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실전수필(8. 25. 목)
- 네브라스카 커니
1. 회원글 합평
배꼽 참피언(염성효)
시사 칼럼과 문예 수필이 결합된 재미있는 글이다. 칼럼은 논리적인 면이 중요하지만 내 이야기와 관련이 있으면 마음을 건드려서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전체적인 문장의 흐름이 정연한 중에 제일 번뜩이는 문장은 ‘쉬보레’와 ‘시골서’의 나만이 느끼는 동질성과 ‘하스피털’과 ‘하숙집’의 나만이 생각하는 관점의 공통분모를 나타내는 대목이다. 이 부분은 우리의 주의력을 한쪽으로 몰아가서 짐짓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에서 따뜻하고 애틋한 마음이 전해온다. 수필에는 ‘어떻든’ 글쓴이의 사람됨이 나타난다. 강조할 때는 따옴표로 쓰고 쉼표는 쓰지 않는다. 글에서 경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네브라스카 커니(강정자)
커니의 풍광과 그 곳 사람들의 정겨운 삶이 잘 어우러져 있다. 흐름이 유려해 글이 긴 편인데도 지루하지 않다. 여행지역의 정보 지식만 나열하면 기행문이 되지만 사람 이야기(노부부와 나의 이야기)가 있어 기행수필로 업그레이딩 되었다. 서두는 이야기하려는 내용에 대한 과정에 머물지 않고 단도직입(單刀直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몸담고 있는 각박한 세상과는 다른 모습의 인정미 넘치는 휴먼 터치의 글로 단번에 합격 받음. 마지막 문장을 ‘석 달 여 머무르고 귀국길에 올랐지만 내 마음은 이국의 작은 마을 커니에 남았다.’로 바꾸면 더 좋은 글이 될 것이다.(토니 베넷의 노래에서 인용)
너울(안해영)
작가의 장점인 제목과 소재 포착이 좋다. 잘 쓴 글이지만, 한 단계 뛰려면 매 문단에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너울에 관련된 이야기로 끌어나가야 한다. 중심화소가 투 트랙(two track)으로 가지 않아야 한다. 너울에 관한 서정적인 묘사를 한 문단 추가하고 사유를 전개하여 너울과 나의 삶이 연관되는 내용을 1~2 문단 보완하면 A+ 글이 될 수 있다. 모든 문단이 너울을 바라보아야 한다. 너울은 바람에 의해 생겨나는 물결이고 퇴화하는 숙명으로 마치 지진의 여진처럼 소멸되는 우리의 삶의 모습과 닮음을 연결시킨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라! 적잖이 기대가 되는 글이다. 그밖에 한 문단에 서로 다른 두 개의 화소가 들어가면 안 된다.
마지막 황녀(제기영)
상영 중인 <덕혜옹주>에 대한 영화 에세이로 저널적인 글쓰기다. 역사 인물에 이어 영화로 까지 폭을 넓힌 작가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작가는 사료에 충실하면서도 개연성 있는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음을 안타까워한다.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팩트’와 ‘픽션’의 조합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어서 마음을 무겁게 한다. 덕혜옹주가 비운의 황녀가 아닌 항일투사로 그려진 점에 대해 캐릭터 왜곡을 둘러싼 이의 제기가 있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러시아 마지막 황녀의 삶을 그린 영화 〈아나스타샤(追想)〉를 겹쳐 떠 올리면서 반 분위기는 잠시 추억의 시간으로 되돌아갔다. 잉그리드 버그만, 율 브린너...
반구정(염성효)
종로반에서 처음으로 한 수필가가 쓴 수필을 2회 다루었다. 전작인 <배꼽 챔피언>보다 논리를 갖추어 주의, 주장을 펼치는 칼럼성 경향이 짙다. 반구정을 찾아 조선의 명 재상인 황희를 흠모하며 현재의 정치 현실과 시대상, 사회 세태를 비판한다. 시사성 있는 계몽적인 글이면서도 근엄한 자세로 정색을 하고 가르치려는 함정에 빠지지 않아 호감이 간다. 수필의 범위는 넓다. 일상이나 경험에서 소재를 취한 서정적인 글이 있는가 하면, 사회비판적인 수필, 철학적인 사유의 글, 소설 기법을 차용한 글, 시적이며 이미지의 전환을 위주로 한 산문, 모호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장 그르니에의 산문에서 논술, 소평론에 이르기 까지. 잘만 쓰면 된다!
2. 종로반 동정
한 달에 한번 식사하는 날. 장소를 옮겨 막걸리 맛과 잘 어우러지는 전통 음식점인 인사동 ‘촌(村)'으로 진출했다. 멀리 양평에서 오는 윤기점님이 가져온 빛깔 고운 수제 와인으로 에프터 시작을 열었다. 안해영 소믈리에의 와인에 대한 복잡다단한 합평(?)과 막걸리 애호 문우들의 막걸리 건배가 연이어 폭죽처럼 이어졌다.
인생에서는 선후배이지만 같은 반 문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는 음식 맛도 배가 되는 법. 몸도 마음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막걸리 몇 잔으로 기분 좋게 붉어진 얼굴은 저녁 노을빛만큼이나 넉넉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기자!(이런 기회 자주 갖자)를 자꾸자꾸 외쳤더니 다음 날 아침 건배사를 너무 많이 한 탓에 목이 칼칼하다는 삐뚤어진 불만의 소리가 접수 됐다. “그래도 이기자! (전원 머리 숙여) 예, 성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