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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글 늪에 빠진 유르기스 (한산 월요 인문반)    
글쓴이 : 정민디    16-05-18 04:09    조회 : 4,293

*한국산문 월요 인문반

 

4강 업튼 싱클레어의 <<정글>>

 

미국작가 공부를 하면서 이 기회에 무감동한 인간으로 변하게 된

나를 좀 변명하며 지나가려 합니다.

나는 어쩌면 수필을 쓸 자격이 없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작가들에 글을 읽어도 웬만한 것에는 아무 감동을 받지 못하는 나.

부디 <<정글>>을 읽으시고 좀 긍휼히 여겨주시기를 바라옵고 바라옵나이다.

주인공 유르기스,

그는 또 다른 나이고 어메리칸 드림을 찾아 조국을 떠난 이민자들입니다.

 

유르기스는 모든 재앙을 겪고 결국에는 범죄자로 비참하게 전락하는 가련한 주인공으로 귀착 됩니다. 아직도 미합중국의 저변에는 분명히 존재 하는 현실일 것입니다.

 

공항에 마중 나와 준 이민 선배들에 의해 즉시 우리의 운명은 정해집니다.

대부분이 3D 업종에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유르기스들이지요.

dirty 더러운, difficult 힘든, dangerous 위험한 일들이 기회의 땅에서의

기회일 뿐입니다.

그 곳에서도 사 자 붙은 사람이 안정되게 삽니다.

이민 2세들은 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간호사가 되어 위에 3D 일은 절대 안 시키겠다는 의지로, 우리는 밤에 빈 사무실에 들어가서 청소하고, 술을 파는 가게를 하여 늘 강도에게 총을 맞아가며, 20년 넘게 살면서도 디즈니랜드도 한번 못가고 밤낮으로 일을 합니다.

나도 크게 다르지 않은 그 목적에 동참하는 이민자였습니다. 좋은 학군 찾아 백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좋은 차로 방과 후 픽업을 하면 애들 기 살려준다고 생각했지요.

 

조국을 떠났다는 것은

재난이었습니다. 살아 가는 게 재앙이었습니다.

4,29 폭동을 겪었고, 까만 분은 나에게 총구를 겨누었고, 불의 고리에 속한 미국서부는 자주 지진이 났습니다. 남의 나라 땅에 살면서 일련의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나는 무감성. 무감동의 여자로 거듭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35년전에 나로 다시 부활하기를 꿈꾸고 또 꿈꾸며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크 음악을 들으면서 부드러운 속삭임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

그나마 크게 다행인 것은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이 끝난 한참 후에 미국을 가서 유르기스가 다닌 공장에서 나온 햄버거 패티는 안 먹었다는 것이지요.

 

더햄회사엔 솜씨 좋은 연금술사들만 모여 있다는 것이었다. , 양송이 캐찹을 선전해댔으나 직접 만드는 사람들은 양송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고, 닭 통조림을 선전해댔으나 병아리가 고무신을 신고 지나간 만화에나 나오는 하숙집 닭 수프 같은 것에 불과했다. 아마 그들은 화학적으로 닭을 만들어 내는 비밀공법을 알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들은 손아귀에 들어온 모든 것 - 내장, 비게, 쇠기름, 쇠염통, 마지막으로 송아지 고기의 모든 찌꺼기 들을 섞어서 각종 통조림을 만들어내는 모양이라는 것이었다

 

미국 아이들의 집밥이라고 할 수 있는 햄버거의 흉흉한 소문은 아직 네버 엔딩 스토리입니다. 한 동안은 멕사의 햄버거 패티가 호주산 말고기로 만들었다는 소문도 있었죠. 미국의 광고 수위는 경쟁 회사의 제품을 대 놓고 비하해도 되니 소문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그렇고.

 

이곳에서도 한 달에 한번 정도는 햄버거를 먹어야 되는 데, 한국의 기업 윤리를 믿고 오리무중 고기의 정체를 믿거나 말거나 하고 먹습니다.

 

어떤 고기이든 동물의 살 인건 분명합니다.

 


이영희   16-05-18 07:11
    
반장님은 결코 무감동의 여인이 아니옵니다.
이미  후기로써 감동을 주는 분이기에....

까만 놈이 총구를 겨누는 현장속에 있던  반장님.
그래도 가끔은  미국이  ' 물론 좋을 때도 많았지'...하는 생각을 하겠지요.

지금..바로크 음악이 아닌
이남이의 '울고 싶어라'..이 노래 가사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가사 중에..
            떠나보면 알거야/ 아마 알거야..
                왜 가야만 하니 /왜 가야만 하니 /왜 가니.....

.....햄버거와 미국
작품 .<정글>은 그 당시 미국의  (식품업계)가 마치 한 국가인 듯 이야기 전개...
.. 이 작품을 공부하며.. 반장님은  후기로 이미 수필 한 편 초안을 잡은 셈입니다.
누구도 이런 짜릿한 후기는 쓸 수 없기에...

새벽에 쓰신 글....수고하셨어요~
     
정민디   16-05-18 09:16
    
월요 인문반은 쾌적한 한국산문 강의실에서 참 공부하기 좋은 조건입니다.
몇번이고 말하지만 셋방살이가 아니고 우리집에서 하니  편안합니다.

인문반이 아직 시작 단계라 좀 더 활성화 되어 수필반도 개설 됬으면 좋겠어요.
사실 후기는 반원들의 동정, 이런저런 사람 사는 예기를 쓰는 게
훈훈 한데 매번 제  얘기를  공부한 내용에 맞추어 쓰자니.
허접한 산문이  되어 버립니다요.

영희님 말고는 댓글을 달아 주실 분도 없습니다.

공부 끝나면 점심 먹고 티타임 하는 월요일 늘 기다려 집니다.

미국사는 올케가 와서 자매들과 모임을 호텔부페에서 하는 데
지금 배탈이 나서 걱정입니다.
분위기 깨는 것 같아 말도 못했습니다.
아이고 아까워라.
정민디   16-05-18 09:34
    
앞으로 3주간  5월 23일, 30일, 6월 6일 (현충일)
부득이, 월요 인문반이 결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시간에 자꾸 화장실을 갔습니다.
너무  좋아서 몰래 웃으려고요.ㅋㅋ
정진희   16-05-20 10:38
    
싱클레어의 <<정글>>속 유르기스와
정민디 선생님의 삶의 자취가 자연스레 섞이면서 한편의 수필을 읽은 듯하네요.
늘 독특한 발상과 유머로 우리를 웃게 해주시고
반장 봉사로 우리를 도와 주시니.. 머지않아 하늘이 감동해
35년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시리라 믿!씁니다~
3주간의 휴가 동안  몰래 말고 맘껏 웃고 건강해지시길..

인문반 선생님들~ 6월에 뵙겠습니다~~^^
     
정민디   16-05-20 17:42
    
정진희 회장님이 늘 진지하게 열심히 하시니
벼가 고개를 숙이려면 아직 멀었지만
저절로 자라목이 되네요.

 지금 임할 때 항상 잘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내가 태생이 노마드라 나도 모르게 빽싸는 여자가 됩니다.

그래도 진심은 한국산문이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늘 있습니다.
홍정현   16-05-20 11:05
    
후기가 하나의 작품이네요.
너무 담담하게 쓰셔서 저도 그리 읽었지만
다 읽은 후 뭔가 강한 것이 남네요.
저는 결강이 아쉬운데.....반장님은 좋으시군요...ㅠ.ㅠ
     
정민디   16-05-20 17:46
    
예전 결강 너무  좋아 했지요.
담배연기로 가득 차서 앞이 잘 안보이는
명동의 몽셀통통이라는 곳에 집결했어요.

내 남자친구 얘기는 한 번도 못해보고
누가 누구를 사귄다더라만 실컷하고
쓸쓸히 집에 돌아 왔어요.

청춘에 직무유기.
노정애   16-05-20 19:35
    
놀다가 놀다가 인문반 수업에 갔는데
<정글>에 대한 이야기에 흡~ 놀랐습니다.
며칠전에 뉴욕에서 먹었던 햄버거가 생각났지요.
반장님의 후기가 명 수필입니다.
늘 참신하게 써주시는 후기에 금반 후기 쓰는 저는 자꾸 작아집니다.
요런 유머와 위트는 아마도 반장님만 쓸 수 있을듯
그 재능 저는 그저 부럽습니다.
여기도 놀다 왔더니 담주부터 휴강이라고...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울반 후기 쓴다고 댓글도 못달고 읽기만 해서 늘 죄송했습니다.
이제는 열심히 댓글에 동참하겠습니다.
충성!
늘 생각하지만 임샘의 인문반 강의는 역시 명품!
     
정민디   16-05-20 20:28
    
후기가 글의 향상을 실제로 가져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임샘께서 공부한 내용은 쓰지말고,
우리끼리 재미있게 잘 지낸  얘기나 쓰라고 하십니다.
으쌰 으쌰 하라는 것이지요.

 문학 작품으로  나를 대비해서
다시금 나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 아닌가 합니다.

 평화롭게 나를 한번 되돌아 보는 이 시간이 소중합니다.
그리고 같은 반 문우들이 나를 자극하는 일들을  벌려
 후기 글감이 되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