기다렸는지요. 제 목이 기린처럼 길어졌답니다. 간신인 단팥빵은 왜그리 달고도 맛났는지... 감사히 잘먹었습니다.


오늘 수업 시작합니다.

정영자님의 글은 지난 시간 하지 못한 2편과 오늘 해야하는 글 2편, 총 4편 입니다.  (1) <일상이 유행으로> (2)<사랑이 이타적일 수 있다면> (3)<똥 구덩이와 어머니> (4)<전쟁이여 안녕>입니다.

송교수님의 평

4편의 글은 모두 좋은 글입니다. 어린시절 이야기를 쓴 (3),(4)가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잘 쓰셨기에 글 쓰기의 방법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글쓰기 이론이라는 측면에서 그것을 목적으로 해서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1)의 글: 글의 시작에서 사건을 본격적으로 논해서 전체의 흐름이 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가볍게 넘어가야하는 부분이 보입니다. 글의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처럼 되어있습니다. 패션이 바뀔때마다 정확하게 넣을것을 권해드립니다. 단순하게 바뀌는 패션을 등장시켜야합니다.

(2)의 글: 쓰는데 어긋나거나 고칠것은 없습니다. 잘 된 글입니다. 시작은 현세태를 말하고 본격적인 글에서는 베르테르의 슬픔을 이야기합니다. 결말 부분에서 글 쓰는 호흡이 너무 논리에 치중했습니다. 가볍게 넘어가야합니다. 이 글은 수필이기에 가능합니다. "그래서는 안 되는 짓만 하는것이 소설이며 이것이 소설의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영자 작가는 수필을 쓰셔야 합니다.

(3)의 글: 정서적으로 접근이 되어서 독자가 받아들이기에 좋은 글입니다. 제목은 다시 생각해 주세요. 존칭과 경어는 한 문장의 마지막에만 쓰실것을 권합니다. 어린시절의 감성이 잘 우러나서 손색없이 잘 되었습니다.

(4)의 글: 문제 될것 없이 잘 쓴 글입니다. 결말에 작가의 생각이 잘 읽히지 않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이런류의 글을 여러 꼭지로 나누어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한 꼭지씩 써서 묶어도 좋을듯합니다.


유니님의 <서른 여섯>

송교수님의 평

새회원의 첫글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 털어 놓았습니다. 잘 쓰셨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다했고 야무지게 쓰셨습니다. 재미있고, 실감나고, 잘 쓰였으며 마음이 잘 들어나 있습니다. 많이 써 본 솜씨입니다. 앞으로의 글을 쓸때 주의 할점은 누가 이 글을 읽을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합니다. 공과 사가 엎치락 뒤치락 되어서 공감의 문제를 노렸으면 좋겠습니다.


오세윤님의 <채소 아줌마>

송교수님의 평

잘 쓰셨으며 좋은 글입니다. 의도적으로 쓰신 '모춤' '거쿨지게' 같은 단어들이 좋았습니다. 많은 새설을 떨고 있는 이 글은 매우 여성적입니다. 이것이 작가의 장점입니다. 빼야하는 단어나 다듬어야하는 문장은 손 보실것을 권합니다. 소설가 이태준의 수필을 보는것 같아 좋았습니다.


상향희님의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송교수님의 평

오늘의 대작입니다! 글을 아주 잘 쓰셨습니다. 앞부분은 조금 더 다듬었으면 좋겠습니다. 접속어가 전체 단락을 불편하게 합니다. 앞 문장가 너무 대등해서 바꿔야하는 부분도 보입니다. 이 글은 아주 좋은 글입니다. 좋은 글은 천천히 감상하면서 읽는것입니다. (오늘의  대작인 이 글을 송교수님이 읽어주셨습니다. 작가는 내용 너무 허술하고 가벼워서 부끄럽다고 하셨지만 송교수님은 '무슨 약을 먹고 쓰면 이렇게 잘 쓸 수 있냐?' 로 답하셨지요. 어떤분은 이 글을 읽고 눈물이 났다고도 했습니다. 샹향희님의 식지 않는 글쓰기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서청자님의 <내 삶의 디딤돌>

송교수님의 평

오래 고치고 다듬어서 좋은 글이 되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잘 되었고 고칠것도 없습니다.


안명자님의 <단 비가 뭐 길래>

송교수님의 평

작가는 너무 착합니다. 다시 또 착한 글로 돌아갔습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이성적으로 써야합니다. 감정은 이성으로 써야하는데 감정을 감정으로 쓰고 있습니다. 제목을 내 바보 친구로 하고 친구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를 쓰셔야 합니다.  


이렇게 오늘의 합평이 끝났습니다.

 9편의 글... 저희들은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송교수님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들은 맛난 점심을 먹었습니다. 촉촉한 날 뜨끈한 국물과 야채 한가득 먹었습니다. 그리고 일초 샘이 쏘신 디저트 타임. 수플레 치즈케잌을 곁들인 향좋은 커피와 음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웃고 떠든 수다 타임.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초샘 감사히 먹었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촉촉히 젖어든 하루를 보냈습니다. 모두 도와주시고 알콩달콩 챙겨주신 금요반님들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촉촉히 젖어드는 행복감!  

*다음주가 종강일이 아닙니다. 이번 겨울학기는 26일 마지막 금요일까지 수업이 있습니다.

 


 


조병옥   16-02-13 06:48
    
반장은 반(班, 半)을 떠나면 완(完)장으로 돌아가야지
  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 같다.

  퇴근시간
  만원 3호선 전철, 손잡이에 매달리듯 서있다가
  충무로역에서 먼저 내린 반장은
  생각해보니
  여전히 반(半)장 아닌 온(完)장이었다.

 
  전철 타기 전의 그 모습 그대로 느긋하게
  오늘의 남은 얘기를 주고받으면서도
  바쁘게 돌아가던 그녀의 눈빛은
  어느새 날쎄게 빈자리를 낚아 채 늙은 학생을 앉혀놓고나서야
  다람쥐처럼 깡충 뛰어내렸다.

  그녀는 No 반(半)장!, 반 밖에서도 여전히 온(完)반장이었다.
강진후   16-02-13 08:26
    
노선생님 강의후기 잘 보았습니다.
압구정반의 후기를 읽는동안  그 자리에 저도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교수님의 무슨약? 저도 몹시 궁굼하네요. 잃어버린것에 대하여 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압구정반 선생님들 한해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노정애   16-02-17 17:01
    
강진후 반장님
반갑습니다.
관심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저희반 후기 읽어주신것도 감사한데 요렇게 댓글까지...
강반장님의 서강반이 무리없이 잘 어울려감이 반장님의 덕인듯 싶어요.
저희반님들의 열정에 제가 늘 배운답니다.
아마도 상향희님의 글은 4월호 <한국산문>에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님도 건필하소서.
한희자   16-02-13 22:29
    
일초 아바이께서 군불 때놓고 기다리십니다.
뜨끈한 구둘목으로 모이시라요.
발써 손님도 다녀 가셨구려.
애 보너라 녹초가 되신 전 반장도, 현 반장도 , 총무님도
일 다녀와 서둘러 자녀 챙기는 엄마처럼 지난주도 헐레 벌떡 다독이고 가데요.
현역 주부라 티 타임 자주 빠져서 죄송함다.
이것 현역이라고 자랑질 하는것 아님다.l
이정선   16-02-13 22:53
    
유니샘의 첫 글, 반가웠습니다. 과년한 딸을 둔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깔끔한 글 솜씨도 부러웠어요.
상향희 선생님 글 쓰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십니다.  다음주에는 김진 선생님께서 맛사지기 사용법을 알려 주신답니다. 지난번에 김 선생님께 선물로 받았던  맛사지기를 가져 오시면 되겠네요. 김 진 선생님,고맙습니다.
유니   16-02-13 23:00
    
종일 비가 옵니다
지난 금욜?
늦게까지 남아
속내를 보여주며 나눴던
대화들이 다시 생각납니다
어쩌면
누구나
가슴속 깊은곳엔
김종순 선생님의 곡소리 
한가락쯤은 간직하고 사는게 아닐까요
이 곡소리 저 곡소리
혼자낼땐 슬퍼도
함께 내면  그거 또한
장단이 되어 슬프지만은 않는
굿판이 되는~~
그날 그런걸  느꼈습니다
이 교실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가 바로 그런것이였구나
고향의 어느집 아랫목처럼
따스한 정겨움을 보았습니다
이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신기할 정도로 매번 가슴을 울림니다
제가 좀
너무 늦게 온거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영희   16-02-14 11:47
    
늦지 않았어요...유니님.


일요일. 비는 오구요...
읽다가 저쪽으로 밀어냈던 책.., 당겨 읽기 좋은 날입니다.
최계순   16-02-14 21:23
    
선생님들 글에 숙연해지기 까지 합니다.
여기에 흐미하게라도 같이하게 되어 기쁩니다.

'세라믹 펜'은 우리의 것이기도 하기에
가수 이적이 중3때 어머니께 선물로 썼다는 글을 같이 해봅니다.
그 때에 어떻게 허무를 알았는지.....


엄마의 하루                                               
                            이 적(본명  이 동 준)

 습한 얼굴로
 AM6:00면 시계같이 일어나
 쌀을 씻고 밥을 지어
 호돌이 보온 도시락에 정성껏 싸
 장대한 아들과 남편을 보내놓고
 조용히 허무하다

 따르릉 전화소리에
 제2의 아침이 시작되고
 줄곧 책상머리에 앉아
 고요의 시간은 읽고 쓰는 데 바쳐
 오른 쪽 눈이 빠져라 세라믹 펜이 무거워라.

지친 듯 무서운 얼굴이 돌아온 아들의 짜증과 함께
다시 싱크대 앞에 선다. 밥을 짓다. 설거지를 하다. 방바닥을 닦다.
두부 사오라 거절하는 아들의 말에 주저앉아 흘리는 고통의 눈물에
언 동태가 녹고 아들의 찬 손이 녹고

하루가 지나면 정작 당신은
내게 또 ‘엄마를 잘못 만나서 ,를 되뇌며 슬퍼하는.
슬며시 실리는 당신의 글을 부끄러워하며

따끈히 끓이는 된장찌개의 맛을 부끄러워하며
오늘도 ,엄마를 잘못 만나서 ,를
무심한 아들들에게 되뇌는 ,강철 여인,이 아닌
,사랑 여인 ,에게 다시 하루가 간다.
조병옥   16-02-15 13:39
    
춥네요, 최계순님
    서둘러 점심 몇수깔 떠먹고
    바삐 일터로 뛰어가는 계순님을 보면
    그러고보니 가수 이적의 어머니, 박혜란씨를 연상시킵니다.
    <<믿는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쓴 그니는 아들도 참 예쁘게 키웠지요.
    이적은 아들의 친구라 여러 번 무대 뒤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엄마도)
    참 쿨하고 멋져요.
    너무 추워서 웅크리고 앉았다가 이 방은 따뜻한가? 하고 들어와 봤어요.
    황경원씨 감기 좀 어때요? 안명자 쌤도 안 좋으시던데..., 오윤정님도 감기?
    일산식구들 먼길 다니느라 모두들 힘든가봐요... 힘 내요, 우리!!!
임옥진   16-02-15 16:49
    
결석을 하면서 얼마나 섭섭하든지요.
교수님을 비롯한 샘들의 얼굴이, 수업이, 간식이, 점심이, 또 케익과 커피가.....
요즘 식구들한테 불평을 좀 했지요.
"내가 없다고."
ㅎㅎ
점심을 먹고 있는데, 딸내미가 전화로 급히 찾고 있더라구요.
왜~~~에 또!
애가 독감이라고 병원 데려갔다 출근한다고 어제 제 집에서 잤거든요.
"모레 중국 출장이 급하게 떨어졌는데 금욜까지 우리집에 와서 자면 안 될까?!!!
ㅠㅠㅠㅠㅠ
무두들 보고 싶습니다아~~~
노정애   16-02-17 17:10
    
여러분들 댓글방에 다녀가셨는데
일 없이 바쁜 반장 이제야 들어왔습니다.
용서하세요.
일초샘의 명 댓글에 놀라고
한희자샘의 재치 댓글에 놀라고 있지요.
유니님의 글도 좋았는데 댓글도 명품입니다.
얌전한 울반 총무님은 댓글도 얌전하시고
최계순님의 성찰하는 댓글(언젠가 박혜란의 <나이듦에 대하여>라는 산문집에 푹 빠져 살았었는데...>
이영희님의 멋진 응수에도 놀라고 있습니다.
울 전 반장님이신 임옥진 반장님의 글을 읽으면 저도 모르게 미래의 제 일처럼 느껴지니
그 심정 엄청 공감이 갑니다.
안계신 그자리 넘 허전했답니다.  저도 보고 파요...
이틀후면 뵐 생각하니 벌써 가방 싸 두고 싶네요.
독감 유행이라고 하는데 모두 조심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좀 풀려서 햇살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