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혜샘의 <명품가방>을 합평하면서 명품가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선 명품의 뜻부터 사전에서 찾아보니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라는 뜻풀이가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명품가방에 대해 써 놓은 여러 이야기들과 지식백과도 찾아보며
공부도 하면서 글을 쓰는 게 좋지요.
빈부격차가 한 나라일수록 명품열풍이 심하다고 합니다.
차별이 많은 우리나라는 기호품을 통해서 부를 과시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자신의 콤플렉스나 트라우마를 위장하기 위하여 명품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명품가방을 듦으로서 상징권력을 가지려고 합니다.
왜 사람들은 물질에서만 명품을 찾으려고 할까요?
우리나라는 획일화가 심해서 개별적 가치에 대한 자부심이 크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이 쉽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우리나라의 갑작스런 산업화 즉 압축성장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여성들은 장식품에만 명품을 찾을 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명품을 찾아야 합니다.
타자지향적인 사람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여기서 나의 행, 불행이 결정됩니다.
연예인들이 자살하는 원인이기도 하지요.
타자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주체지향적인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베스트셀러 <미움 받을 용기>에서는
남의 평가에 민감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하고 있지요.
여자들이 관심 많은 명품가방이기 때문인지 유난히 말이 많이 오갔습니다.
울음이 없는 개 /이재무
몸속에 꿈틀대던 늑대의 유전인자
세상과 불화하며 광목 찟듯 부우욱
하늘 찢으며 서슬 푸른 울음 울고 싶었다
곧게 꼬리 세우고 송곳니 번뜩이며
울타리 침범하는 무리 기함하게 하고 싶었다
하늘이 내린 본성대로 통 크게 울며
생의 벌판 거침없이 내달리고 싶었다
배고파 달아나 뜯는 밤이 올지라도
출처 불분명한 밥은 먹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불온하고 궁핍한 시간을
나는 끝내 이기지 못하였다
목에는 제도의 줄이 채워져 있었고
줄이 허락하는 생활의 마당 안에서
정해진 일과의 트랙 돌고 있었다
체제의 수술대에 눕혀져 수술당한 성대로
저 홀로 고아를 살며 자주 꼬리
흔들고 있었다 머리 조아리는 날 늘어갈수록
컥, 컥, 컥 나오지 않는 억지울음
스스로 향해 짖고 있었다
늑대과인 개는 늑대처럼 자유롭게 유랑의 족속으로 살고 싶었지요.
그러나 가축이기 때문에 묶여서 제도와 체제에 순응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성대 수술도 해야 하고요.
잘 생긴 남자일수록 출세하기가 어렵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경계심 때문에 동료들로부터 밀려나기 때문이라지요.
제도에 안주하려면 개성을 말살해야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살아갑니다.
위의 시는 우화시로서 동식물을 통해 인간생활을 말하고 있습니다.
생은 아름다울지라도/윤재철
달리는 고속버스 차창으로
곁에 함께 달리는 화물차
뒤칸에 실린 돼지들을 본다
서울 가는 길이 도축장 가는 길일텐데
달리면서도 기를 쓰고 흘레하려는 놈을 본다
화물차는 이내 뒤처지고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저 사람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생각한다
아름답다면
마지막이라서 아름다울 것인가
문득 유태인들을 무수히 학살한
어느 독일 여자 수용소장이
종전이 된 후 사형을 며칠 앞두고
자신의 몸에서 터져나오는 생리를 보며
생의 엄연함을 몸서리치게 느꼈다는 수기가 떠올랐다
생은 아름다울지라도
끊임없이 피 흘리는 꽃일 거라고 생각했다.
죽어가는 돼지이지만 생리현상에서는 예외가 없습니다.
종족 본능 때문이지요.
일상적인 생활에서 삶의 철학을 깨우친 시인의 예리한 관찰력이 돋보입니다.
월식 / 김명수
달 그늘에 잠긴
비인 마을의 잠
사나이 하나가 지나갔다
붉게 물들어
발자국 성큼
성큼
남겨 놓은 채
개는 다시 짖지 않았다
목이 쉬어 짖어대던
외로운 개
그 뒤로 누님은
말이 없었다
달이
커다랗게
불끈 솟은 달이
슬슬 마을을 가려주던 저녁
‘월식’은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는 자연현상입니다‘
누이에게 다녀간 사람은 빨치산으로
월식은 달이 먹힌 현상이자 누님의 내면에 사나이가
깊숙이 들어앉게 된 사연이기도 합니다.
여수 순천 반란 사건이 배경이 된 이 시는 과연 다 말하지 않지만,
다 말하지 않으면서도, 다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라.
즉 드러내지 말고 암시로 쓰는 시가 최고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올 한해도 종착역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천년의 시작> 시상식과 송년회에 가신다는 스승님은
넥타이도 매시고 멋지게 하고 오셨지요.
지금쯤 단상에서 좌중을 향해 함 말씀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총무님이 손수 사 오신 달콤한 귤 천해원은 총무님 마음만큼 달콤하더군요.
올해 마지막 수업이 될 다음 주는 우리도 조촐한 송년회를 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