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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를 죽여야 우리 식구가 살 수 있다. 정말 미안하다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8-01-15 18:47    조회 : 1,978

8월 중순, 산에는 신갈나무와 상수리나무의 푸른 잎들이

수북이 떨어져 있습니다.

가위벌레가 잘라서 떨어뜨린 그 나뭇잎에는

어린 도토리들이 달려 있는데

가위벌레들이 구멍을 뚫고 알을 낳아 하나같이 구멍이 뚫려 있지요.

신갈나무 상수리나무는 제 몸의 일부를 가위벌레에게 내준 셈입니다.

 

누우 임펠라 가제 얼룩말도 집단으로 존재하면서

무리 중에 아주 작은 일부를 배고픈 맹수들에게 내줍니다.

동물들에게는 잉여가 없습니다.

오로지 배고픔을 참기 위해 전럭투구할 뿐입니다.

배부른 사자가 누워있을 때는 그 옆에 영양 떼가 평화롭게 놀고 있습니다.

배가 고파진 사자가 사냥을 시작할 때면

그 때를 아는 영양들은 도망을 가고 병들고 약한 영양이 사자의 먹이가 됩니다.

 

가위벌레도 맹수도 먹고 살아야 하듯이

인간도 살기 위해서 남의 살을 먹습니다.

과거 아메리카 인디언은 사냥을 하기 전에

기도하는 것처럼 간절하고 경건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짐승들이 다니는 길목에서,

애틋한 음색으로 주술적인 노래를 부르면

인간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짐승들이 제 살을 내준다고 여겼습니다.

 

제 살의 일부를 다른 동물들에게 내주는 동물들과 달리

인간만은 동물들의 살을 빼앗기만 하고

제 살을 내주지 않습니다.

생존을 위해서 남의 살을 먹는 동물들에 반해

인간은 배가 불러도 더 먹기 위해

혹은 취마나 재미로 남의 살을 빼앗기도 합니다.

인간의 살을 빼앗기도 하는 전쟁은

인간이 인간의 살을 먹는 사육제입니다.

인간의 발달은 자연의 모든 것에 재앙이 되고 있으며

인간 자신에게도 무서운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현기영 소설가의 수필 <남의 살>을 요약했습니다.

짧은 수필이지만 메시지는 강렬합니다.

각자의 생산물을 공동체 전원과 나누는 것을 의무화 하고

잉여가 생기지 않도록 경계했던 인디언들은

잉여로부터 재앙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문명으로부터 발달한 생산 도구가 들어와도

결코 생산량을 늘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총기가 들어왔을 때도 장식용으로만 걸어두고

활로 사냥을 계속했습니다.

너를 죽여야 우리 식구가 살 수 있다. 정말 미안하다.”

이런 마음으로 죽은 동물의 영혼을 위한 기도를 올렸던 인디언들은

자연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고 그와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운

인디언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그들의 슬픈 역사를 담은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 모음집인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41편에 달하는 각각의 연설문과 함께 

지은이 류시화의 해설과 인디언 어록들 그리고

100여 점의 인디언 사진들이 수록되어있습니다.

15년간의 오랜 집필 기간을 거쳐 완성된 책으로

부록으로는 인디언 달력과 이름 등이 실려 있습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지식을 도덕성, 지혜와 연결시킨 반면,

서구 문명은 지식을 힘과 연결시켰다.“

 

그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승종   18-01-16 09:26
    
분당반의 이승종입니다.
우연히 들어 왔다가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인디언들의 삶과 문화를 읽고 '그렇다면 왜 이들은
자신들의 생명과 삶의 터전까지 백인들에게 내어주어야 했을까요?'
이것이 그들의 '지혜'일까요?
착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