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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꺼비는 인간인 나와 크기가 같아졌다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7-09-11 19:35    조회 : 8,138

어느 햇빛 좋은 봄날 나는 우리 동네 근처 공원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두꺼비 한 마리를 보았다.‘ 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현기영 소설가의 수필 <두꺼비>

두꺼비를 보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진흙덩이를 던진 줄 알고 흠칫 놀란 작가가

알고 보니 진흙색의 두꺼비 한 마리가 자신의 출현에 놀라

풀쩍 뜀질을 했던 것을 알게 되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표정을 알 수 없는 대담한 퉁방울 눈, 나를 보지 않는 듯,

너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고 무시하는 듯 눈앞이 비어져 나와 있고,

입은 지퍼 달린 지갑처럼 옆으로 길게 찢어져 있었다.‘

두꺼비에 대한 묘사가 무척 실감납니다.

이렇듯 비유, 이미지로 형상 묘사를 잘 해야 좋은 글이 됩니다.

 

매끄럽고 진흙 같은 존재,

어렴풋하게 지워진 꿈속처럼 아득한 나의 먼 과거 한구석에

두꺼비가 있었다.‘

어릴 적, 약으로 먹었던 두꺼비에 대한 회상으로 들어가는 부분도 참 좋습니다.

두꺼비의 몸에서 짙은 생명력, 호소력이 전류처럼 뿜어져 나왔고,

나는 그것을 다소곳이 받아들였다.‘

전류처럼 뿜어져 나왔다는 표현도 배울 만합니다.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험상궂은 생김새,

대담하게 툭 튀어나온 퉁방울눈,

길게 찢어진 입과 쉴 새 없이 할딱거리는 턱 밑의 울음주머니,

누런색 바탕에 붉은색과 검은색이 알록달록 뒤섞인 징글맞은 경계색,

그리고 수많은 돌기들이 울퉁불퉁 솟은 등짝에 고압 전류처럼 도사린 치명적인 독,

그 당당한 자태는 빈틈없는 완전함이요, 아름다움이었다.

그리하여 두꺼비는 인간인 나와 크기가 같아졌다.‘

역시 소설가다운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문장들입니다.

두꺼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대로

완벽한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작가의 시선에 경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바람이 휘익 불어와 풀숲을 흔들어 놓았다.’라는 시적 표현까지

두꺼비라는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생물을 소재로

멋진 수필 한 편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두어 달 후 그 조그만 야생의 풀숲은 예상한 대로

운동기구들이 놓인 체력단련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끝나는 이 수필은 인간 주체 중심주의에 의해

야생동물 삶의 터전이 허무하게 사라져갔다.‘는 주제를 잘 그려냈습니다.

주체와 타자를 이분법으로 나누는 사상은 고쳐져야 합니다.

몸과 정신, 현상과 본질,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 등등

주체 때문에 타자가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되겠지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상호주체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두꺼비>라는 수필은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동유럽 여행을 잘 다녀오신 선생님으로부터 여행 이야기를 듣느라

더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귀국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애인으로부터 버림받은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이

얼마나 즐거운 여행을 하셨는지 알 수 알 수 있었습니다.

동유럽에 대한 한줄 평을 해달라는 요구에

엄청 고심하시다가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었다.”라고 하셨습니다..

평범한 말 같지만 늘 평범 속에 진리가 있는 법이지요.

평범이 점점 소중하고 좋아진다는 것은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 같습니다.

 


진미경   17-09-11 19:53
    
반장님! 후기 제목도 좋고 내용은 더 훌륭합니다.
오늘 수업에서 상호주체주의를 배웠는데 두꺼비라는 수필을 통해 감동까지 선물로 받아왔어요.
열강하신 이재무 선생님 수고많으셨습니다.

    동유럽 여행 한 줄 평 또한 멋졌습니다.  외국여행 못 가본 저는  듣는 내내 설레였답니다.
역사공부, 문학공부 더 하면 여행이 더 크게 다가오리라 생각됩니다.^*^
한지황   17-09-12 22:36
    
두꺼비를 만나서 이렇게 세심한 관찰과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는 사람과   
무심히 지나치거나 보기 싫다고 거들떠도 안 보는 사람과의 차이는
멋진 문학적품을 빚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겠지요.
사소한 사물들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띠스힌 마음과 시선을 갖고 싶어요.
미경샘에게도 두꺼비 같은 멋진 소재가 찾아와 주기를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