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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가지 아이러니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8-04-30 18:37    조회 : 2,898

그리스어 ‘euronia’에서 유래한 말인 아이러니는

감춤, 위장, 시치미 뗌, 은폐됨 뜻을 지닙니다.

아이러니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언어적 아이러니

속마음과 정반대로 표현하는 반어법이 이에 해당됩니다.

가장 보편적 아이러니로서

충청도 언어인 됐이유’, ‘괜찮아유같은 말이나

우리 똥강아지같은 말이 있지요.

반어법과 혼동해서는 안 되는 역설법

모순되는 말이지만 진실이 있는 경우입니다.

황홀한 재앙이나 찬란한 슬픔같은 말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둘째, ‘내적 아이러니

자신을 타자화하여 자신을 비판, 야유, 풍자, 성찰, 반성하는 것으로

자아가 두 개 있어서 한 자아가 다른 자아를 풍자, 야유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에는 반드시 두 개의 인물이 설정되는데

알라존과 에이런입니다.

알라존은 현실적으로 힘이 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리석고 우둔합니다.

에이런은 약자로 보이지만 지혜롭고 영리합니다.

두 인물의 대결에서 언제나 승자는 에이런입니다.

우리나라 봉산탈춤에 나오는 양반이 알라존이라면

양반을 가지고 노는 말뚝이는 에이런에 해당됩니다.

대체적으로 문학작품에서는 에이런이 숨어서

알라존을 풍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낭만적 아이러니는 이상과 현실 간의 갈등 관계를 그립니다.

<깃발>에서 바다와 하늘은 이상 세계를 뜻합니다.

그네가 묶여 있어서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와야 하는 운명인 것처럼

깃발도 묶여 있기 때문에 떠날 수 없습니다.

인간은 하염없이 이상 세계를 그리워 하지만

신이 아니므로 떠날 수 없습니다.

 

넷째, ‘구조적 아이러니는 극적 아이러니로

이야기가 있는 시에 많이 나옵니다.

영화, 소설에서 많이 사용하는 아이러니이지요.

반전 드라마에서 나오는 극적 아이러니는

재미있는 수필을 위해서도 필요한 아이러니입니다.

소설 <운수좋은 날>, 사감과 러브레터>

구조적 아이러니를 사용한 소설에 속합니다.

 

전에도 아이러니에 대해 배웠지만

열심히 들으면서 부지런히 잊어버리는 우리들을

너무도 잘 아시는 선생님은

칠판에 네 가지 아이러니를 써가며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이번에는 멀리 달아날 수 없도록,

그래서 아이러니를 잘 활용하여 멋진 수필을 쓸 수 있도록

머릿속에 꽁꽁 싸매어 놓아야겠습니다.

4월의 마지막 날은 아이러니와 함께 저물어 갑니다.

 

 


진미경   18-04-30 18:52
    
반장님, 멀리 달아날 수 없도록 후기에 꽁꽁 묶어서 알려주셨네요.
특히 극적 아이러니는 꼭 기억해야겠어요.
4월의 마지막날이 아이러니와 함께 저물어간다는 표현이 좋아요.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에 나오는 에이런이 되고 싶은 4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한지황   18-04-30 19:27
    
5월이 온다니 가슴이 설레요.
가장 아름답고 사랑이 충만한 달이니까요.
여름이 오기 전, 봄의 기운에 흠뻑 젖어보고 싶어요.
미경샘도 찬란한 봄을 만끽하세요!
공인영   18-04-30 19:37
    
이야~~ 막 잊어버리려는 찰나,
반장님이 콕 짚어주시는군요.
복습 잘 했습니다. ㅎㅎ
끊임없이 배우고 잊는 중에도
건져지는 게 있을 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주 또 잘 보내고 봬요.

오늘 못 본 미경씨, 다음엔 안됩니다!^^
찬란한 봄날도 함께 거닐자구요~
박래순   18-04-30 19:55
    
내가 평소 많이 사용하는 언어 습관이 문학적으로 언어적 아이러니 또는 반어법, 역설적 의미가 숨어 있군요. 잘생긴 친구나 가까운 사람을 만니면 속 마음과는 달리 "못생긴 너 왔니? 또는 잘났어 정말!" 등등 수 많은 반어법을 쉽게 써왔지요.
그러다가  오해하면 또 풀어줘야 하는 아이러니한 일도 생기고요. 그런 아이러니한 소통법으로 난처했던 적도 많았지요. 우리 문학인들 만이라도 오늘 배운 아이러니가 서로에게 오해 없는 소통법으로 대화가 이루어지길요. 기억력 좋은 반장님 덕에 다시 한 번 복습하고 갑니다.
한지황   18-04-30 21:00
    
래순샘의 아이러니 발휘 실력은 뛰어나지요.
평소 말씀에 담긴 아이러니로 맛깔스런 맛이 넘쳐나요.
아이러니를 소재로 글을 쓰셔도 재밌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