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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시민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7-12-11 19:00    조회 : 5,991

젊은 시절 현기영 소설가는 그 당시 대부분 문인들처럼

카뮈와 사르트르 등 프랑스 작가에게 매료된 적이 있었습니다.

카뮈의 <<이방인>>에서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이 눈부셔서 살인을 했다는

뫼르소의 부조리한 행동은 그에게 새로운 비전을 일깨워 주는 듯했습니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는 어느 대학 강연에서

카뮈가 자신의 그 잘난 부조리 철학을 대서특필하기 위하여

뫼르소로 하여금 아무 이유도 없이

알제리 아랍인을 죽이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식민지 알제리의 아랍인들이 점령국 프랑스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절망적 투쟁을 벌이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필이면

무고한 알제리 아랍인을 골라 죽일 수 있느냐는 것이었지요.

1980년대 필독도서였던 프란츠 파농의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의 영향을 받은 결과였습니다.

저명한 혁명 사상가였던 파농은

알제리의 독립투쟁 조직의 핵심 멤버였습니다.

 

알제리 출신의 카뮈는 작품들 대부분이

알제리를 무대로 삼을 만큼 알제리를 사랑했으나

자신을 알제리 이전에 프랑스인이라고 여겼습니다.

식민지 알제리인들이 처한 곤경을 동정하여 돕기도 했으나

독립투쟁에 대해선 반대했습니다.

알제리를 포함한 식민지들은 프랑스의 일부여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 때 그의 처신이 비판을 받자 그는

알제리의 독립과 독립투쟁이 정의일지라도

그것이 가족들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정의에 앞서 어머니를 지키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알제리 독립투쟁 세력과 프랑스 진보적 지식인들을

크게 실망시켰습니다.

공동체의 공동선보다 개인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카뮈에게 있어서 알제리의 독립은 정의가 아니었고

식민지들은 프랑스의 일부여야 한다는 그의 소신은

위의 발언 자체에 어폐가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사르트르는 알제리 독립투쟁을 적극 지원했는데 얼마나 정열적이었는지

그 투쟁이 사르트르의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였습니다.

그는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을 상대로 사악한 전체인 사회와 싸웠습니다.

이런 활동 때문에 조국 프랑스를 거역하고 제 나라 동포를 심문한다고

우파들로부터 맹렬한 공격을 받았습니다.

카뮈와 사르트르 둘 다 실존주의 대표 작가였지만

그들이 걸어간 길은 이렇게 달랐습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카뮈는 식민주의자,

노벨상을 거분한 사르트르는 반식민주의자였던 것입니다.

 

또 한 사람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클로드 시몽은

원폭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같은 식민주의인 주제에 일본을 비난했습니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이 특히 아시아인들에게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은 명백한 사실임을 천명했고

천황제와 일본의 제국주의를 비판했습니다.

사르트르와 오에 겐자부로는 강대국의 애국주의는 최악의 범죄

즉 식민지에 대한 가혹한 억압과 전쟁을 초래할 뿐이라는 신념을 잃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이 진정한 작가, 진정한 지식인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도르노의 경구처럼 사악한 전체인 사회에 맞서 저항한

시민의 적이면서 최후의 시민이야말로

진정한 지식인, 진정한 작가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 공부한 현기영 소설가의 수필집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에서

마지막 시민편을 요약했습니다.

이 수필을 통해 우리는 많은 역사적 팩트와 진실을 배웠습니다.

카뮈를 무조건 훌륭한 작가로만 여겨왔던 우리의 믿음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네요.

사르트르가 얼마나 용감했는지도 알게 되었고요.

잘못을 잘못이라고 시인할 줄 알았던 오에 겐자부로도 멋집니다.

수필의 역할이 참 광범위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쓴 수필 한 편은 어떤 감동과 깨달음을 줄까요?


진미경   17-12-11 23:00
    
후기 잘 읽었습니다. 한 편의 수필을 통해 까뮈와 샤르트르,클로드 시몽,오에  겐자부로 등 지식인의 모습을
알게 되었네요.  사악한 사회에 맞서 항거한 마지막 시민의 모습을 샤르트르와 겐자부로에게서 발견합니다.
최후의 시민이야말로 지식인의 본 모습이겠지요. 울림이 컸어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올 해 처음으로 발이 시렸습니다.
강추위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2017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일산반님들 건강한 12월 되시고 내 년도 화이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