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영화 <<봄날은 간다>> 속 남자, 상우가 떠오르는 시월, 비 내린 수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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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여기에 나오면 좋아…
수업 전 교실 앞에서 만난 오길순 선생님의 말씀.
맞습니다, 맞고요.
수요일엔 기.승. 전. 무역센터 글쓰기반! 입니다.
바람이 살살 밖으로 유혹해도 그저 눈 한번 흘기시고, 모두 첫사랑의 마음으로 출석! 충성!! 하시길. ㅎㅎ.
* <<한국산문>> 10월호, 공부했습니다.
- 글은 독자를 의식하자. (글 쓴 사람이 안다고 독자가 안다고 생각하지 말자.)
- 글이 장황하게 흐르지 않도록 짧게 쓰면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쓰자.
- 제목은 언제나 중요하다. (평범한 제목은 피하고,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주제에 맞게 고르자.)
- 간결했으면 좋았을 글이 길어지면서 근황으로 그쳐 버린 것도 있었고,
바로 수필로 시작했으면 좋았을 글이 앞부분에 지나치게 정보안내를 하여 아쉬웠던 것도 있었습니다.
(문학으로서의 수필을 써야 한다는 말씀이겠죠.)
- 글은 써놓고 고치는 것이 더 어려울 때가 많으니, 대충 낳아놓고 애쓰지 말고, 처음부터 잘 낳아야 한다.
* 억울한 옥살이로 연락이 끊겨, 50년 만에 꿈에 그리던 첫사랑과 사랑을 넘은 우정의 재회를 나눈 김판수씨와 에텔의 이야기도 해주셨지요. 네이버에 기사가 자세히 나와 있네요. 읽다 보니 세월의 간극이 슬픔을 지나 역사의 아픔으로 재생되는 느낌이더군요. 선물로 받은 50송이 장미를 품은 여인은 어쩌면 스물 두 살의 그때로 돌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싶었답니다.
***
1교시 수업 후,
2교시 솜리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3교시 한영자선생님께서 사주신 디저트로 우리 모두 호강을 했답니다. 쌤~~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아홉 명은 ‘정사파’와 ‘야사파’로 나뉘어, 한쪽에선 국제 정세까지 이어지는 열띤 토론이 있었고, 한쪽에선 달달한 이야기와 야~한 이야기가 경계를 넘나들었지요. (까르르 까르르가 끊이지 않은 쪽은 어디였을까요?)
그리고도 헤어지기 아쉬웠던 다섯 명은 끝까지 남아, 캬! 누구라고는 말 못해유. 그저, 즐거운 시간이었다고만…( 특히, 설매다방과 알랭들롱은 압권이었습니다.)
***
가을 학기 새로 오신 안인순님, 3교시까지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언제나 궂은 일 맡아 해주시는 이상태 선생님, 감사하구요.
간식 준비해 주신 장정옥 반장님, 감사합니다.
이런저런 일들로 먼저 가신 선생님들, 다음엔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출석체크
- 한영자님, 성당 봉사 활동은 잘 마치셨지요?
- 고옥희님, 오시려다 체해서 못 오셨다 들었습니다. 이제 좀 나아지셨나요?
- 신성범님, 앞자리가 휑합니다. 일 마치고, 11월에 다시 오신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 임미숙님, 우경희님, 이숙자님, 긴 연휴에 좋은 곳에 여행이라도 가셨는지요. 궁금합니다.
- 결석한 선생님들, 다음 주엔 기쁘게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공지
- 10.30.2017 월요일. 한국산문 심포지엄,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
- 12.14.2017 목요일. 한국산문 송년회. 연말 계획 하실 때 참고 하세요.
- 12.20~12.23 (3박4일) 일본 문학 기행.
한국 산문 홈페이지에 좀 더 자세한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미리 준비하시고, 많이 참석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상률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서정시에 관한 말씀을 하시면서,
정호승, 안도현, 문태준 시인을 언급하셨는데요.
딴짓 하기 좋아하는 후기 작성자는, 가을이면 떠오르는 황동규 시인의 <시월>을 놓습니다.
한글자씩 정성껏 키보드를 눌러봅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가을이 성큼.
(황동규 시인은 ‘스물’이라는 젊은 나이에 어떻게 이런 시어들을 건져 올렸을까요? 모두 아시겠지만, 황순원 선생님을 아버지로 두셨으니, 유전자의 힘도 한 몫 했을까요? 아, 그렇다면 좋겠습니다. 조금 위로가 되게…)
시월
황동규
1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 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 빛 속에
울리던 목금(木琴)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3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한 탓이리
4
아늬,
석등(石燈)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 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 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5
낡은 단청 밖으론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와서…
절 뒷울 안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 보면
낙엽 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며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한 등불들이
어스름 속에서 알 수 없는
어느 하나에로 합쳐짐을 나는 본다
6
창 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끊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를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향수와 같은 것에 싸여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 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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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이걸 다 읽으신건가요?
이렇게 장황하게 쓰면 안된다는 표본을 보였습니다.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길고 긴 스크롤의 지루함을 애정으로 묵묵히 견뎌주신 선생님들, 분명 복 받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