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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산에 물든 단풍 탓! (분당반)    
글쓴이 : 이화용    17-11-01 21:31    조회 : 2,275

김정미 반장이 1교시 인문학 수업만 듣고 중요한 일로 급히 다녀올 곳이 생겼답니다.

저는 요즘 수필반 수업만 듣고 있지만 땜빵으로 오랜만에 수필반 수업 풍경을 그려봅니다.

 

<오감 여행 유감> 문영일

<제발, 컴백홈> 김윤미

<산사(아가위)> 이은옥

세편의 합평이 있었습니다.

**단상(斷想), 유감(有感), 또는 무제(無題)등은 유혹을 떨치기 힘들 정도로 매력(?) 있는 어휘들이지요.

하지만 제목으로 되도록 쓰지 말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오감여행>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매끄럽게 잘 쓰셨습니다.

**우리는 글 속에 뭔가 꼭꼭 채워 넣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지기도 합니다.

다짐, 마무리... 빼도 좋지 않을까? 좀 아깝다, 일단 넣어보자. 고민하다가 결국 집어넣고야 맙니다.

과감히 생략하면 여백이 생기고, 독자가 사유할 자리도 마련되지요.

**김윤미 샘의 글은 <톰 소여의 모험>보다 더 재밋다는 독자의 호평을 들은 글입니다.

저도 참 재밋게 읽다가 끝에 가서는 마음이 쨘~해 지더군요.

궁금증을 자아내는 열린 결말이 일품입니다.

**상투적인 표현 vs 낯설게 하기.

, 또 여기서 걸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끝없이 배워야하는 존재…….

 

아마도 날씨 탓일 겁니다. 온 산에 물든 단풍 탓일 겁니다.

우리 분당반 문우님들, 요즘 무척 寡作이십니다. 저를 포함해서.

세 편 합평을 마치고 백석 시인에 대한 모든 것을 열강해 주셨습니다.

얘기의 단초는 향처와 경처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많은 여인을 거느린(?) 백석 시인. 그 중 한 여인에게 무려 네 개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본명은 김진향이지만 영한, 자야, 길상화라는 이름을 가졌으니 이 여인에게는 이토록 다양한 정체성 있었다는 얘기지요. 이쯤은 되어야 시인의 마돈나?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나린다로 시작되는

1938년에 나온 <<여>>이란 잡지에 실린 시입니다. (맞춤법은 원문을 옮겼습니다.)

눈은 푹푹 나리고/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어데서 힌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 응앙 울을것이다.” 이렇게 끝나는데,

눈이 나리는 것과 내가 나타샤를 사랑하는 것이 무슨 관계람?

<흰 바람벽이 있어>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마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아………

통영의 '란'이라고 알려진 또 한 여인을 그리며 쓴 시랍니다.

시인의 불륜은 원죄다? 면죄부를 주는데 동의하시나요?

백석의 시에는 이념이나 정치, 민족의식 따위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대표적 이념지인 <<창작과 비평>>사에서 백석문학상을 운영한다고 하네요. 

1997자야가 낸 2억원의 기금으로 백석문학 기념사업회가 제정되었답니다.

그런데 백석 시집의 인세는 다 어디로 가는 거냐는 문영일샘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러게요.

 

김형수님의 저서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에 실린 <인식의 도구들>이란 글을 공부했습니다.

진과 선과 미는 동일선상에 놓일 수 없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작동되는 도구라는 내용인데 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수업의 말미는 멋진 4교시였습니다. 설화영 선생님의 신입인사가 있었습니다.

화통하게 쏘셨고, 환영한다는 건배사로 막걸리 잔을 부딪쳤지요.

물론 김정미 반장님도 일을 마치고 흰 머플러를 휘날리며 달려와서 같이 즐겼습니다.

설화영 선생님, 분당반에서 좋은 시간, 알찬 결실 거두시길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 어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국화꽃 향기가 물씬 나는 만추에 우리 샘들 평안하소서.


김정미   17-11-02 00:11
    
역쒸 쏼아있네요~~~
꼼꼼한 후기에 감사드립니다.
자야(子夜)는 백석이
기녀 진향에게 지어준 아호
이백의 시 자야오가(子夜吳歌)를 발견하고
두 사람끼리 부르는 은밀한 아호였다.
백석 본명은 백기행, 기연으로도 불렀다.
필명은 백석(白石, 白奭)인데
주로 白石으로 활동했다.
월요일 한산 가을심포지움에서
배수남 홍보부장이 백석시인을 색깔로 나타낸다면
무슨색이냐는 질문에
유성호 교수님은
흰 당나귀, 흰 눈, 흰 바람벽이 있어 그리고
그의 이름자에 채색된 백(白)!
오늘은 흰 국화 한 다발 품에안고
메모리얼 파크에 다녀왔습니다.
흰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이 한 밤 그대의 나타샤가 되기에
충만한
하얗고 흰~~~

설화영샘!
잘먹었습니다.
이화용샘!
후기 써 주셔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김정미   17-11-02 00:17
    
청시(靑枾)
                      -백석-

별 많은 밤
하누바람이 불어서
푸른 감이 떨어진다 개가 짖는다
     
이화용   17-11-03 00:08
    
백석의 시 중에서 저는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라는
제목을 외우기도 힘든 시도 좋아해요.
제가 가진 결핍의 정서를 슬쩍슬쩍 건드리는데............
아주 쉽고 평이한 언어로.

저는 詩란
말을 아끼고 의미를 함축하고
곧은 맘을 곧바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었나 봐요.
아, 詩란 이렇게 써도 되는 것이구나!!


(생략)
.
.
.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서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게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턴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
.
.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승종   17-11-02 06:37
    
백석이 많은 여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를
교수는 많이 열거 했지만,
백석과 같이 어느 남자가 많은 여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의 타고난 재능이다. 타고난 재능없이는 뛰어난 문학도
많은 여인의 사랑도 받을 수 없다.
후천적인 노력을 넘어선 천부적인 재능이다.
     
이화용   17-11-03 00:14
    
재능 없는 사람은 뛰어난 문학을 할 수 없다는 말씀은 동의 하지만
여인의 사랑도 받을 수 없다면 그 인생 너무 가련합니다. 가혹합니다.ㅠ ㅠ
여인의 사랑은 한 없는 것이어서, 또는 맹목의 것이어서
재능이나 능력, 재력을 불문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ㅎ ㅎ ㅎ
안명자   17-11-02 07:18
    
반갑습니다. 김정미선생님, 이화용선생님.
지난주에는 두분의 글을 통해 남한산성을 새롭게 읽을 수 있어서 수지 맞았었지요.
이따금 목이 마를땐 이방에들어와 갈한 목을 축이곤 한답니다.
우리반 찾아주신 정미샘 무지 반갑습니다.
화용샘은오래전부터 제게 친근하게 자리하고 계신 분이시지요.
늘 두분의 후글은 많은 것을 남겨 주십니다.
오늘도 백석을 더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화용   17-11-03 00:21
    
안명자 선생님, 이사회에서 뵙게 되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병환중이시라는 말씀을 듣고도 마음으로만 안타까워 했지
위로 말씀 한마디 전하지 못했는데, 한결 밝고 건강하신 모습을 뵈니
다행이고 마음이 놓이네요.
선생님의 진솔한 삶이 느껴지는 글, 자주 보고 배우게 되길 희망합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정미   17-11-05 20:17
    
안명자 선생님!
이리 친히 발자욱을 남겨주시다니요
감사합니다.
감기가 오려고 해서
생강차, 쌍화탕, 폭풍투하 하고 있답니다.
안 선생님! 
모쪼록 건강히  잘지내시고
건필하십시요.
고맙습니다.
이화용   17-11-03 00:31
    
오늘 한국산문 이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이사회 10주년 기념식과
<<한국산문 이사회 에세이 45선>>의 출판기념회도 겸해서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10년간 한결같이 이사로 한국산문의 발전에 기여하신 15분께
감사장을 전달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우리 분당반에서는 황빈선생님께서 10년의 세월 동안
한국산문 이사로 문학회에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장을 받으셨습니다.
황빈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우리반 문우님들께도 알리고 싶어서 소식을 전합니다.
또한 임헌영선생님의 건강하고 한결 같으신 모습을 뵙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김정미   17-11-05 20:23
    
그러셨군요!
한결같이 묵묵히
헌신(?)해 주신 선생님들이 계셔서
<<한국산문>> 이 이토록 빛날 수 있다는거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한국산문 이사회 에세이 45선>> 출간도
축하, 축하 드립니다.
황빈마마이하 이사님들!
고맙습니다.
문영일   17-11-03 14:03
    
격조 있군요.
이 후기를 그대로 인쇄해도 멋진  수필이 아닌가!
댓글들도 모두 기막힌 글들이고요.
안명자  선생님까지 찾아주셔서 더 더욱 빛이  납니다.. 
공연히 제가 토를 달아 이 란  버릴까봐 걱정을 하면서...
애고.  갈아 탈  전철을 지나쳤네!
     
이화용   17-11-04 20:19
    
댓글 쓰시느라 정류장 놓치셨다구요?
애고, 어쩌나... 감사합니다.
샘께서 매주 글을 써 오시지 않으면 우리반 합평시간은 어찌되려나?
수첩 가득 스케쥴로 꽉 찰 정도로 바쁘시면서도
열정적으로 수필 한편씩 써오시는 샘의 에너지가 정말 부럽고 놀랍습니다.
          
김정미   17-11-05 20:25
    
ㅋ !!!!
젊은이가 못 따라가
문샘의 열정은~~~
안해영   17-11-04 22:17
    
흰 스카프를 두르고 메모리얼 파크에 다녀왔다는 김정미 반장님이 바쁜 중에도
우리 반에 다녀가셨네요. 류미월 샘의 '달빛, 소리를 훔치다' 출간 축하하러.

분당 반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고, 댓글 또한 그 차원이 4차원의 세계를 넘나드네요.
덤으로 백석의 여성 편력과 자유로운 영혼에 관한 공부도 하고요.
조계사에서 듣기만 했던 낭독보다 여기서 글로 읽으니 훨씬 설득력 있어 좋네요.
산문 반에서 읽는 시 더욱 독특해서 좋습니다.
     
김정미   17-11-05 20:27
    
아! 종로반 반장님께서 오셨네요
열정많고 실력있는 종로반!
부럽습니다.
제가 년전에 김교수님께 여쭈었지요
종로반은 시험봐서 뽑냐고~~~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