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반 풍경
* ‘여름’이라는 작자는 혼자 오는 법이 없습니다. 언제나 친구를 동반해서 나타나죠. 누구냐고요? 그야 ‘장마’와 ‘폭염’이라는 강도 높은 열정파를 몰고 와 대지 위에 한바탕 놀음판을 뿌리고는 떠납니다. 사실 얄밉기도 하지만 이 여름이 주는 낭만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옆에 다가와 있답니다.
지난 주에 결석하신 분들도 모두 참석하여 강의실은 꽉 찼습니다. 에어컨은 제로로 돌렸는데 냉기는 어느 틈으로 들어왔는지 추워서 벌벌 떨었습니다.
잠깐. 교수님 소식. 백화점 11층에서 멀리서 걸어오시는 멋쟁이 신사 한 분. 우리 교수님이셨어요. 그런데, 이를 어쩌죠? 다리를 다치셨대요. 뼈에는 이상이 없다니 천만다행입니다. 기어이 강의실로 출강하시는 그 열정에 제자들은 백 배의 존경심을 전합니다.
♣창작 합평
* 성낙수 님 <소녀상의 눈물>
* 이정화 님 <만원버스를 추억하며>
* 문단의장(文短意長) 이란 말 잘 새기고 계시죠. 글은 짧게, 뜻은 길게. 늘 강조 하십니다. 문장이 길면 가독성도 떨어지고 이해하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요즈음 유행하는 ‘손바닥 소설’, ‘손바닥 수필’이 독자의 인기를 모으고 있답니다.
* <소녀상의 눈물>에서는 소녀의 입장에서 글을 써야한다고 강조 하셨어요. 작가의 입장에서 글을 표현하면 주제가 흐려지겠죠?
* 글에도 적당한 음보를 넣어주면 자연스럽고 읽기가 쉽다고 말씀하셨어요. 이를테면 <만원버스를 추억하며>보다는 <만원버스의 추억>이 음보감이 있다는 거죠.
‘석 잔의 커피’는 영어식 표현이고 ‘커피 석 잔’이 자연스런 우리말입니다.
* ‘지금은 서울에서 잘 나가는 괜찮은 동네’에서 이런 글은 객관성이 약간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가변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럴 때는 ‘지금은 서울에서 잘 나가는(?)’
으로 ?표를 삽입시키면 효과가 훨씬 크다고 해요.
* 단락나누기로 가독성을 높여야 합니다. 단락은 시공간, 화제로 장문에 변화를 넣는 거죠.
♣‘열정’이 나이를 판가름
* ‘나이’ 이거 누가 만들었나요? 시간의 굴레 속에 ‘나이’라는 사슬로 꽁꽁 묶어놓고 숫자가 높아지면 ‘노인’이라 지칭하는 우리의 삶을 부정한 글을 읽었답니다. 큰 박수를 보냅니다. 법정스님이 쓴 <파블로 카잘스>는 스페인 태생의 첼리스트이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첼로의 전설입니다. 이 책에 있는 글을 인용하면
“가치있는 것에 대하여 흥미를 가지고 일하는 것은 늙음을 밀어내는 가장 좋은 처방이다. 나는 날마다 거듭 태어나며 날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 백 살이 넘는 노인들이 들녘에 나가 농사 일을 하면서, 악단을 만들어 그 투박한 손으로 규칙적인 연습을 하고 매번 정기 연주회를 갖는다.
* 이 놀라운 사실. 우리 천호반 문우들은 모두 열정이 불타는 청춘입니다. ‘수필’이라는 열정이 동행하는 한 맥박은 청년이요, 호흡은 이팔청춘입니다.
♣ 깔깔 수다방
* 알프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깜찍 스타 정승숙 님이 점심을 한 턱 쏘셨습니다.이태리에서 샀다는 화사한 부라우스와 공주형 층층 미니스커트. 예뻤습니다. 해물 순두부와 해물 메밀국수가 입맛을 돋우었고, 끼어드는 수다로 한여름 낭만을 만끽했답니다. 커피와 차는 박소현 님이 지갑을 열어 주셨습니다. 다음 주에는 류금옥 님 등단 파티가 있습니다. 그 뜨거운 열정 속에 합류하여 ‘살(生) 줄 아는 사람’으로 멋진 시간 마련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