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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렛대 (러시아 고전읽기반)    
글쓴이 : 심희경    17-06-02 02:15    조회 : 8,653

지렛대

알렉산드르 야신 (1913~1968)

 

러시아 여행에서 돌아왔습니다. 애인과 이별하고 온듯한 애틋한 마음이 들면서, 자작나무와 침엽수가 어우러진 원시림이 지평선 끝까지 이어지던 풍경이 벌써 그리워집니다. 수즈달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밖의 풍경을 눈에 담느라 피곤한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습니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야신은 1913년 볼로고다 주의 농민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사범 기술학교를 졸업하고 시골에서 선생을 하다가 시를 쓰기 시작합니다.

첫 시집 <북방에 보내는 노래>를 발간한 후 모스크바로 이주하여 고리키 문학대학에 입학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역 신문의 부편집장을 역임합니다. 소련 공산당 당원이었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종군기자와 정치일꾼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시집 <발틱에서 있었던 일><분노의 도시>를 발간하고, 자신이 직접 목격한 것을 <고향 사람들> <소련사람> <알료나 포미나>등의 시집에 반영합니다.

전 소련 공산당 제 2차 대회 발언에서 스탈린 시대의 문학이 진실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였고, 용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 예세닌의 시로 돌아갈 것을 호소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야신의 창작은 근본적으로 바뀌었고 솔직하고 진실되려고 노력합니다.

<볼로고다의 결혼식>에서 묘사된 적나라한 콜로스 생활은 교조주의적 비평가들의 공격을 당했습니다.

여류시인 베로니카 투시노바는 야신을 좋아해서 연작시 <행복의 100시간>을 헌정했고 그중의 한편인 <사랑이 끊어지지 않네>는 알라 푸가쵸바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야신의 아내는 <행복의 100시간>에 대한 답시로 <행복의 100시간을 훔쳐버렸네>를 작시했습니다.

대표작은 시집 <북방에 부치는 노래> <갓 구운 빵> <창조의 날>과  단편 <양심> <백학> <지렛대> <죽은 멧닭 사냥> <마린카의 첫 여행>, 농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비판당한 서사시<분노의 도시>가 있습니다.

1968년 모스크바에서 암으로 사망하고 고향 마을에 매장되었습니다. 볼로고다에는 알렉산드르 야신의 거리가 있고 1989년 야신의 기념관이 개관되었습니다.

 

<지렛대>1955년 집필하여 1956년 발표되었습니다.

평범한 콜호즈의 사람들은 일상의 대화중에 허물없이 당 조직의 서기장까지 비난하다가, 당 집회에서는 그들이 비난하던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형식주의, 관료주의, 현학성의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대중들을 설득시키는 지렛대역할을 하라는 명령을 하달받고 어떠한 의견 차이도 없는 형식적인 회의를 마무리합니다.

 

작품을 읽은 소감을 말 할 때는 러시아 문학기행에서 막 돌아왔기 때문인지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 말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과 꽃 만발한 톨스토이 영지에서, 이런 곳에서 글을 쓰면 대작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백야의 해가 지고 해가 뜨는 평지를 보면서 시야가 넓어지며 대륙의 힘을 느꼈다

겨울궁전과 여름궁전의 화려함 뒤에 있는 민중들의 고초를 생각했다

누군가가 감시하는 삶을 산 그들을 보았다

야신은 자신의 나라를 비판한 용감한 작가였다

이해할 수 없는 체제의 답답함을 느꼈다

불량스위치같은 사회주의 집단농장의 모순이 러시아에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러시아는 돌아와서 그리워지는 나라다

사람은 두 번 태어난다. 어머니를 통해서, 여행을 통해서

이 작품에서 공산주의의 획일성, 형식주의를 보았으나 등장인물들은 순수한 사람들 이었다

집단에 속해있을 때와 개인으로 있을 때 달라지는 인간의 이중성을 보았다

순수하고 자발적인 지렛대가 있는가하면 악의적으로 이용당하는 지렛대가 있다

느긋한 러시아를 볼 때 자본주의에 뒤처지는 면도 보이지만 우리는 너무 빨리 빨리에 젖어 있음을 자각했다

나는 누구에게 어떤 지렛대일까

조직은 너무 커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유지하기위해 사람의 희생이 필요해진다. 조직보다는 공동체이기를 바란다

작가가 기자였기에 넌픽션같다. 텅빈 이야기를 하는 것은 누군가 감시자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한 번도 아래서 부터의 개혁이 없었다고 합니다. 소수 인텔리겐차가 이끌어가는 이 나라는 지금도 강한 러시아를 꿈꾸는 푸틴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번 러시아 문학기행의 최대성과는 파스테르나크 박물관에 한국어로 된 <<닥터 지바고>>를 기증한 일인 것 같습니다. 소박한 아름다움이 깃든 파스테르나크의 집에 우리의 사랑을 전한 뿌듯함이 있습니다.

마지막 날 밤, ‘.러 문학의 밤에서 러시아 작가동맹 소속의 작가들이 기타선율에 맞춰 들려주던 시와 노래가 지금도 마음을 두드립니다.

오랜만에 박화영샘이 수업에 오셔서 모두 박수를 치며 환영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식사때와 티타임 때 러시아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다음 주는 <손풍금>입니다.

 


박현분   17-06-03 18:35
    
아  정말  나에게는  산소같은  매력의  나라...!!  문호들의  삶이  모두  아름답게 느껴졌고  체홉이나 톨스토이는 지역구제에도  앞장 섰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지렛대 작품에선  야신의  직업적 특성이  드러났던 것 같네요  .  수업전에  읽을 땐  졸립고  집중이 안돼  짜증났던  글이  수업하며  무지를  깼어요  역시  배워야 하는 까닭이지요
 반장님 후기로  이제  확실해졌어요 . 작가에  대한  정리도  유익하고  ㅎㅎ        담주도  기대됩니다
박서영   17-06-03 22:23
    
러샤에서 돌아온지 딱 1주일 되었는데~ 아니 3일되던 날 부터 아!!! 또 가고 싶다! 이 마음은 무엇일까요?
 다섯번 다녀왔다는 사람을 보며 ~ 그 마음을 알 듯도 하고요.  집나서는 순간 고행은 필수지만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산책이 일상이라는 러샤답게 가는곳마다 아름드리 펼쳐져 있던 푸르른 길들, 축복처럼 쏟아주던 햇살, 러샤블루(내가명명)의 하늘...  <지렛대>를 공부하며 우리는 또 다음의 문학기행을 기약했지요~~
집단농장에 대한 확실한 공부를 했네요. 공산주의=집단농장=나쁜체제 정도로 교육받았던 세대이기에 제대로 알수도 없었고 알려주지도 않았지요.  다음시간도 기대하며 이만~~
임명옥   17-06-07 09:58
    
러시아를 느끼고 체험해서 인지 러샤문학을 읽으며 글속으로 들어갔다 나오 비밀의화원같은 이중적 느낌을 받았습니다. 막돌아와 읽은 지렛대는 잠시 뒤로 간 시대를 다녀온 느낌그대로 이해하게 됐구요.
늘 사유하는 너그러움과 대륙의 힘을 하나씩 익히고있습니다. 저또한 넓은 가슴되기로 노력중입니다.
인솔에 힘쓰신 박서영팀장?님, 심희경반장님, 김은희교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