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실전수필(11월 16일, 목)
-신(神)이 두 번 죽나요?(종로반)
두 편의 작품에 대한 2차 합평을 마치고 ‘트라우마(Trauma)와 사후성(事後性)’을 주제로 인문학 강의가 있었다. 수필 역사 100여 년이 되어 가는데 다른 예술이나 문학 장르와 비교하면 수필은 서정 수필이 주류인 채로 형식이나 구성, 표현 등의 진척이 거의 없는 현실이다. ‘트라우마(Trauma)와 사후성(事後性)’에 대한 강의를 통해서 수필 소재의 다양화를 통한 변화의 방향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1. 회원 글 합평
윤기정 님의 <다낭 차례>는 1차 합평에서 격론을 벌였던 부분을 수정하여 한층 의미가 명료해졌다. 수정된 부분에 밑줄을 그어 먼저 작품과 비교하기 쉬워 합평의 결과랄까 효과를 시각적으로 파악하기에 좋았다. 접속사의 사용은 자제되어야 하나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교수님의 조언이 있었다. 작가가 곳곳에 배치한 탁월한 소설적 장치(복선, 반전, 심리 묘사, 역순 행의 사건 배치...)가 주제를 강화한다. 결미 부분의 여덟 번째 문단은 분량을 줄이고, 마지막 문장은 삭제하여 반전의 여운을 남긴 채 맺는 것이 낫겠다는 의견에 모두가 공감하였다.
김기수 님의 <아내의 여행>에 대해 지난 강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박현분 용산 반 반장의 평설을 듣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작가가 본인의 트라우마를 드러내고 치유의 과정을 보여주는 소재가 특이하고 가감 없는 표현이 진솔하다. 다만 중첩된 의미의 문장이 껄끄럽다”라고 지난주 종로 반에서 거론된 내용을 정확히 짚어냈다. 문우들의 시선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들른 에세이스트 이문봉 작가도 신인이 다루기 어려운 소재여서 놀랍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장이 간결해졌으나 가지 쳐내기 작업을 거듭하기를 당부하였다.
# 한줄 팁
산문은 난해한 시가 아니다. 산문의 생명은 소통에 있다! ‘주어+동사+(목적어)’로 이루어지는 문장이 가장 명료하다. ‘부사?형용사?감탄사?접속사’의 남용은 글을 천박하게 한다. 꼭 필요한 때에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2. 인문학 강의
-프로이트가 ‘꿈의 의미(Traumdeutung)’에서 밝힌 무의식의 세계는 인류의 문화, 역사, 철학과 정신사를 바꾼 지동설, 진화론, 신의 죽음(?)에 버금가는 발견이자 사건이다. “지구가 돈다!”(코페르니쿠스) “인간은 동물이 진화한 것이다.”(다윈) 이쯤 해서 니체가 끼어듭니다. “신은 죽었다!” 그러니까 “인간은 동물이 진화한 것이며 그것도 병든 동물이다!”(프로이트) 돌연 이덕용 왕언니가 깜짝 이의를 제기합니다. “신(귀신?조상신)이 한번 죽었는데 또 죽나요?” 교수님이 궁색한 답변으로 위기를 모면하는군요. “신도 두 번 죽을 수 있거든요. 신이 무얼 못 하겠어요?”
-흔히 정신적 외상(外傷)이라고 일컫는 트라우마(trauma)는 ‘어린 시절 우연히 만난 정신적 외압이나 심리적 억압은 무의식에 쌓이며 반복적으로 회귀하며, 무의식에 잠재한 아픈 기억이 연기(Verspaetung?delay)되어 훗날 환기, 작용하는 방식을 사후성(Nachtraeglichkeit?carrying upon)’이라고 한다.
- 한편 때로 억압된 욕망은 꿈(潛在夢(몽))에서 대리 적으로 또는 위장된 상태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트라우마를 가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억압된 의식이 발현될 계제(나중의 사건과 정황)가 없어서 트라우마가 없는 것처럼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답니다. 조금 어렵다고요? ^^ㅋㅋ
-수필 소재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김기수 님의 <아내의 여행>에서 볼 수 있듯 개인의 무의식에 잠복한 상처를 소재로도 글을 쓸 수 있다. 주제의 깊이, 소재의 다양화, 구성에 변화를 주어 수필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일상과 신변 이야기를 벗어나 구원, 인간 정신의 고양, 사회구성원의 책무, 소외된 이웃에 대한 연민, 꿈과 무의식의 세계까지 소재로 삼을 수 있다. 존재와 존재자의 관계와 간극을 수필적인 표현과 방법으로 다루어 경계와 저변을 확충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해보자! 교수님의 꿈을 엿볼 수 있고 같은 꿈을 꾸고자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3. 종로반 동정
한국산문 송년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우리 종로 반이 장기 자랑을 할 차례. 안해영 반장이 고심 끝에 준비해온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강의가 끝난 후 좁은 강의실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나나 무스쿠리의 노래 에 따라 몇 차례 동작을 맞추었다.
에세이스트 이문봉 작가와 용산 반 박현분 반장님의 뜻밖의 방문으로 더욱 알찬 합평과 강의가 되었다. 두 분은 오래전부터 익히 알고 지낸 문우인 양 종로 반 분위기와 합평 방식에 완전히 녹아들어 감탄스러운 의견을 개진하였다. 전주식당에서 함께 한 뒤풀이도 정겨웠다.
4. 우리말 바루기 연재(14회)
?두덩 : 우묵하게 빠진 곳 가장자리의 약간 두두룩한 곳. ※눈두덩
두럭 : ①노름이나 놀이로 여러 사람이 모인 떼. ②여러 집이 한데 모인 집단. ※‘논두럭’은 비표준어 두렁 : 논이나 밭의 가장자리에 작게 쌓은 둑이나 언덕.
둔덕 : 두두룩하게 언덕진 곳.
?두드리다 : 대문을 두드리다.(소리가 나게 여러 번 치거나 때리다)
두들기다 : 두들겨 패다.(함부로 마구 때리다)
?뒤채다 : 너무 흔해서 발길에 걸리다.
뒤치다 : 엎어진 것을 젖혀 놓거나 젖혀진 것을 엎어 놓다.
?뒤처지다 : 대열에서 뒤처져 낙오자가 됐다.(뒤+처지다).
뒤쳐지다 : 뒤쳐진 책 속에서 편지가 나왔다.(뒤집혀 젖혀지다. 뒤치다+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