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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窓)을 통한 구원(종로반)    
글쓴이 : 안해영    17-07-04 13:59    조회 : 6,710

딥러닝실전수필(2017. 6. 28, 목)

창(窓)을 통한 구원(종로반)

1. 창(窓): 김창식

2015년 제7회 흑구 문학상 수상작.

창(窓)을 통한 구원

(전략)... 내 마음에 고향처럼 남아 있는 두 개의 창이 있다. 하나는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에 나오는 격자창(格子窓)이다. "성냥 사세요! 성냥 사세요!" 어느 세밑, 밤이 오면 집집이 행복의 불이 켜지는데 성냥을 팔아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소녀는 추위에 떨며 성냥을 켜 언 손을 녹인다. 사회의 냉대와 이웃의 무관심 속에 허탕을 친 소녀는 세밑 가족들이 단란하게 모여 앉은 집 낮은 창가에 기댄 채 숨진다. 소녀는 꿈속에서 그리워하는 할머니 품에 안긴 채 하늘로 올라간다.

또 다른 창은 오헨리의 단편 <마지막 잎새>에 나오는 반원형의 창이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 아파트에 사는 무명의 여류화가 존 시는 폐렴에 걸려서 죽을 날을 기다린다. 존 시는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침대에 누워 반원형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담쟁이덩굴 잎이 모두 떨어질 때쯤 자기의 생명도 끝난다고 생각한다. 심한 비바람이 불었는데도 나뭇잎이 그대로 달려 있고 존 시는 생의 끈을 붙잡는다. 존 시는 친구 수를 통해 이웃에 사는 노화가 베어먼의 희생이 있었음을 전해 듣는다.

소외돼 그늘진 곳에 자리한 두 인물 모두 같은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거리의 소녀가 본 것은 들여다보는 창이고 병상의 처녀가 본 것은 내다보는 창이지만, 두 개의 서로 다른 창 또한 같은 창으로 다가온다. 거리의 소녀는 소멸의 빛을 보았고 병상의 처녀는 생명의 싹을 보았지만, 창을 통해 바라는 간절하고 순정(純正)한 마음은 다름이 없었으리라. 희망과 절망은 영원회귀의 순환 궤도에 잇대어 있어 낮과 밤,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한 사람은 죽어가면서 축복을 안았고 다른 한 사람은 죽음을 딛고 생명의 끈을 찾았다. 이로써 두 사람 모두 구원에 이른 것이다. (후략)

* 단락마다 창에 얽힌 이야기가 전개되며 서로 관계는 없지만, 의미는 맞물린다.

매미 한 마리가 거실 방충망에 붙어 집 안을 보다 주인과 만난다.

창은 내다보거나 들여다보는 목적물이지만 존재를 감추면서 다른 존재를 드러내기도 한다. 내포이자 외연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운영체제 윈도스는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고 시공간을 초월하며 가상공간에서 동서고금의 지식 정보 검색의 기능뿐이 아닌 동영상과 음악과 영화를 재생한다.

수필가 김진섭의 창과 시인 정지용의 창도 세상을 보는 대상이다.

시인 윤동주의 창은 조국을 잃음을 부끄럽게 여기던 창이었고, 체 게바라의 창은 불의와 독재에 항거한 지도자의 창이었으며, 카바라도시의 창은 연인을 그리워하던 화가의 창이었다.

작가는 창이 없는 집에서 창을 꿈꾸었던 학창 시절이 있었다.

성냥팔이 소녀와 마지막 잎 새의 창은 안을 들여다보고, 밖을 보면서 구원에 이른 창이었다.

작가는 시인 키이츠의 나이팅게일이 되고, 꿈속 장주의 나비가 되며 어릴 적 순수의 숲으로 매미를 따라 날아간다.

2. 회원 글 합평

돌고 도는 돈(이천호)

해학과 유머가 내포된 칼럼 형 수필이다. 돈이 도는 길목에서 돈을 잡는 것을 알래스카의 여울목에 연어가 회귀할 때 불곰이 지키고 있다. 연어를 낚아채는 것에 비유한다. 사람은 돈이 걸려들기를 기대하며 직업을 갖는다. 어떤 이는 도둑질을 하기도 하고, 사기를 치기도 한다. 세계적인 거부들은 대부분 자수성가로 돈을 모았고, 가끔은 부모의 상속 재산을 발판으로 돈을 모으기도 한다. 작가는 편향되게 많이 모인 돈이 인류 구원을 위해 재분배되어 복지 국가가 되기를 희망한다. 전반부에 힘들게 돈을 버는 소시민의 삶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순화하면 더욱 좋은 작품이 되겠다. 제목은 ‘돌지 않는 돈’ 이 어떨까요?

서리병아리(이천호)

수정된 서리병아리 작품이다. 사전적 의미의 서리병아리는 가을 서리가 내릴 즈음에 태어나는 병아리를 말하는 것이지만, 작가의 고향에서는 이른 봄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을 때에 태어난 병아리를 서리병아리로 불렀다고 한다. 따뜻함과 유쾌함이 교호 하여 “장이야, 땡이야”로 서로 주고받는 듯한 줄탁동시의 소통으로 생명이 탄생함을 우주의 운행에 비유한다. 병아리 탄생을 위해 스무하루를 알을 품은 수척한 어미 닭을 위한 수탉이 희생하는 모습과 암탉이 어린 병아리가 먹이를 쪼아 먹을 수 있도록 터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아기자기하다. 이러한 모습으로 사람에게까지 환희를 가져다주는 서리병아리다.

3. 종로 반 동정

월 마지막 수업 날이면 한 달 동안 일어났던 이런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회식 날이다. 늘 가던 곳을 벗어나 여유롭게 앉은 자리. 여유당으로 갔다. 여유당이 무슨 뜻인지? 조선시대 정약용 실학자의 호다.

두부 전골은 여유당에서 직접 만든 손두부가 가장 유명하다는 주인장의 뜻에 따라 안주로 등장했다. 이런저런 지난 이야기가 깊이 있게 나눠진 자리였다.


김기수   17-07-04 14:15
    
안작가님 수고하셨습니다. 늘 합평 후기에 눈이 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교수님과 작가 문우님들과의 만남을 그리워 합니다. 창밖을 내다보며 오늘도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의 창문을 그리워 합니다. 이제 다음 주면 이런저런 지난 이야기에 동참할 수 있음을 또한 그리워 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다지는 마음으로 여러분들께 달려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더위에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안해영   17-07-05 10:01
    
남들은 이제 여름 휴가로 비행기 창에 코를 디밀고 구름 위를 두둥실 떠가는 시기에 김 선생님은 한국으로 날아오시는군요. 하마쯤 그곳 생활도 지루해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염려까지 해 보는 것은 기우겠지요?
페북에 가끔 올라오는 단란해 보이는 그곳 사진 속에 이제는 아주 잘 어울리는 그림으로 보였어요.'
한국에 오면 다시 그곳을 그리워하게 될 테니 아주 많이 마음과 눈에 담아 오세요.
윤기정   17-07-04 16:59
    
수필의 새 지평을 연 작품을 다룬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부지런히 갈고 닦아도 다다르지 못 할 경지의 글이라 느꼈습니다. 여유당 뒷풀이도 좋았습니다. 좋은 장소 섭외하시고 맛깔스런 후기 쓰시느냐 고생하신 안해영 작가님 고맙습니다.
     
안해영   17-07-05 10:50
    
어제 한국산문 각반 대표들과 편집회의가 있는 날인데 신 반장님, 선 총무님과 김 교수님까지 불참이라 부득이 제가 참석하느라 부랴부랴 후기 작성하여 정신없이 올리고 보니 어설프네요. 대작에 대한 평을 할 수 없어 난감하였어요. 교수님께 다시 보아 달라 하기도 뭣해 그냥 올렸습니다.
안해영   17-07-05 10:53
    
오늘은 폭염 주의보까지 내리네요. 점심 약속으로 외출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수필 쓰기도 뒤로 밀리고, 날도 더워 짜증 지수 올라가네요.
종로 반도 더위 타느라 학생들 자리 비우는 곳이 많아 듬성듬성 대머리 같은 느낌 들어요.
교실이 꽉 차도 숨차지 않으니 많이 나오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