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아이러니는 위장을 뜻하는 희랍어
eironcia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위장, 즉 거짓 꾸민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의도를 감춘다는 것입니다.
의도를 직설적으로 노출시키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뉘앙스가 죽어
그 밀도와 강도가 훨씬 덜해지지요.
단순히 사전적 뜻만을 알리고자 할 때
굳이 뒤틀린 방법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코자 할 때는
아이러니가 사전적 뜻보다 더 문학적 의도를
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러니는
문학의 표현에 관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학에 있어서 아이러니는 네 가지 관점에서 분류됩니다.
첫째. 언어적 아이러니로 속마음과 다른 경우에 해당됩니다.
가장 일반적인 의미의 아이러니이며
‘표현된 것’과 ‘의미된 것’의 상충에서 오는 아이러니입니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소월의 시 <진달래 꽃>은 언어적 아이러니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서는 '나'의 관점에서
'점순이'의 행동을 서술함으로써
그녀의 애정을 눈치 채지 못하지만
우리는 그녀의 애정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내적 아이러니는 나를 비판하는 아이러니입니다.
셋째, 구조적이자 극적 아이러니로 반전이 있는 아이러니입니다.
점순이'의 마음을 '나'가 전혀 눈치 채지 못함으로써
그녀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는 감자 사건이나
닭을 때려죽인 뒤에 보이는 인물들의 행동은 구조적 아이러니의 예입니다.
넷째, 낭만적 아이러니는 이상과 현실이 늘 대립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유치환의 시 <깃발>이 낭만적 아이러니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깃발인 인간은 이상세계인 푸른 해원으로 가고 싶지만
깃대라는 현실에 묶인 채 흔들리는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상세계에 대한 동경을 포기할 수 없기에
늘 갈등과 회의를 안고 살아야만 하는 인간의 아이러니를 표현했습니다.
우리도 아이러니가 있는 수필을 써보고 싶어지지요?
장대비가 하루 종일 내린 월요일이었습니다.
그동안의 가뭄이 오늘 내린 비로 많이 해소되었겠지요.
오랜만에 우산을 들고 첨벙거리는 길을 걸었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비로 인한 또 다른 피해가 없을 정도로만
우리 곁에 머물러 주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