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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시대의 영웅(러시아 고전읽기반)    
글쓴이 : 심희경    16-05-22 14:28    조회 : 3,851

                                                      << 우리시대의 영웅>> 

작가 미하일 레르몬토프,

<나 홀로 길을 가네> 라는 우수어린 러시아 노래의 가사가 그의 시 라는 것을 알고 이 작가가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게다가 27세의 젊은 나이에 결투로 사망했다니 안타까움과 신비로움이 더했습니다.

레르몬토프는 1814년 모스크바에서 가난한 퇴역장교와 부유한 귀족 집안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세 살 때 어머니가 사망하고 외할머니가 그를 키웠습니다. 모스크바대학 귀족기숙학교에 입학한 후에 시 <악마>를 집필하기 시작합니다. 2년 뒤 기숙학교를 중퇴하고 모스크바대학 윤리 정치학부에 입학합니다. 이듬해 아버지가 사망하고 그 다음해에 대학 중퇴 후 페테르부르크 기병대 사관학교에 입학합니다.

근위 기병 장교로 복무하면서 시는 물론 희곡과 소설을 집필하던 중, 푸쉬킨이 결투로 사망하자 그를 애도하는 시 <시인의 죽음>을 발표하여 왕실의 미움을 받고 카프카스로 좌천됩니다. 소속부대로 가다가 타만에서 지체하게 되고 이곳에서의 경험이 우리 시대의 영웅<타만>의 소재가 됩니다.

외할머니의 탄원으로 사면되어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 뒤에 서사시<악마>의 최종 판본을 완성합니다. 1840년 소설<<우리시대의 영웅>>과 시집 <레르몬토프 시집>을 출판하고, 1841년 학교 동기였던 마르티노프 소령과 벌인 결투로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습니다.

 

자연파의 태동에 기여했고 리얼리즘의 선구자였으며 주목받지 못했던 산문의 발전을 이끌었던 그는 19세기 러시아 낭만주의를 마감합니다.

레르몬토프가 활동하던 당시의 시대상황은, 1825년 데카브리스트 반란 진압 후 니콜라이 1세의 억압 정치 속에서 젊은 지성들이 사회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채 음울하게 시들어가야만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는 레르몬토프로 하여금 지배층의 위선과 우둔함을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정치색 짙은 작품을 쓰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소설 속 화자는 여행 중에 막심 막시므이치 라는 장교를 만나고 그로부터 페초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어느 날 예기치 못한 때에 화자는 페초린과 잠깐 만나게 되고 그의 일기장을 입수하여 책으로 엮습니다. 이 책 속에는 인생의 가장 큰 관심사인 사랑과 죽음이, 선함과 사악함을 동시에 지닌 신비롭고 매력적인 남자 페초린을 통해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잔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일이 일어난 순서가 다른, 비순차적 구성의 이 소설은 연작소설의 형식을 띤 액자소설이며 낭만주의를 완성한 작품입니다.

레르몬토프는 이 소설 속에서 여러 사람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 간 페초린 이라는 인물을 통해 당시 러시아의 사회상과 시대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작품의 배경이 된 카프카스 지역은 19세기경부터 러시아가 점령했고 체르께스, 체첸, 오세트,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전쟁에 휘말린 지역이었지만 러시아인에게 이곳은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이국적인 장소였습니다. 카프카즈의 높은 산맥은 미지의 세계를 추구하는 당대 낭만주의적 사유의 정수를 드러냈으며 이 아름답고 이국적인 장소에서 레르몬토프는 많은 문학적 영감을 얻어 작품 속에 녹여 냈습니다.

토론 때에,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묘사에 감탄했다. 페초린은 고뇌하는 인간의 모든 것을 담아낸 영웅이었다. 그를 영웅으로 보기는 어렵다. 나와 비슷한 면이 많다. 못된 남자의 속성이 잘 드러나 있다. 무척 현대적인 소설이다. 20대의 젊은 작가가 이런 작품을 썼다니 놀랍다등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TV에서 외국 가수가 스페인어로 나쁜 남자는 멋있어라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영웅을 읽고 나서 자꾸만 그 노래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나쁜 남자는 멋있으면 안 되는데... 그런 남자를 사랑하면 불행해 지는데... 그렇게 걱정을 해봤습니다.

결투로 생을 마감한 레르몬토프의 젊은 혈기 속에는 페초린이 지닌 악마성이 공존했던 것일까요. 페초린은 레르몬토프의 분신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마저도 파멸로 몰고 간.

어린이 날, 이사회 날(우리 반에서 이사회에 참석해야하는 인원이 8분이나 됨)이 우리 수업과 겹쳐서 2주를 쉬고 만난 수업이어서 반가움이 더했습니다.

임명옥샘, 폴란드 초코렛 감사합니다. 이순예샘, 예쁜 떡도 맛있게 먹었는데 점심까지 거하게 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식사 후에는 전문 바리스타의 커피 까지 대접받고 풀코스로 행복한 날 이었습니다. 집안일로 못 나오신 엄선진샘, 따님 졸업식 때문에 미국에 계신 박서영샘, 우리끼리만 맛있는 것 먹을 때 두 분 얼굴이 어른거렸답니다. 다음 주에 반갑게 만나요.


김정희   16-05-23 03:17
    
우리시대의 영웅.
치명적 옴므파탈이자 잉여인간을 영웅이라니...
이 반어법적인 제목부터 심상치않았답니다.

장엄하고 아름다운 카프카즈의 풍경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서
니코스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의 유려한  문장들을 떠올렸습니다.
'짐이라곤 작은 트렁크 하나가 전부이고,  그나마 절반이 그루지아 여행기로 꽉차있었는데
독자들에게 다행스럽게도 그 여행기 대부분을 분실했다'고 시작하는 소설 첫머리의 문장들을
읽으면서 오히려 저는 예사롭지않은 여행기를 기대했습니다.

타락한 비극적 영웅 페초린의 고뇌에 찬 독백을 본문중에서 발췌해봅니다.
<....과연 이 지상에서 나의 유일한 소명이 타인의 희망을 파괴하는 것이란 말인가?....
흡사 내가 없으면 아무도 죽을수도 ,절망에 빠질수도 없다는 듯 말이다! 나는 5막에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
운명은 어떤 목적이 있어서 이렇게 해왔던 것일까....나의 내부에는 두 명의 인간이 있습니다.
한 명은 삶이라는 단어의 온전한 의미대로 삶을 살고,다른 한명은 그에 대해 사유하고 그를 심판합니다.....>

지탄받아 마땅한 악마적 페초린에게 연민을 느꼈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의 무대에서 주인공이어야하고 영웅이어야만  합니다.
메피스토 펠레스의 유혹에서 버텨낸...


중독성있는 심반장님의 후기를 2주동안이나 볼수 없어 정신이 몽롱하고 금단 현상으로 힘들었다오^^
오랜만에 만난 탓에 러시아반 님들의 사연도 봇물 터지듯 즐거웠구요. 바리스타 초청 커피 특강으로
커피 맛 좀 아는 체 할수 있게 되어 괜히 우쭐해지는거 있죠^^ 함께한 러시아반 샘들 모두모두 감사드려요!
임명옥   16-05-24 04:38
    
심희경샘 잘 읽었습니다
선악을 행하는이도 나이고 받는이도 나입니다. 선만을 행해야지, 악마를 만나지말아야지 라고 새기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가요?  나와다른것에 끌리고 마음두는 인생이 '나쁜'에 홀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애매하게 읽고 수업에임해도 님들의 느낌과 의견을 내어주시니 미처서 생각 못했던 철학들을 배우게되어 좋은수업시간임에 즐겁고 감사합니다.
이순례샘의 점심대접에 맛나게 잘먹었구요 커피도 내맘대로 만들수있는 지혜를 주셔서 기쁜 하루였습니다~~*
담주엔 <가난한 사람들> 기대됩니다
심희경   16-05-24 21:03
    
우리안에 내재된 악마성을 생각해봤던 소설이었습니다.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과,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에게서 연민과 깊은 슬픔을 느낀적이 있습니다.
페초린에게서도 비슷한 감정을 갖게되네요.
동병상련이랄까 원죄를 갖고 태어난 인간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진정한 영웅은 '선' 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영웅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