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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의 시선은 폭력이 될 수 있다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8-01-08 19:19    조회 : 4,854

홋카이도는 위도 상 우리나라보다 높지만

해양성 기후로 인해 춥지 않다.

원래 사면이 바다였으나 다리를 놓아 지금은 삼면이 바다이다.

겨울의 홋카이도는 활화산과 눈외에 볼거리가 많지 않아

관광 목적으로 홋카이도에 가면 실망한다.

휴양 차 방문하여 푹 쉬고 오는 것이 좋다.

나무들이 눈을 이고 있는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눈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나무를 보면서

인간의 취향과 기호 속에 들어있는 이기심을 떠올렸다.

타자의 시선은 폭력이 될 수 있다.

사진을 찍는 인간의 모습과 시선은 나무들에게 폭력이 아닐까?“

 

홋카이도를 다녀오신 선생님의 여행 소감입니다.

날카로운 시인의 눈은 아름다운 풍경을 감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새로운 발견을 해야 합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 눈 밖에 볼 수 없는

눈이 눈에 지쳐

눈 감을 수밖에 없을 때

감은 눈 속에도 내리는 눈,

눈 안팎에서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

잠을 불러오더라

눈 속엔 수면제

쳐다보다가 쳐다보다가

태아인 듯

스르르 눈이 감겨라

 

눈을 실컷 보고 오신 선생님은 수업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시를 써서 페이스북에 올리셨습니다.

한 가지 풍경만 쳐다보고 있다 보면

스르르 잠이 오는 사람의 생리가 생각납니다.

 

두 주의 휴식이 지나가고 무술년 첫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에 모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긴 휴식이 지루했는지 그동안 쓴 글들이 책상 위에 쌓였습니다.

오늘의 기운이 한 해 내내 변함없이 이어진다면

올해는 활기 띤 합평으로 수업 시간 내내 후끈후끈할 것 같습니다.

 

일 년 만에 글을 내신 박래순 샘의 <맷집키우기>

낭송이 끝나자마자 박수세례를 받았습니다.

성형수술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세련된 문장의 글이라는 선생님의 칭찬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시골 아낙 같던 글이

모던 걸로 업그레이든 된 것 같다고 감탄하셨지요.

4년을 훌쩍 뛰어넘은 독서 모임의 효과라는 말씀처럼

혹독한 합평을 이겨내며 꾸준히 책을 읽어온 과정이

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도자기가 깨져 흩어지는 소리라던가 얼음 깨지는 소리 등의

합평에 대한 묘사는 회원들의 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낸 글에 찬사의 꽃다발을 받으신 래순 샘께 박수를 보냅니다.

 

추경선 샘의 <궁금한 시나리오>도 격찬을 받았습니다.

오래 전 등단하신 분답게 필력이 대단하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아무런 이야기 거리도 되지 않는 에피소드를

멋진 수필로 탄생시킨 재주가 돋보입니다.

일산 반에 와서 처음으로 내신 글이 홈런을 쳤으니

신나게 글을 내실 것 같아 기쁩니다.

다음 글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박인숙 샘의 <선물>은 손편지에 관한 단상입니다.

선물이란 전하는 이의 존재를, 받는 이의 존재를

서로서로 선물이 되게 하는 것 같다는 구절이  좋습니다.

쉽게 써 내려간 글이지만 매끈한 문장이 편안함을 줍니다.

 

유병숙 샘의 <여보, 눈이 와>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로서

공감이 많이 되는 글입니다.

극적인 사건이 있으나 필자의 시선과

글의 주인공의 시선이 섞여서 긴장감이 떨어지므로

필자의 시선으로 통일하면 좋겠습니다.

글쓰기란 과감한 탈쓰기가 필요합니다.

 

한지황의 <러브 미 텐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토니 타카타니>>의 여주인공처럼

옷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필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새 옷에 대한 집착은 구멍과 같아서

파면 팔수록 커질 뿐이라고 깨달은 필자는

옷장 안의 옷들에게 관심을 돌리고

그들로부터 러브 미 텐더라는 속삭임을 듣습니다.

 

새해의 출발이 희망봉을 발견한 느낌입니다.

전반적으로 글들이 다 좋았다는 선생님의 칭찬이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모두들 열심히 부지런히

창작에 힘써야겠습니다.

글을 읽으며 필자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만큼 가까워지는 수업시간이 참 즐겁습니다.

 


진미경   18-01-08 20:25
    
2018년 새 해가 밝았습니다.  오늘 수업은 무려 여섯 편의 수필 합평을 했습니다.
의욕에 찬 에너지가 일산반을 관통하고  두 시간 수업이 짧았어요.
이 기운 그대로 쭉 나아가는 거지요! 화이팅입니다.^^
     
한지황   18-01-09 22:59
    
여러 편의 수필을 읽다보니 풍년을 맞은 농부의 심정이 이렇겠다 싶었어요. 
다양한 글감들로 지루할 틈이 없었지요.
발동걸린 바퀴는 멈출 수 없으니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 갑시다!!
공인영   18-01-08 23:48
    
새해 첫 수업이 이렇게나 뜨겁고 알차다니~ 감사할 뿐입니다.
글쓰기의 열정도 대단했고  잘 읽어주려는 태도 또한 강렬했지요.
무엇보다 두 주나 쉬는 바람에
보고픈 마음들이 달려와 안긴 시간이었습니다. 와락~~
앞으로도 내내
새해 새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보람과 즐거움을 채우는 한 해가 되는 걸로!
잘 지내고 담주에 건강하게 만나요.
감기가 횡횡하니... 문 열어주지 마시고.
오늘 글들, 정말 재밌었어요~ 모두 파이팅
반장님의 후기가 첫걸음을 진중하게 놓습니다.
수고하셨어요. 하트 뿅~
한지황   18-01-09 23:07
    
휴식이 좀 길다 싶더니 한아름의 글들과 함께 등장하신 회원님들.
역시 쉼표는 중요한가봐요.
글쓰기도 습관이라는데  꾸준한 창작활동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