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해>>
보리스 필냐크 (1894-1938)
본명 보리스 안드레예비치 보아구
1894년 모자이스크에서 독일계 수의사 아버지와 상인가문 출신의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모스크바 상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고골과 도스토예프스키를 좋아했으며 9세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고 21세 때부터 전문적인 글쓰기를 합니다.
필명 ‘필냐크’ 는 우크라이나어로 ‘산림채굴장소’ 라는 뜻으로 그가 여름에 머물던 시골이었고 그곳에서 단편들을 잡지사로 보냈기에 사람들은 그를 필냐크로 불렀습니다.
첫 장편 <<마지막 증기선과 함께>>를 발간한 후 4년 뒤 27세 때 <<벌거벗은 해>>를 발표합니다.
필냐크의 문학적 정치적 입장은 수많은 비판을 낳았고 <<지지 않는 달의 이야기>>에서 스탈린이 관여한, 실존인물 M. 프룬제의 죽음을 다루었던 것과 반소적 경향의 <<마호가니>>는 반혁명사상, 특히 트로츠키즘을 옹호한다고 하여 러시아 작가동맹에서 제명당합니다.
그는 체제에 순응하려고도 했으나 트로츠키스트로 체포되고 1938년 사형선고를 받은 다음날 모스크바에서 처형되었습니다.
1956년 복권되고 1964년 잡지 ‘모스크바’에서 장편 <<햇볕의 창고>>의 개별적인 장들이 발표되었으며 1975년 이후가 되어서야 그의 소설들이 발행되었습니다.
필냐키즘 이라는 용어를 등장시킨 그는 <기병대>의 작가 이사크 바벨과 콘스탄틴 페진, 레오니드 레오노프 등의 ‘장식적 산문’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모더니즘 운동의 영향을 받은 장식체 산문은 20세기 초 상징주의 시인들이 운문에서 구현하던 것을 산문에서 시도한 것으로 언어유희, 반복에 의한 음악성, 장르의 혼합, 현란한 문체 등을 추구했습니다.
이 작품은 두 개 혹은 몇 개의 주제가 계속적으로 교체되는 ‘여러 평면의 전위‘와 두 가지 이야기를 동시적으로 전개하되 한 가지 이야기를 잠시 중단하고 또 다른 이야기를 잇는 ’평행식 몽타쥬(교차식 배열)‘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벌거벗은 해>>는 기근과 질병의 해인 1919년과 1920년의, 삶이나 출생보다 죽음이 더 자연스러웠던 때를 그리고 있습니다.
‘벌거벗은 해‘의 ’해‘는 ’태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한 비참했던 연도를 가르키고,. ’벌거벗은‘은 드러난 날것, 그 때의 민낯, 인간의 본성을 상징합니다.
이 작품은 고대 러시아 도시를 상징하는 오르드이닌 시와 볼셰비키의 사무실로 이용되고 있는 수도원, 혁명이라는 유럽적 이상 밑에 깔린 아시아적인 과거의 상징인 대머리산 우베크, 유럽으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러시아를 상징하는 마르 대피역, 공허와 밤과 죽음이 있는 도시 키타이 고로트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지방귀족, 성직자와 마술사, 무정부주의자들, 볼셰비키들 등의 등장인물을 통해 죽음이 지배하는 시대적 상황을 묘사합니다.
비이성과 폭력이 난무하는 혁명과 전쟁 속에서 몰락해가는 군상의 모습이, 시간적인 흐름과 자연풍경 속에 녹아 있습니다. 이것에 들어있는 많은 상징과 에피소드들이 간단하지 않은 구성 속에 난해하게 얽혀 있지만 아름다운 문장들은 독자를 매혹시킵니다.
책을 읽은 소감을 나눌 때 “러시아가 어떻게 생겼길래 이런 작품이 나올까 궁금하다.” “이 작가는 하층민을 사랑한 것 같다.” “먹을 것이 없어도 성욕이 있던 시절이었다.” “이 비참한 시대에 과연 신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때에 내가 살았다면 어떤 인간으로 살았을까.” “나와 작가의 코드가 맞았다.” 등등의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마르크스적인 혁명을 할 것인가, 원시공동사회 형태의 슬라브적인 혁명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러시아는 공산화 되면서 유럽으로부터 분리되어버립니다. 이 소설 속의 장소인 마르 대피역의 ‘마르’는 무덤을 뜻하며 트랙에서 탈선한 혁명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저 위대한 정화운동‘ 으로 일컬어지던 혁명의 쓰러짐을 ’더러운 흙탕물처럼 아침이 시작되었다‘ ’싯누런 황혼이 기어 나왔다‘ 와 같은 문장에서부터 예시하고 있습니다. 주로 더운 여름과 뜨거운 태양을 많이 묘사하다가 끝으로 가면서 겨울의 눈보라 장면이 많이 나온 것은 뜨거웠던 혁명이 차갑게 식어버린 것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임명옥샘이 사 오신 예쁜 떡과 박서영샘의 삶은 계란과 귤, 일본 다녀오신 유병숙샘의 말린 파인애플과 찰떡등이 수업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업 때문에 못 나오신 엄선진샘과 따님 댁에 가서 못 나오신 이순례샘, 추석 잘 지내시고 다담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