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14 평론반 후기
이번 후기는 두부씨와의 인터뷰로 꾸며보았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두부씨에게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 후 : 후기작성자, 두 : 두부씨 )
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2월 14일 평론반 강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두> 우선, 이정화 님의 수필, <역시 공짜는 없더라>와 선화 님의 서평, <‘어디서 무엇이 되어’를 중심으로 본 이정희의 수필세계>를 합평했어요. 그리고 유지나 영화평론가의 영화평 한 편을 교수님이 참고하라고 자료로 주셨지요. 그다음, ?한국산문?11월호 합평 발표를 정진희 님 진행으로 했지요.
그런데 이런 것은 후기작성자가 정리해서 올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왜 저에게 시키는 거예요?
너무하신다.
후> 하하, 뭘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시나요? 힘든 일도 아닌데.......
두> (눈을 흘김)
후> 하하, 그러면 이번 수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교수님의 말씀은 무엇이지요?
두> 네? 그게.........
후> 수업 시간에 또 졸았나요? 하하.
두> 네? (또 눈을 흘김) 아니거든요?
(한참 생각하다 겨우 입을 열며) 생각났어요. “죽어있는 글이 아닌 살아있는 글을 쓰세요!”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후> 아, 그렇군요. 그 말씀이 왜 인상적이었나요?
두> 네? 이유도 말해야 해요? 아........ (생각을 한참 하다가) 교수님이 이정화 님의 수필을 칭찬하시면서, 이렇게 살아있는 글을 쓰라고 하셨거든요. 자기 세계에 빠져있는 있는 얘기는 그만 쓰라고 하시면서......
후> (집요하게) 그 상황을 설명하라는 게 아니라, 왜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말해달라는 겁니다.
두> (기가 죽어서) 그게, 제가 쓴 수필들이 죽어있는 글이 아닐까 하는 반성이 들어서......
후> 아, 그렇군요.
서평에 관한 강의 내용 중엔 남는 내용이 없나요?
두> 진짜, 너무하시네요. 그거 정리하는 게 후기작성자가 할 일 아닌가요? 왜 제게 말하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너무한다.
후> 하하하, 저는 두부씨의 의견을 묻고 싶은 거예요.
두> 서평이라....서평에서는 역시 ‘인용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지요. 늘 강조하시잖아요.
후> 네, 그렇죠. 늘 인용만 잘해도 성공한다, 라고 강조하셨죠. 강의 정리 감사합니다. 그럼 이번에는 다큐씨 이야기 좀 해볼까요?
두> 네? 갑자기 왜 다큐를......
후> 요즘 다큐씨 합평에 물이 올랐다는 칭찬이 자자해서요.
두> 네? 다큐는 후기에 자기 이름 나오는 걸 싫어하는데.......
후> 다큐씨와 친구이신가 봐요?
두> (망설이다가) ‘노코멘트’할게요.
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질문인데 노코멘트라니, 재미있군요.
자, 그럼 다음 질문을 할게요. 두부씨는 평론반에 다닌 지 약 2년 반 정도 된 것 같은데요. 그동안 평론반에 다니며 두부씨에게 생긴 변화는 무엇일까요?
두> 변화요?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다는 것, 작품을 보는 눈이 발전했다는 것, 발표공포증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맥주를 자주 마셔서 살이 찌고 있다는 것?
후> 작품을 보는 눈이 생겼다는 것은, 다른 회원님의 의견과 같군요. 작품을 보는 안목이 생기셨으니, 평론을 쓰셔도 되겠네요?
두> (튀어나온 두 눈을 크게 뜨며) 네? 아니요. 절대, 네버, 놉! 아닙니다.
후> 이유가?
두> 저는 인문학에 대한 정말 기초 소양이 부족해요. 그래서 평론을 쓸 재능도, 흥미도 없어요. 하지만 다른 분들은 충분하시죠. 지금도 제 눈엔 보여요. 저분, 저분, 저분은 빨리 쓰셔야겠다. 지금 쓰셔서 빨리 등단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지요.
후> 그러면 왜 평론반을 다니시나요?
두> (갑자기 정색을 하며) 평론반은 평론가 관련 공부 외에 다양한 인문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수필 합평도 하고 있어 정말 재미있고, 제게 도움이 되어요. 저는 화요일만 기다린답니다.
후> 방금 하신 말씀은 왠지 광고성 멘트같네요? 크크크.
두> 그런가요? 크크크. 그만큼 수필가들에게 권하고 싶은 강좌라서....... 크크크.
후> 두부씨가 평론반에서 가장 산만하여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요?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만.
두> (한쪽 눈썹을 치켜뜨고) 네? 저한테 왜 이러시죠? 사실이라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참나. 제가 보기엔 다른 분들이 비정상적으로 지나치게 진지하고 열정이 있다고 봐요. 그러니 강의실에 저같이 좀 산만하고 정신없는 수강생 하나 정도 있는 게 전체의 발란스 상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안 하시나요? 네?
후> (억지로 하는 대답하는 티가 확 나게) ‘눼’에~~뭐~~
두> 그리고 저 다음으로 열등생이 바로 후기작성자님 같은데요? 제가 보기엔?
후> .......
후> 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마무리하고 집에 가야겠어요.
마지막으로 평론반을 다니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두> (기다렸다는 듯이) 식당이요. 단체로 가서 밥을 먹을 식당이 너무 부족해요. 다양하게 먹고 싶은데.....
후> 아, 네~. 그러시겠죠. 역시 먹는 이야기를 하시는군요.
두> 지금 비아냥거린 거죠?
후> (화들짝) 아, 아니요. 그럴 리가요. 인터뷰 감사했습니다. 이제 이만 갈까요?
인터뷰는 이렇게 급 마무리되었습니다. 두부씨는 평론반 회원님 중에서 가장 큰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날도 그는 대형 책가방을 메고 종로3가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습니다. 가방에 관한 옛말을 떠올리며, 저는 뒤돌아 안국역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가방만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