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실전수필(8. 18. 목)
-- 글 쏟아질라!(종로반)
1. 회원글 합평
울어라 색소폰아(박소언)
어느덧 노년에 이른 작가가 색소폰을 배우면서 그에 얽힌 애환을 다룬 글이다. 흐름이 유려하여 자연스럽게 읽힌다. 간결하고 마무리 또한 좋다. 문장에서 ‘어느 날’은 사용하지 않는다. 기왕지사(버린 몸은 아니지만) 시작했으니 ‘울어라 색소폰아’의 노래 한 소절 정도 인용하면 신파조 감성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재즈, 팝, 트로트에서 교회 성가로 방향을 튼 것은 잘 한 선택이다. 문우들은 성공리에 마친 칠순 연주회에 이어 멋진 팔순 연주회가 되기를 한마음으로 바랐다.
돌아오지 않는 강(염성효)
문장이 정확해 호감이 간다. 소설적기법의 현대적 감각의 박진감 있는 서두가 좋다. 수필에서 잘 쓰지 않는 기법이지만 새로운 시도로서 바람직하다. 두 번째 문단의 꽃봉이는 전체 글의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재직한 회사 사장이었던 시인 김광균과의 인연과 이중섭 작품 전시를 본 느낌을 투 트랙 (two track)으로 나누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 ‘그 연유를 짐작할 게다’ 라는 문장은 독자들이 의무감을 느낄 수 있어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재고하였으면 한다.
봄에는(선명화)
봄이 되면 엄마와 사남매가 모여 고사리를 채취하던 추억을 떠올린 글이다. 고사리와 엄마 이야기가 크로스컷(Cross-cut) 기법으로 촘촘히 직조되었다. 수필에서 주어는 생략하지만 독자에게 혼란을 줄 때는 반드시 주어를 사용해야 한다. ‘늘 일만 만들어 놓고 마무리는 엄마 몫으로 남겨둔 자식들만 남았다’는 역설은 훌륭한 문학적 표현으로 가슴을 울린다. 글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제목은 〈봄에는 산에 들에〉로 바꾸도록. 제목 짓기의 대가(단지 그것뿐^)인 교수님의 아이디어에 문우들은 화들짝!
보물섬(안해영)
우선 안해영 작가의 시그너쳐(signature)라 할 수 있는 소재가 흥미로워서 시선을 끈다. 안해영 글은 잘 읽힌다. 어린 시절 고기를 잡아야 하는 뱃사람 ‘아재’는 구리동전 몇 닢이 가끔씩 그물에 걸려오지만 달갑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신안 증도의 바다가 보물섬으로 변한다는 이야기의 글이다. 글의 주제가 ‘아재’인지 섬인지 모호하다. 글의 중심이 누구인지를 항상 생각하여야 한다. ‘아재’나, ‘섬’ 둘 중 하나를 소재로 택하여 써 보면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아재’와의 가슴 저린 사연을 다시 형상화하여 보여주기를.
어울림(이천호)
소욕지족의 삶을 나타낸 글로 수정하여 제출한 두 번째 합평 글. 워즈워스의 생명 찬가나 데이비드 소로의 소박한 자연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 수필의 전범(典範)! 약육강식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단정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비정한 단어처럼 여겨지지만 먹이사슬도 세상을 가득 채우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로 순화하여 표현하면 훨씬 부드러워 진다. 이른 새벽부터 새들이 부르는 노래를 ‘세레나데’라고 한 것은 착오인 듯. ‘세레나데’는 밤에 연인의 집 창가에서 부르는 노래.
잠이 보약(김정옥)
단숨에 OK 판정을 받은 글. 해외여행에서 돌아와 시차 적응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불면증에 시달리던 힘들고 무기력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자신을 성찰하는 인식론적인 글이다. 오랜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와 새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고백서(참회록?)로 갱년기를 기왕에 통과하였거나 앞둔(아니 아직? 저런!) 문우들 사이에 잔잔한 공감과 반향을 일으킨 작품. 문장은 주어와 술어로 쓰는 것이 기본이다. 같은 성질과 자격을 갖춘 단어의 나열은 가운데 점을 찍도록.
중복 이야기(윤기정)
같은 마을에 사는 개 이야기다. ‘중복’이, 아니 ‘중보기’는 이웃 영감이 키우는 개 이름. 휴먼 터치의 글로 한 편의 단편소설을 보는 듯. 서사가 한 줄로 꿰어 있다. 중보기가 중복이 지난 다음날에도 살아 있음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묘사한 말미가 압권으로 대단한 반전이다.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수필이다. 문단 나누기가 안 된 점이 조금 아쉽다. 글이 너무 훌륭하여 미처 발견 못했다는 문우들의 이구동성에 모두 함박웃음. 교수님과 문우 모두 흥분한 작품!(아니 정말, 이 더위에? 에이~^^)
2. 종로반 동정
연일 계속되는 8월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종로반의 열기는 마치 용광로처럼 뜨겁다. 봇물 터지듯 문우들의 글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국의 대지가 열도가 되어 늘어진 엿가락처럼 축축 늘어지는 삼복더위에도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교수님의 열강일까? 문우들의 열정일까? 추적해 들어가 보니 교수님의 열강과 문우들의 열정이 만나면 글이 쏟아진다는 전설이….??
* 작은 제목 ‘글 쏟아질라’는 이난호 수필가의 동명 수필집에서 따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