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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풍에 일던 꽃보라 노란 꽃보라(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6-05-16 19:42    조회 : 2,946

장다리 꽃 / 이재무

 

내 고향 5월엔

장다리꽃이 지천이었지

숨 막히게 숨 막히게

눈부신 노랑

미풍에 일던 꽃보라

노란 꽃보라

내 고향 5월에 장다리 꽃피면

처녀들 하나 둘 씩

밤도와 마을을 빠져나가겠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시입니다.

장다리꽃은 무, 배추 따위의 줄기에 피는 꽃 또는 꽃줄기를 말합니다.

가을에 파종한 배추와 무는 새로 난 싹이

지푸라기 따위를 덮고 겨울을 난 다음 봄에 새순이 돋는데

그 새순에서 꽃줄기인 장다리가 돋아나 자라지요.

봄이 무르익고 장다리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철이 되면

요즘은 유채꽃이 명물이 되었지만

옛날에는 흰나비, 노랑나비 나는 장다리 꽃밭이 명물이었다고 합니다.

봄의 상징이었죠.

장다리꽃이 지면서 장다리 열매가 여물어 갈 때면

보릿고개를 넘는 배고픈 아이들은 이 장다리 열매를 따 먹었지요.

도시 출신들에게는 장다리꽃이 퍽 생소한데

이 시로 인해서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시의 마지막 줄 밤도와밤 사이에라는 우리말입니다.

봄바람에 못이겨 처녀들이 가출을 한다는 뜻입니다.

 

이문열의 <금시조>를 공부했습니다.

이 소설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예술가 소설입니다.

한 평생 미적 충동에 이끌리며 살아온 고죽이라는 예술가가

임종을 목전에 두고 자신의 생애를 회고해 보는 방식으로 씌어졌습니다.

예술은 현실참여예술 지상으로 나뉩니다.

자유분방하게 자신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욕망과 충동에 이끌리며

사회적인 통념이나 도덕적 비난에도 구애됨이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던 고죽은

자신이 추구했던 절대적 미적 완성의 경지를

자신의 서화에서 발견하지 못합니다.

스승 석담이 예술의 정수는 학문적인 것에 있으며

그 성취도 도나 선정에 비유된다고 한 반면

고죽은 예술의 독자성, 자율성의 문제를 심도 있게 추구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인물의 성격이나 행동방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 인물이 대면하는 두 개의 예술관 중 하나를 받아들이거나

양자의 합일을 모색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자신의 예술작품이 과연 그가 예술작품에 바친 시간과 열정의 무게,

그럼으로 말미암아 희생시켜야 했던 가족을 비롯한 많은 것들에

버금할 수 있는 의미를 지닌 것인가

고죽이 자신에게 던지는 반성적 질문입니다.

이 소설의 주제는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예술자체의 길에 몰두했던 사람의 회한과 반성이지

전통적인 예술관으로의 복귀는 아닙니다.

 

5월의 셋째 주가 시작되었네요.

장다리꽃이 흐드러지게 핀 스승님의 고향으로 달려가

꽃보라의 물결에 취해보고 싶습니다.

문우들의 마음속에도 글보라가 넘실대어

멋진 글들로 탄생하기를 바래봅니다.

 

 


진미경   16-05-16 20:07
    
와우!
LTE급 후기에 놀라 가슴뜁니다. 내 나이 54세에 장다리꽃을 알게 되다니!
자세히보니 눈부신 노랑이 어떤 느낌인지 알겠습니다.
매혹적이네요.  나비가 젤로 좋아하는 장다리꽃을 이제 알겠습니다.
꽃보라! 글보라! 그리고 책보라로 넘실대는 일산반이 되길 꿈꿉니다.^^
     
한지황   16-05-16 23:17
    
솔직히 저도 장다리꽃은 처음 만나봅니다.ㅎ
그렇게 예쁜 꽃을 모르고 살아왔다니
장다리꽃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이네요.
어린 시절 들판을 뛰어다니며 온갖 꽃들과 조우했던
스승님이었기에 쓸 수있는 시 장다리꽃이 참 좋지요?
미경샘도 어린시절 지냈던  포항에서의 추억이 글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공인영   16-05-16 20:23
    
LTE 급 후기에  놀라고 LTE 급 댓글에 한번 더 놀라서
저 자빠졌어요. 아이고 엉디야~~^^;; 두 분 책임지시라!!!
조금 더 치열함을 주문하시는 스승님의 충고와 멋진 강의
덕분에 점심부터 시작한 독토에 연이은 수업이 저녁나절을 훌쩍
넘기며고서야 끝이 났네요. 각자 삶의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며
모인 만큼 그에 걸맞는 성취와 보람을 얻도록 노력해야겠지요. ^^
물론 따뜻하고 인간적인 소통으로 도모하는 그밖의 것들도 매우
중요하구요. 봄학기가 끝나가며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을 돌아보자니,
스승님과 반장님, 총무님 그리고 우리 벗들의 화합에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배움을 얻고 온 날은 일케... 자꾸 충만해집니다^__^
     
한지황   16-05-16 23:26
    
벌써 봄학기가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네요.
참 다정다감한 벗들이 있어서 행복했어요.
여름 학기에는 더욱 많은 분들이 문학에 취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요.
누구나 마음속에 꽁꽁 숨어있는 감정의 파도를 끄집어내어
멋진 글로 다듬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인영샘! 밀키의 건강도 좋아졌음 좋겠어요.
공인영   16-05-16 20:25
    
그래서, 말이... 많아집니다.
제 탓이 아니란 말입니당. 휘리릭 =3=3=3
정정미   16-05-17 21:21
    
저도  처음 듣는 꽃 장다리였어요
유채꽃과  비슷하다고 하니 장다리꽃 느낌을 알 것 같더군요
4월에 결혼한 나는  제주도 유채꽃을 특별히 더 노랗게 기억하고있어요.
넓다란 밭이 온통 노랑으로  아름다웠지요.
그 때는 순한  신부였는데  지금은 포악한 마누라 ㅋ ㅋ
 어쩌다  맘이 거칠어져  쓰릴 때면
노란 유채꽃을  떠올려  그 순했던  맘으로 상한 맘을 달래주곤 해요 ㅎㅎ
장다리꽃도 그렇게 노랗고 눈이 부시군요.
     
한지황   16-05-19 07:23
    
오! 유채꽃에 어린 사연이 아름답네요.
순수했던 신부의 모습이 노란 유채꽃과 함께 그려지네요.
장다리꽃도 장광일 것 같아요.
총무님의 마음도  유채꽃이나 장다리꽃처럼 늘 눈부시게 환하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