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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적 언어는 일상 언어에 가해진 조직화된 폭력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7-09-18 19:28    조회 : 4,868

러시아 형식주의의 역사와 배경

 

러시아 형식주의는 1915년 창립된 <모스크바 언어학회>

1916년부터 시작된 <시적 언어 연구회>를 중심으로 태동되었습니다.

 

<모스크바 언어학회>의 로만 야콥슨은

1920년 대 중반 이후 러시아에서의 활동이 불가능해지자

체코 프라하에서 만들어진 <프라하 언어학회>에 가담했고

구조주의 언어학과 문학이론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모스크바 언어학회>는 일상 언어와 구별되는

시적 언어의 특수성을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시적 언어 연구회> 역시 언어의 특성, 본질, 일상 언어와 구별되는

시적 언어의 변별적 자질 등을 해명하고자 했습니다.

 

러시아 형식주의가 태동할 무렵은

인류 최초의 사회혁명인 러시아 혁명을 앞 둔 터라

국가 전체가 사회주의 시스템으로 변하면서

문학 연구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문학이론이 완성되면서

러시아에서는 형식주의적 논의가 더 이상 발을 붙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체주의였던 스탈린 치하에서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폐쇄성과 관료성은 가히 상상할 만 하지요.

 

아주 짧은 시기 동안 생산적인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형식주의는 문학을 포함한

예술 형식의 특수성에 관한 설명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성과를 냈으며

이 성과는 지금까지도 현대문학이론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형식주의가 문학의 형식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상징주의와 미래주의 사이의 논쟁이었습니다.

고골,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등

리얼리즘 소설문학의 대세에 짓눌려 있던

러시아 시문학은 상징주의 시운동을 통해 부활했습니다.

 

상징주의자들은 형식을 강조하면서

는 진실을 현현하는 가장 훌륭한 형식이며

삶의 궁극적 비밀인 신비의 수호자로 여겼습니다.

 

반면 미래주의는 기존에 존재하던

모든 형태의 낡아빠진 권위와 형식 등을 거부하고

상징주의자들의 신비주의적 경향을 혹독하게 비판했지요.

 

러시아 형식주의는 상징주의 운동에 반대하면서

미래주의자들이 행했던 형식 파격의 전통을 이어 받았습니다.

그들은 문학의 형식이나 기법이 객관적 사실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화두는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입니다.

즉 문학 연구의 대상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문학 고유의 자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들은 특정한 맥락 속에 있는

문학이라는 특수한 질료를 검토하고자 했으며

문학을 일상 언어와 구별되는 특수한 종류의 언어로 규정하고

문학 작품을 객관적 사실’, ‘문학적 사실로 간주했습니다.

야콥슨은 문학을 비문학과 구별시켜주는 문학 고유의 자질

즉 문학을 문학 작품으로 만드는 그 무엇을 문학성이라 정의했습니다.

 

이들은 문학성의 궁극적 기원을

문학 작품의 내용이 아닌 형식에서 찾았습니다.

내용을 다루는 방식이 비문학의 영역과 다르기 때문에 문학인 것이며

특수한 방식 즉 형식으로 다루어야 문학이 됩니다.

무엇을이 다루는가가 아닌 어떻게다루는가가 문제이며

어떻게란 바로 형식의 문제이지요.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일상 언어와 다르게

시적 언어의 기능은 소통이 아니며

오히려 소통 장애를 일으키며

소통의 채널을 교란시킵니다.

시적 언어는 일상 언어에 가해진 조직화된 폭력이라는 야콥슨의 말을 통해

시적 언어는 일상 언어라는 규범으로부터의 일탈이며

이 일탈을 통해 사물에 대한 지각을 새롭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러시아 형식주의에 대한 공부는 다음 시간에도 이어집니다.

문학 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신 선생님 고맙습니다!


진미경   17-09-19 11:47
    
어제 수업이 또렷이 떠오르는 반장님 후기! 어려운 이론 같지만 우리에겐 영양제 같아요.
낯설게 하기 ! 이것이 러시아 형식주의에서 시작되었음을 배움을 통해 알고 갑니다.
혼란을 즐겨야겠어요. 혼란을 통해 정신을 일깨우는 것은 축복이네요.
다음 주도 기대됩니다.
맑고 드높은 가을 하늘 , 그 아래서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되기를 ^^
한지황   17-09-19 16:39
    
언어에  폭력이 가해져야 시적 언어가 된다!
폭력이라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올랐는데
언어에 가해지는 폭력은 무죄이군요.
시적 언어가 사물에 대한 지각을 새롭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어요.
문학을 가까이 하는 우리들에게는 명언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