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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반 일리치의 죽음 (러시아 고전 일기반)    
글쓴이 : 심희경    16-06-11 13:04    조회 : 6,127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토론과 강의를 듣는 동안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의 시간이었습니다.

죽음은 고통을 동반하는 것, 그리고 그 고통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 것이어서 그 어느 때 보다도 진지한 수업이었습니다. 톨스토이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를 서늘한 죽음의 주변으로 이끌어 갔습니다.

이 소설은 1870년대 톨스토이의 회심 이후에 쓰여 졌습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더불어 회심 이후의 작품으로는 <참회록> <크로이체르 소나타> <예술이란 무엇인가> <<부활>> 등이 있습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발표 당시 러시아와 유럽문단의 반응이 컸고 그의 중 단편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모파상은 나의 작품 100편이 모두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을 이 작품을 보고서 알았다고 말 했을 만큼 극찬했습니다.

1882년 제정 러시아 시대의 출세지향주의,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인간성 말살과 위선적인 사교문화를 고발하며 죽음에 대한 사실적 묘사 속에 인간 내면의 보편적 이기심을 그려냈습니다. 이 작품 속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각과 문제의식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쌍트 페테르부르크의 중간급 치안 판사인 이반 일리치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다가 병에 걸리고 고통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되묻습니다. 그리고 죽음으로 새로운 삶으로 건너갑니다.

그의 죽음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대체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아픔에 본질적으로 관심이 없고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 입니다. 친구나 동료판사들은 이반의 아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머릿속으로는 그날 밤에 있을 카드놀이를 생각하거나 이반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들이 어떤 이익과 상관관계가 있을지를 따져보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이반의 아내는 남편의 연금을 세세하게 따지고 정부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반 일리치가 외롭게 고통과 싸우며 죽음을 맞기까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주인을 병간호 했던 하인 게라심에게서는 인간성의 희망을 봅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의 과정은,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였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1926~2004)가 주장했던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의 단계와 유사한 과정을 거칩니다. 죽음으로 가는 한 인간의 투병 속에서 삶을 봅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호스피스에 대해 죽음 보다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고 합니다.

죽음의 순간에 이반 일리치는 빛을 봅니다. 그리고 기뻐합니다. ‘끝난 건 죽음이야. 이제 더 이상 죽음은 존재하지 않아이렇게 생각하며 세상을 떠납니다. 완전한 수용의 단계입니다.

 

우리들의 토론은 다른 때 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이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며 눈물 흘렸다, 고통 속에서는 누군가를 할키고 싶다. 누구나 죽음에 초연하다고 말 할 수 없다. 죽음을 가까이에서 보고 겪은 사람은 그 죽음의 전과 후가 전혀 다르다.’ 등등의 이야기와 더불어 부모님의 죽음이야기, 아이를 죽음에서 살려낸 이야기, 죽음을 생각했던 자신의 이야기, 자식처럼 사랑했던 강아지의 죽음이야기 등 풍성하고 깊은 나눔 속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힐링토크 같은 토론에서 아름다운 삶을 보았습니다. 죽음을 말하는 것은 삶을 말 하는 것 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어느 때인가는 공평하게 주어지는 죽음, 그것이 두렵지도 않고 삶이 아쉽지도 않은 때, 그런 때 죽음이 찾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박서영샘의 가지를 넣은 샌드위치 잘 먹었습니다. 이순례샘, 열무보리밥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영희샘, 시원한 냉커피와 레모네이드로 우리의 티타임을 즐겁게 해 주셨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두통이 심해서 못 나오신 엄선진샘, 유럽여행 중이라 못 나오신 김정희샘, 담주에 뵈요.

 

 

 

 

 


이영희   16-06-12 07:15
    
** 살다가 보면**
                - 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 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
.......................
 
위 시가...후회할 때가 많은 내 인생을 위로해주네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었던 님들이시여~~ 지금 어디에.

김정희님이 멀리 여행갔다.  그곳에서 종로의 러시아반을 생각하겠지.
먼나라 어디쯤에서 사진을 찍고 있을거야...그리고 수첩에 꼼꼼하게 메모도 하겠지.
 
 귀요미...엄선진님도 아니 오시고......ㅠㅠ

그날 아침.. 가지 샌드위치를 만들어 가져오는 그 마음과 손길이 아름다운 박서영님.
재료만 있으면 하는 것이라 쉽게 말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이쁜사람.
정진희회장님은 남편께서 만든 빵과 케잌으로  달달한 수업으로 연장해주고요.

tv-n... 드라마..'디어 마이 프렌즈' 처럼 차곡차곡 러시아반의 우정이 쌓여가네요.
선후배 동창들의 우정...난 그 중에 어떤 캐릭터에 맞을지...ㅋ
     
심희경   16-06-12 20:46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 할때가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

아주 오래전에 이 시처럼 말하고 행동했던 적이 있어요.
딱 그때의 내 마음을 시인이 알고 있네요.
이영희샘 덕분에 옛추억에 잠기는 저녁이에요.
충만한 감성과 따뜻한 마음 아름다워요
박윤정   16-06-12 16:35
    
이름으로만 익숙하던 대가들의 작품을
숙제라는 반강제성을 따라 한 편 한 편 읽어나간 지 벌써 6개월째입니다.
언젠가는 읽고 싶었지만 숙제가 아니었다면 계속 안 읽고 미루었을 책들...
읽다 보니 하고 싶은 말들이 가슴 한가득 쌓이고... 
그 말을 다 하고 지나가도록 북돋워 주는 분들에 둘러싸여 보낸 시간들...
즐거운 독후활동에 마음까지 치유되는 것 같은 시간들이었지요.

이번 주에는 별 기대 없이 읽다가 엄청나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톨스토이 하면 떠오르는 책들에 가려 있어 미처 몰랐지만... 이런 대단한 책이 있었군요.
특별할 것도 없고 적당히 속물적인 한 성실맨의 일생이, 죽음에 임박해 갈수록 더욱 세밀하게 묘사되는 그 과정이 담담하게 펼쳐지는데... 피하고 싶고 잠시 잊고 싶은 '죽음'을 묵상하라고 톨스토이가 손잡고 안내해 주는 것같았습니다.
 그의 통찰에 감탄하고 발췌하기를 책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멈추지를 못했구요..
제 마음에 특별히 많이 와닿아 나누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이반 일리치는 소리 내어 울고 싶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런 자신을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고 그와 함께 울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법원 동료인 셰베크가 찾아오자 그는 소리 내어 울거나 응석을 부리는 대신, 진지하고 엄숙한 얼굴로 깊이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뿐만 아니라 평소 습관대로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면서 그것을 끝까지 고집했다. 무엇보다 그의 주변 사람들과 그 자신의 이 거짓이 이반 일리치 생애의 마지막 순간들을 해치는 가장 무서운 독이었다."

러시아문학세계로  찬찬하게 부드럽게 인도해 주시는 김은희 선생님.
성실하게 겸손하게 반을 이끌어 주시는 심희경 반장님,
뭔가를 나누고 점심, 커피 쏠 기회를 포착하느라 늘 여념이 없으신(^^) 러시아반 선생님들,
다정한 어루만짐... 항상  고맙습니다.
     
심희경   16-06-12 21:35
    
몇년전 독일문학기행으로 처음 알게 된 박윤정샘,
그때 동행했던 박윤정샘의 어린 아들을 보고 제가 이렇게 말했었죠.
"앞으로 멋진 청년으로 자랄것 같다" 고.
러시아반에서 점점 더 박윤정샘을 알아가며 느끼는 것은
그때의 제 '예언' 이 틀림없을 거라는 거에요.
이런 엄마 밑에서는 멋진 청년이 될 수밖에 없어요.

톨스토이의 문장에서 '다정한 어루만짐' 을 포착하고
그것을 우리반에 적용시켜 주시니 고마워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주장한 호스피스도 '다정한 어루만짐' 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