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는 위도 상 우리나라보다 높지만
해양성 기후로 인해 춥지 않다.
원래 사면이 바다였으나 다리를 놓아 지금은 삼면이 바다이다.
겨울의 홋카이도는 활화산과 눈외에 볼거리가 많지 않아
관광 목적으로 홋카이도에 가면 실망한다.
휴양 차 방문하여 푹 쉬고 오는 것이 좋다.
나무들이 눈을 이고 있는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눈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나무를 보면서
인간의 취향과 기호 속에 들어있는 이기심을 떠올렸다.
타자의 시선은 폭력이 될 수 있다.
사진을 찍는 인간의 모습과 시선은 나무들에게 폭력이 아닐까?“
홋카이도를 다녀오신 선생님의 여행 소감입니다.
날카로운 시인의 눈은 아름다운 풍경을 감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새로운 발견을 해야 합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눈, 눈 밖에 볼 수 없는
눈이 눈에 지쳐
눈 감을 수밖에 없을 때
감은 눈 속에도 내리는 눈,
눈 안팎에서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
잠을 불러오더라
눈 속엔 수면제
쳐다보다가 쳐다보다가
태아인 듯
스르르 눈이 감겨라
눈을 실컷 보고 오신 선생님은 수업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시를 써서 페이스북에 올리셨습니다.
한 가지 풍경만 쳐다보고 있다 보면
스르르 잠이 오는 사람의 생리가 생각납니다.
두 주의 휴식이 지나가고 무술년 첫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에 모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긴 휴식이 지루했는지 그동안 쓴 글들이 책상 위에 쌓였습니다.
오늘의 기운이 한 해 내내 변함없이 이어진다면
올해는 활기 띤 합평으로 수업 시간 내내 후끈후끈할 것 같습니다.
일 년 만에 글을 내신 박래순 샘의 <맷집키우기>는
낭송이 끝나자마자 박수세례를 받았습니다.
성형수술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세련된 문장의 글이라는 선생님의 칭찬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시골 아낙 같던 글이
모던 걸로 업그레이든 된 것 같다고 감탄하셨지요.
4년을 훌쩍 뛰어넘은 독서 모임의 효과라는 말씀처럼
혹독한 합평을 이겨내며 꾸준히 책을 읽어온 과정이
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도자기가 깨져 흩어지는 소리라던가 얼음 깨지는 소리 등의
합평에 대한 묘사는 회원들의 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낸 글에 찬사의 꽃다발을 받으신 래순 샘께 박수를 보냅니다.
추경선 샘의 <궁금한 시나리오>도 격찬을 받았습니다.
오래 전 등단하신 분답게 필력이 대단하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아무런 이야기 거리도 되지 않는 에피소드를
멋진 수필로 탄생시킨 재주가 돋보입니다.
일산 반에 와서 처음으로 내신 글이 홈런을 쳤으니
신나게 글을 내실 것 같아 기쁩니다.
다음 글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박인숙 샘의 <선물>은 손편지에 관한 단상입니다.
‘선물이란 전하는 이의 존재를, 받는 이의 존재를
서로서로 선물이 되게 하는 것 같다‘는 구절이 좋습니다.
쉽게 써 내려간 글이지만 매끈한 문장이 편안함을 줍니다.
유병숙 샘의 <여보, 눈이 와>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로서
공감이 많이 되는 글입니다.
극적인 사건이 있으나 필자의 시선과
글의 주인공의 시선이 섞여서 긴장감이 떨어지므로
필자의 시선으로 통일하면 좋겠습니다.
글쓰기란 과감한 탈쓰기가 필요합니다.
한지황의 <러브 미 텐더>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토니 타카타니>>의 여주인공처럼
옷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필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새 옷에 대한 집착은 구멍과 같아서
파면 팔수록 커질 뿐이라고 깨달은 필자는
옷장 안의 옷들에게 관심을 돌리고
그들로부터 “러브 미 텐더”라는 속삭임을 듣습니다.
새해의 출발이 희망봉을 발견한 느낌입니다.
전반적으로 글들이 다 좋았다는 선생님의 칭찬이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모두들 열심히 부지런히
창작에 힘써야겠습니다.
글을 읽으며 필자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만큼 가까워지는 수업시간이 참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