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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일도 없었던 위대한 날' (무역센터 반)    
글쓴이 : 이신애    18-05-23 18:57    조회 : 2,136

긍정과 부정 사이에서 줄을 타는게 글일까요?

감기로 3일 엎드려 있다가 나갔더니 하늘에 바람이 불더라구요. 그것도 5월의 삽상한 바람이...

장미는 지난 주가 한참이었는지 지고 있더라구요. 바람이 머리를 풀었다 감았다 하도록  놔두다가 강의실에 들어갔습니다. 다들 놀러가셨는지 텅빈 자리를 보며 앉아있으려니 저도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래도 으쌰 힘을 내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턱을 고이고 , 듣기는 다 듣는데 기억은 왜 나지 않는거야 하는 허튼 생각 따위를 하면서요.

늦기 전에 써 둔 글들  책으로 엮으라고 하셨습니다. 글을 샘물과 같아서 퍼내면 자꾸 새물이 솟는다구요.

인터넷에서 쓰는 글과 종이글은  행간 띄우는게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이건 너무 많이 들어서 안 써도 잘 아시겠죠?'엄지 척'은 비공식어니 반드시 인용부호를 씌워줘야 한답니다.

 출판사마다  교정원칙이 다르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모든 것이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데 옛날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두꺼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요?

'포수를 믿으면  공을 뿌린다' 야구에 이기는 비결은 거기 있었어요. 서로 믿고 던지고 받는다는데 있는거요.

다음 부터는 쌤 믿고 글을 마구 뿌려볼까요?

외설이냐 아니냐 말이 되었다는 동시 하나 놓습니다.


   할아버지 불알

                                   김 창완

할아버지 참 바보같다.

불알이 다 보이는데 쪼그리고 앉아서 발톱만 깎는다.

시커먼 불알


오늘 합평 글이 4편 있었습니다.

진상 운전자를 만나           - 신성범

이렇게 재미 있는 일이       - 우 경희

오늘은 음력 3월 27일         - 심 재분

한강                               - 김 덕락

다 좋다고  칭찬 받았습니다.

모든 생명의 무게가 같듯이 모든 글의 무게는 같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 작가지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위대한 오늘이 저물고 있네요.




송경미   18-05-23 20:16
    
서로 믿고 던지고 받는다는 말 깊이 공감됩니다.
우리가 맞은 편에서 오는 차의 운전자를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자동차를 운행하겠는지요.

어제 저녁 이지영님 문자 받고 후기 걱정에
대전에서 일찍 출발했습니다.
'부왕~~' 소리내며 출발은 좋았는데 차가 너무 많아
도저히 수업 시작 전에 도착 어려울 듯하여 이신애선생님께 SOS!
감기 끝이라 아직 목소리도 돌아오지 않았는데 걱정말라고 선선히
말씀해주시고 후기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창완 등단 동시!ㅎㅎ
설영신   18-05-23 20:23
    
이신애샘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후기입니다.
이렇게 돌아가면서 쓰는 것도 새롭군요.
 
저녁에 절친이랑 전화하면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이야
그러니까 오늘도 좋았던 날이야. 그지이~~"
그러곤 하거든요.

저는 크로바를 보면 행복인 세잎은 제치고 행운인 네잎만 찾았거든요.
요즈음에는 흔한 세잎크로바를 바라본답니다.
아무일도 없는 하루에 감사하구요.

무역반 여러분이 더욱 소중해집니다.
이곳을 떠난 분들도요.

쾌청했다, 비가왔다, 미세먼지가 잔뜩 끼었다, 다시 화창하다.
변덕이 심한 봄날입니다.

이신애샘 후기 고마워요.
이리저리 챙겨준 주샘과 김화순샘 고마워요.
우리 건강하고 행복하자구요.
오길순   18-05-23 22:03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위대한 오늘이 저물고 있네요.

이신애님의 이 말씀이 얼마나 명언인지요! 저는요. 5월 내내 순간마다 죽었다 살았답니다. ^^
멀리서 며느리가 둘째를 낳는데 그 곳은 제왕절개는 없는 순전히 자연주의 출산이랍니다.
가진통을 시작으로  20 여일 진통을 하니 난산 소식만 듣는 시어미는 오로지 기도뿐...

우리 날마다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오늘 하루도 그저 한없는 감사입니다.
이신애님 모처럼 쓰신 글,제가 내일 일찍 어딜 가야 해서 오늘 감사로 숙제 끝~~~^^

저도 평생 잊히지 않는 동시 하나 있습니다. 작가는 누구인지 모르고요.


호박

호박은
부끄럽지도 않은가 봐
배꼽을 내놓고도
부끄럽지도 않은가 봐.
심재분   18-05-24 07:06
    
매듭 있는 길
                     
                      원준

 매듭이 있어
삶이라 부르는 이 길
매듭 풀고 한 걸음

발걸음 무거워지는 날
매듭을 한탄하며 매듭없는
 나의 길을 애원하는
 아이같은 기도 밤새 하였지요

매듭이 없는 길 그런 길 없더이다.
매듭이 있어 나의 길이 있더이다

매듭은 길과 길을 이어주는 고리
매듭없이는 길도 없다는 걸
걷고 또 걸어서야 알게 되었지요


전철 역에서 우연히 바라본  시가
마음에 남아 공유합니다.
이 신애선생님 봄 감기를 심하게 앓으신 가운데도 후기를
작성해 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이지영님 아이 셋 키우다 보면 한 시도 마음 놓을 수가 없을 거예요
빠른 쾌유를 기도하겠습니다.
김덕락   18-05-24 20:41
    
이신애 선생님,  호랑이 그림 같이 그렇게 무섭지 않은  명품 후기 잘 읽었읍니다. 
우리 마당에 종종 시가 등장하니 너무 멋이 있읍니다.
역시 수요반은 저력이 대단한 글 마당인 모양입니다.  문우 여러분 멋진 오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신애   18-05-25 11:05
    
감기님 제발 저 한테서 떠나주세요.
밤에도 기침하느라 잠을 잘 수 없고, 낮에는 열이 올라 앞이 잘 보이질 않아요.
그래도 어쨌든 산문 마당에 들어와 봤더니 와우 역시 수요반의 저력이 대단하네요.
시도 놓고, 무엇보다 칭찬 많이 해주셔서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그 동안 훌륭한 후기를 써온 사람 들 틈에 어깨를 으쓱하며 저도 이렇게 발끝을  쑤욱 넣어봅니다.

오래간만에  홈에 들어왔더니 '글쓰기'  창이 안 뜨는 거예요.
산문의 싸이버 부장한테 전화했더니 저는 글 쓸 자격이 없는 "저 급" 회원인거예요.
황망히 업그레이드를 하고 글을 쓰다보니  제 노트를 그저 옮겨놓는데 그칠 수 밖에요.
노트란게 들었던 것은 안 쓰고 처음 듣는 것만 쓴다 거든요.
여러번 들었다고 아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대충 옮겨  놓고 누웠지요.

산문에서 연식이 오래 되고 활동하지 않는 저를 치웠놨듯이 그저 들었음직한 말들은 대충
넘어가 주었지요.ㅎㅎ

사람은  모두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다리나, 매듭에 대해서 심 재분 님이 언급한 것을 보고 더욱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떠나서  살 수 없는게야 하고 도사같은 생각도 했지요.

삶이란  떠나면 문제 될 게 하나도 없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이겁니다.
내 주변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구나 입니다.
그런데 아프니까 그런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혼자 있는 거 같아요. 훌쩍----
수요반님 들 건강하시고 , 또 맛있는거 많이 드세요.
6월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