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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로 본 전쟁과 평화(러시아 고전읽기반)    
글쓴이 : 심희경    17-06-30 17:31    조회 : 6,812

영화로 본 <<전쟁과 평화>>

 

1956년 제작된 킹 비더 감독, 오드리 헵번, 헨리 폰다, 멜 페러 주연의 영화로 보았습니다. 원작의 생략된 부분도 많이 있었지만 대체로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재현하려 노력한 영화 같습니다.

쾌활한 로스토프 가문과 엄격해 보이는 볼콘스키 가문의 대비가 원작보다 더 두드러져 보이는 가운데 오드리 헵번이 연기한 로스토프 가문의 딸 나타샤는 요정처럼 예쁜 모습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았습니다. 무도회에서 흰 드레스를 입고 안드레이와 춤추는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춤 출 때 흐르던 음악이 나타샤 왈츠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예전에 제목도 모르면서 가끔씩 흥얼거리던 귀에 익은 음악이 반갑고 흥겹게 들렸습니다.

보르지노 전투 장면은 현대전과 비교해 볼 때 무척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해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직접 가서 보았던 보르지노 들판은 바람에 흔들리는 풀 한포기, 나뭇잎 하나에도 전쟁에서 죽은 영혼이 깃든 것 같아 아프게 그때의 전쟁이 다가왔는데, 영화에서의 전투는 오락 영화의 전투처럼 가볍게 느껴져서 아쉬웠습니다.

부상당한 안드레이가 나타샤의 간호를 받으며 수도원의 천장 낮은 방에서 죽음을 앞두고 하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장 힘든 일은 해질녘에도 살아있는 거요. 죽음은 깨우침이지

안드레이는 죽기 전에, 잠시 다른 남자에게 한눈을 팔았던 나타샤와 화해합니다.

이 영화를 찍을 때 오드리 헵번과 안드레이 역의 멜 페러는 결혼한 사이였습니다. 그들은 10년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하다가 멜 페러의 바람기 때문에 이혼합니다. 영화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현실에서는 멜 페러가 바람을 피웠는데, 이제 이 세상에 없는 두 사람은 영화 대사처럼 죽음은 깨우침이라는 것을 실감했겠지요.

워낙 긴 영화라서 끝까지 못 보고 피에르가 감옥에서 정직하고 순박한 농민 플라톤 카라타예프와 함께 지내는 것 까지 보았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카라타예프의 기도에서 신실함이 느껴집니다.

하느님, 돌처럼 자게하고 둥근 빵처럼 일으켜 주시옵소서.”

 

영화는 톨스토이의 위대한 원작에 근접하려 무던히 애쓴 것 같습니다. 명배우들의 아름다운 젊은 시절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움이었습니다.

40분 정도 못 본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 주 수업시간 전에 보게 됩니다. 30분 정도 일찍 나오세요.

다음 주부터 20세기 러시아 문학으로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첫 작품은 그 유명한 고리키의 <<어머니>>입니다.

 

3주 연속 과일 간식을 가져오신 박현분샘이 예쁜 따님과 오시면서 살구까지 들고 오셨습니다. 김은희샘이 사 오신 푸짐한 빵과 함께 백포도주와 적포도주를 곁들인 달콤 새콤한 맛을 즐기며 한 영화 감상이었습니다.

수업 후에는 이영희샘이 밥을 사시더니 유병숙샘이 커피를 사주셨습니다. 먹으면서 정분난다고 입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운 시간으로 봄 학기의 마지막 수업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7월과 함께 새 학기의 러시아 문학을 기대합니다.

 

 


심희경   17-07-01 01:34
    
영화 속에서  나타샤를 연기한 오드리 헵번을 보면서 그녀가 생전에 했던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다면 사람들 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다면 친절한 말을 하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다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말년에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낙후된 나라의 가난하고 병든 아이들을 돌보던 그녀는
60대 초반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음까지도 아름다웠던 오드리 헵번이 했던 말이 시처럼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