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호반 풍경
* 낙화의 꽃을 피운 은행잎이 길 가에 넙적 드러누웠습니다. 행인들이 짓밟았죠. 울지도 않습니다. 온 세상이 ‘만추’라는 자연 패션으로 우리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가을 따라 발길을 돌렸던 우리반 님들이 가을을 마시고 다시 제자리로 왔습니다. 수필이 넘쳐 나올 줄 알았는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딱 1편이 나왔다니까요.
단풍 물결에 현혹되어 입으로 터져 나온 말 “나, 연애해도 돼?” 지면 위에 수필로 연애하기는 아직 좀 이른가 봅니다. ‘우주’라는 광범위한 지면 위에 ‘몸’이라는 붓으로 끌쩍 거린 후 문자를 타고 대걸작이 나올겁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 신입회원 김혜원 님 환영합니다. 아직도 문학 소녀의 맛이 가지 않으신 회원님.
겪어오신 삶의 씨앗들. 산문 밭에 맘껏 뿌려주십시오.
♣ 창작 합평
* 류금옥 님 <기분 좋은 날>
* 잘 쓰셨다고 교수님이 칭찬하셨습니다.
* 제목은 ‘기분 좋은 날’ 보다는 ‘밥은 내가 살게’로 고치면 어떨까요?
* 글 중에 나오는 인물의 관계를 좀 더 명료하게 (예를 들면 수아는 외손녀. 미카 엘은 친손자)
* 끝부분의 반전 효과로 앞부분의 글이 명확하게 살아나서 좋았습니다.
♣ 한국산문 11월호 맛보기
* 시의 3단계 ㉠ 자신의 느낌말 ㉡ 타인, 대상을 관찰 ㉢ 언어 비틀기(너무 비틀 면 난해해 버린다) 타인, 대상 관찰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습니 다)
대표적인 시를 소개했습니다.
반달
정호승
아무도 반달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반달이 보름달이 될 수 있겠는가?
보름달이 반달이 되지 않는다면
사랑은 그 얼마나 오만할 것인가?
* 잠언적인 요소를 강요하다보면 형상화가 부족합니다. 문학은 도덕 교과서가 아 니랍니다. 문학은 관찰이 중요합니다. 서정과 해학이 겸비하면 독자의 심장을 강하게 동요시킵니다.
* 관찰과 사실 나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주제와 연결되는 자신의 인생 흔적을
가미해야만 문학의 맛을 풍깁니다.
* 첫문장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산문 11월호 22쪽 정태헌 님의 글에서
돌아보면 어디쯤 ‘원수 같은 놈’ 하나 있게 마련이다.- 호기심을 가져옵니다.
* 정보나 숫자의 나열은 문학성을 떨어뜨립니다.
( 예. 여기서 얼마 정도의 거리입니까? ‘1.23㎞’의 거리 보다는 ‘담배 한 대 피 울 정도의 거리’로 표현하면 효과가 높습니다.)
♣ 깔깔 소통
* 만추의 가을 낭만은 우리의 세포 속까지 파고 들었답니다. 거리에 나뒹굴어진 낙엽을 보며, 산야에 펼쳐진 만산홍엽을 보며 심장은 쿵쾅거리며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 혀를 타고 나오는 말. “우리 여행갑시다.”
조선근 님이 솜리에서 점심을 쏘시고 우린 다시 수다방 찻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우리반 깜찍 스타 정선생님의 톡톡 튀는 깔깔 소통은 감칠맛이 인기 드라마보다는 한 수 위였답니다. 그 제스추어며 표현 기술은 유명 배우를 능가 했습니다. 오늘 커피값 쏘는 분이 화제의 주제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야 제 가 맡았죠.
오늘의 토의 주제 : 남편 왈 “나 , 연애해도 돼?” 부인은 뭐라고 답할까?
( 그것도 70대 중반의 남편. 사실 이 얘기는 11월호 '연금지'에 실린 얘기입니다.)
뭐? 연애라고요? 수필과 연애하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다 음 주 수필 한아름 안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