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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은 쓴 소주 같은 달, 근데 교수님 글도 합평 받나요?(종로반)    
글쓴이 : 선점숙    17-12-02 04:11    조회 : 3,182

딥러닝실전수필(11월 30일, 목)

-11월은 쓴 소주 같은 달, 근데 교수님 글도 합평 받나요?(종로반)

11월 마지막 수업. 11월은 끼인 달, 이도저도 아닌 달, 양다리로 버티는 실존의 달, 안주 없이 들이켜는 쓴 소주 같은 달! 그럴 싸 그러한지 오늘은 생뚱맞게 교수님 수필 <무게>에 대한 깜짝 합평이 있었다. 한국산문 회원작품 난에도 실려 있는 글이다. 교수님은 조마조마, 오늘 따라 유독 해쓱한 얼굴에 유독 목소리까지 떨렸는데.... 합평 글을 제출하는 문우님들의 심경을 헤아리게 되었다는 후문. 반원들은 작품의 완성도와 문학성에 놀라면서도 작심하고 ‘옥(玉)의 티’나 ‘옥의 뼈’를 추려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켠 채 글을 째려보았다. ‘안광(眼光)이 지배(紙背)를 철(徹)하다!’ 그러게 처음부터 그랬더라면 수필 잘 쓸 텐데..... 다음은 합평 때 중구난방 오간 자유토론 내용이다.


1. 난상토론

“다양한 무게의 양태가 짧은 글 속에 적당한 무게를 잡고 있다.”

“아내의 잠버릇으로 시작하는 서두가 글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가벼우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은 심리적 무게가 한 줄로 꿰어 있다.”

“매 문단 어떤 형태로든 서로 다른 ‘무게’에 대한 언급이 있어 짜임새가 있고,

노래 ‘한오백년’으로 연결되는 마무리가 마음의 현(絃)을 건드린다.”

“결국 한(限)과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마지막의 무게가 우리를 처연하게 하도다.

우리가 모두 숙명적으로 안고 가야 할 인생의 무게가 아닐까 싶다.”

“‘마찬가지다’라고 단정했는데 ‘듯싶다’라고 완곡하게 표현해야 하는 거 아녜요?

“근데 잠깐, 본문에 언급된 영혼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누구 아시나요?”

잠시 영혼의 무게에 대해 시끌벅적, 왈가왈부. 그런데 편차가 컸다. 3그램에서 13그램까지. 누가 영혼의 무게를 실제 재어본 적 있나요? 아니 영혼이 진짜 있는 걸까? 어쨌거나 잠시 육체와 영혼의 관계를 궁구(窮究)하며 모두 숙연해졌는데...

보다 듣다 못 한 신안군 출신 안해영 반장의 일갈로 상황이 일시에 종료됨.

“아따, 그냥 OK 주고 가자고요! 송년회 장기자랑 연습해야 되니까.”


2. 수필 감상

딥러닝실전수필(D-2)

무게

(...중략)

잃어버린 것의 무게는 잃어버리기 전보다 무겁게 다가온다. 놓쳐버린 작은 조각의 무게는 남겨진 전체 무게의 합(合)과 같다. 퍼즐은 마지막 작은 블록으로 완성되고, 깨진 거울이나 꼭지가 떨어져 나간 도자기는 온전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겨울날 장갑 한 짝을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두 짝을 모두 잃어버린 셈이었다. 성경에는 ‘선한 목자’의 비유가 나온다. 길을 잃은 1마리 양의 무게는 다른 99마리 양의 무게를 합친 것과 다를 바 없다.

구체적인 사물이지만 무게를 마음속으로 계량할 수밖에 없는 소소한 것들이 있다. 창틀에 내려앉은 눈송이, 공중을 부유하는 홀씨, 곤충의 빗살무늬 날개, 갓 부화한 병아리의 솜털, 하늘로 올라간 헬륨 풍선, 손만 가까이 대도 기척을 알아차리고 하르르 닫히는 미모사…. 도대체 무게가 있을 성싶지 않은 현상도 있다. 끌탕처럼 피어오르는 먼지, 동심원을 그리며 번져나가는 물무늬, 소멸하려 하늘로 흩어지는 연기, 햇볕과 더불어 자취를 감추는 안개 알갱이…. 사람이 죽었을 때 육체를 빠져나가는 에너지 생명체[靈魂]의 무게는 또 얼마나 될까?

사람은 평생 심리적 무게를 안고 사는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든 잊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둔 한과 자책이 있을 법하다. 남몰래 짓는 한숨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간절히 바라면서도 꿈꿀 수 없고 돌이킬 수 없을 때, 그 원망(願望)의 무게를 어찌 가늠할 수 있을까? 마음속 돌멩이는 켜켜이 쌓여 돌탑이 되었다가 소리를 내어 구른다. <한오백년> 구슬픈 가락에 돌덩이를 실어낸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지 말고~ ”.


3. 글쓰기 책의 이구동성 꿀팁

아래는 중앙일보에 'DEEP INSIDE-평생 글쓰기 시대'에서 따온 표정훈 출판평론가의 글이다. 글쓰기 분야 책이 무려 1,700여 종이나 된다고. 그중 스테디셀러 4권을 골라 소개했다. 그런데 고수들의 비법이 우리 종로 반에서 ‘늘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려버린’ 이야기여서 개 깜짝 놀랐다.

가. <유혹하는 글쓰기>-스티븐 킹

글쓰기에서 정말 심각한 잘못은 화려하게 치장하고 어려운 낱말을 골라 쓰는 것이다. 수동태로 쓴 문장은 나약하고 괴롭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副詞)와 형용사(形容詞)로 뒤덮여 있다. 글쓰기의 기본은 문장이 아니라 문단 운용이다.

나. <대통령의 글쓰기>-강원국

글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 자기만의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제기하고자 하는 주제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전하려는 내용을 전할 수만 있다면 글과 문장은 짧을수록 좋다.

다. <글쓰기의 최전선>-은유

자기 관점에서 질문하고 생각하는 독서를 통한 사유 연마가 중요하다. 글을 소리 내 읽고 다른 사람의 가감 없는 평가를 듣고 감응하는 합평도 필요하다.

라. <기술만으로 잘 쓸 수는 없다>-유시민

취향 고백과 자신의 관점을 구분하고,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감정과 생각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는 것이 필수적이다.

* 위 4인 멘토의 조언을 요약하면, 많이, 깊이, 짧게, 다시!


3. 종로반 동정

조금 이른 강의를 끝낸 후 한산 송년회 무대 연습을 웃음 반 실수 반으로 마무리 짓고 ‘번지 없는 주막집’으로 향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서로가 헤어짐이 아쉬워 에프 터를 마다하지 않는다. 서로 개인사도 얘기하며 정분을 쌓아가는 시간이다.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친목도 중요하다는 생각들이다. 교수 글 ‘무게’라는 작품을 합평하며 역시 교수다는 감탄의 여운을 함께 한 시간이었다.


4. 우리말 바루기 연재(16회)

?들추다 : ①지난 일, 숨은 일을 끄집어 일으키다.

②물건을 찾으려고 자꾸 뒤적거린다.

들치다 : 물건의 한쪽 머리를 쳐들다.

?등쌀 : 몹시 귀찮게 구는 것.

등살 : 등의 살.

?떼다 : 간판을 떼다. 사이를 떼어 놓다. 손을 떼다. 편지를 떼어 보다.

시치미를 떼다.

띄다 : 귀가 번쩍 띄는 이야기. 눈에 띄다. 띄어쓰기. (뜨이다)

띄우다 : 배를 띄우다. 메주를 띄우다. 간격을 띄우다. 전보를 띄우다.

띠다 : 허리띠를 띠다. 사명을 띠다. 노란색을 띠다. 노기를 띠다. 미소를 띠다.

※운을 띄우다(×) → 운을 떼다(○)


안해영   17-12-02 20:38
    
모든 물체는 무게를 가지고 있다. 사물의 무게는 의식에서 느끼는 무게가 되고, 감정의 무게는 기분과 직결된다.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무게들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고도의 표현 기술이 필요하다. 김창식 교수의 무게는 그런 면에서 글 쓰는 사람에게 일종의 글쓰기 훈련 교본으로서의 큰 자료 역할을 한다. 일상에서 느끼는 것이 무게만 있을까? 곰곰 생각해 보면 무수한 글쓰기 자료가 이처럼 깊은 사색의 결과물이 되는 것 아닐까? 글쓰기를 쉽게 생각하고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 자신을 반성하게 하는 글 '무게다.
선점숙   17-12-02 21:27
    
역시  안샘은 모든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능력이 있네요.ㅎㅎ 무게를 읽고서 많은 생각을 했네요. 전 아버지, 가장의 무게가 심리적 무게를 빼더라도 그보다 무거운 무게는 없을것 같은 생각이드네요. 모두 책임감의 무게일까요?  나이가 들수록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버리는 사람이 되었음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글을 잘쓰고 싶다는 욕심의 무게도 버려야되는것 아닐까요 ?
윤기정   17-12-04 01:53
    
시간의 끝만 같았던 11월의 기억들을 구르는 낙엽에 얹어 보냅니다. 섣달이 정월을 잉태했음을 생각하며 내년도 살아볼만 할 것이라고  애써 마음을 추스려 봅니다. 문우님들과 함께 올 마무리 잘 하고 싶습니다.
김기수   17-12-04 14:36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를 안고 아침을 연다. 가볍게 기지개를 펴고 누르는 무게라도 떨어내려 목간통으로 향한다. 불어나는 때의 흔적이 내 삶의 무게와 더불어 흐른다. 유쾌 상쾌 통쾌한 마음을 가다듬고 어지럽게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쳐다본다. 머리를 흔드는 거추장스런 두발의 무게도 멀리 하고 싶다. '짜르자' 시원하게. 무게같지 않은 무게를 날려 버리고 집으로 향한다. 바람부는 날, 시원하기만 하다.  60,70 팝송에 무게날리듯 가벼운 시간이다. 현장감 느끼는 합평후기에 다시 교수님과 예리한 문우님들이 떠오른다. 아쉬운 한장의 달력을 바라본다.
류미월   17-12-05 13:54
    
꽁꽁 언날  창가에 앉아 쬐는 따스한  햇살의
고마움은  평소보다 서너배 감사함의 무게감을 주네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평온함 속에서 쿵쿵~~깊이울리는
좋은글을 쓰고 싶어지네요~~^^

종로반 홧팅입니다
송년 장기자랑연습도  잘하시고요~~^^
     
선점숙   17-12-06 23:11
    
류샘!  함께 참여해서 이쁜 몸짓으로 종로반을 빛네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