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의 탄생”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감시와 처벌>>은
미셸 푸코의 사상적 변화 과정 뿐 아니라
서구 지성사의 전개 과정에서도
큰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책입니다.
푸코 자신이 기존 자신의 책과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이것은 나의 첫 번째 책”이라고 말할 정도로
작가에게도 중요한 책입니다.
그는 이 책이 “생산자 즉 저자의 소유를 벗어나
누구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들고 다니면서
쓰여질 수 있는 연장통“이 되기를 바랬습니다.
이 연장통엔 부르주아와 사회의 벽과 틀을
안전하게 수리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닌
현재의 사회를 폭파할 수 있는
위험한 폭약장치들이 담겨 있습니다.
보이는 감옥이건 보이지 않는 감옥이건
국가권력의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장치인
감옥의 문제를 다루면서
푸코는 권력의 정체를 폭로하고
거대한 권력구조를 폭파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이 책은 근대정신과 새로운 재판 권력과의
상관적인 역사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 형태의 감옥 뿐만 아니라
범죄, 형벌, 재판, 법률 등의
비물질적이고 추상적인 문제들을 통해
감옥과 감시 체제를 통한 권력의 정체와 전략을 파헤쳤습니다.
즉 권력이 인간과 신체를 어떻게 처벌하고 감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근대적 인간의 모습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그동안 철학이 정의해온
의미, 가치, 진리, 도덕, 선 등의 개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 속에 감추어진 권력의 전략, 지배와 복종, 억압과 전투의 관계를 파헤칩니다.
과거와 현재의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에서
원인과 결과를 이룬다는 결정론적 시각을 거부하는 푸코는
인간사는 과학이 아니며
하나의 원인에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불연속성을 주장합니다.
외형적으로 감옥이 현대화되고 형벌이 완화되었다고 해서
죄수에 대한 권력의 인간적 처벌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서구의 역사에서 앙샹 레짐 (구제도)시대에
왕권 유지의 수단이었던 잔인한 고문은
죄인으로 하여금 자백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으나
사유재산과 소유권 침해 등 경제 사범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범법자를 처벌하는 방법도 근대화되었습니다.
개량된 법은 새로운 부르주아 계급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가난한 노동자들이나 힘이 없는 민중들 편에 있지 않았지요.
19세기 사람들은 법과 불법의 공정한 차이를 몰랐고
법을 두려워 하긴 했으나 존중하지는 않았습니다.
오직 특권계층 이익을 중심으로 제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미셰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라는
어려운 주제의 인문학을 공부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이어질 이 강의를 통해서
보이지 않는 감옥인 세상에서
과연 우리는 권력 앞에 얼마나 길들여졌으며
그 사실에 무지한지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8월 15일이 지났건만 폭염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오늘도 기온은 36도 까지 올랐지요.
여름 학기는 무더위와 함께 막을 내리고
한결 선선해질 9월, 가을 학기를 기다려봅니다.
그동안 더위 속을 뚫고 먼 길을 달려오신 스승님과
성실하게 수업에 임해주신 벗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