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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엎드릴 수밖에 없다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7-07-03 18:48    조회 : 8,416

광인일기(狂人日記)1918년에 루쉰이 발표한

중국의 첫 번째 현대 백화문 소설입니다.

백화(白話)는 당나라 대에 발생하여

, , , 청 시대를 거치면서 확립된 중국어의 구어체를 말하는데

이를 글로 표기한 것을 백화이라고 하지요.

피해망상증 환자의 일기 형식을 빌려

주위 사람이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다는

강박관념을 줄거리로 삼은 <광인일기>

내 욕망 실현을 위해서 타자를 도구로 삼는 것을

식인(食人)으로 상징화 했습니다.

왜 식인이라는 싱징성을 통해 피해망상증 환자를 내세웠을까요?

리얼리즘 문학은 시대를 반영합니다.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서 인민들이 힘을 합쳐서 싸워야 하는데도

인민들끼리 괴롭히고 싸우고 서열화 시키면서

서로 물어뜯는 세태에 대한 비판하기 위해

작가는 식인이라는 이미지를 그려냈습니다.

 

알랭 드 보통은 저서 <<불안>>에서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겨 우리 자신과 비교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질투할 사람도 늘어난다.‘고 했습니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이런 심리가

같은 민족을 식인의 대상으로 삼게 했는지도 모르지요.

액자구성으로 되어 있는 이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이지만

들은 이야기인 것처럼 서술하고 있습니다.

나희덕 시인의 새 수필집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했네>>

짧은 분량의 수필들이 외국에서 작가가 직접 찍어온

사진들과 함께 실려 있습니다.

<엎드릴 수밖에 없다> 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은 이 나무를 괴롭히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구부리지.

이와 같이 우리 인간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가장 심하게 구부러지고 고통 받는 것일세라는

자라트투스트라의 말이 나옵니다.

그 보이지 않는 손은 신일 수도

운명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고통이 주어졌다는 것은 신이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받아들입니다.

그 보이지 않는 손이 삶을 강하게 구부릴 때

우리는 더 낮게, 더 낮게 엎드리는 것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지요.

그렇게 엎드렸던 흔적을 나무도 사람도 지니고 있다며

수필은 끝을 맺습니다.

평범한 이야기를 통해 조그만 지혜를 찾아내는 작가에게

감탄을 아니 할 수 없습니다.

힘들 때마다 엎드리고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겸손을 배워야겠습니다.

어제 밤새도록 내리던 비는

공부를 하러 가는 시간에는 휴식을 취했습니다.

온종일 꾸물거리는 날씨에 후덥지근했지만

소설과 수필을 읽는 동안 마음이 쾌청해졌습니다.

엎드릴 수밖에 없다는 말을 화두로 삼는 일주일을 보내야겠습니다.

 


진미경   17-07-04 21:16
    
반장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요약의 달인이세요. 덕분에 한 번 더 복습하니 기쁨이 배가 됩니다.
벌써  여름의 한 가운데 와 있습니다.  휙휙 스쳐가는 순간을  잡을 수 없으니 흐르는
강물인양 바라보게 됩니다.

  스승님이 먼저 읽으시고 감탄한 나희덕 시인의 산문집을 공부하게 되니 좋네요. 제목도 맘에 쏙 들고요. 읽다보면 공감하게 됩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 기다려집니다.  건강히 지내고 반가운 얼굴들 빨리 만나고 싶어요.^^
한지황   17-07-06 16:04
    
한 걸음씩 걸어도 언젠가는 도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수필집 제목이 저도 좋아요.
꾸준히 하기만 하면 결국 얻어내는 것이 있으니까요.
수필공부도 마찬가지이지요.
한 편 한 편이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것과 다르지 않겠지요.
무더위이지만 곧 사라질 것을 알기에 더위마저도  사랑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