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역센터반의 겨울학기 개강 날이었습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후
젊은 시절의 교수님께서 문학의 길로 들어서실 때 힘이 되었던 구절들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문학, 어디에 쓰는 물건이고?>
"모든 예술은 아예 쓸모 없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 / 영국의 작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2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쓴 '옥중기'를 임헌영 선생님께서 처음 번역하셨다.)
"태양은 도덕적이지도 부도덕하지도 않다. 태양은 있는 그대로 존재한다. 하지만 태양은 어둠을 몰아낸다. 예술이 그렇다! 태양이 없을 때 그것을 창조하는 것이 예술가의 몫이다." (로맹 롤랑 / 프랑스 소설가, '장 크리스토프'로 1915년에 노벨 문학상 수상)
"태양으로는 결코 담뱃불을 붙이지 못한다. 그러나 이게 태양의 약점은 아니다. 예술도 이와 같다. 쓸모는 없지만 약점은 아니다." (토마스 칼라일 / 영국 역사가, 비평가)
"문학은 써 먹을 데가 없어 무용하기 때문에 유용하다. 모든 유용한 것은 그 유용성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문학은 무용하므로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그 대신 억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김현 / 문학평론가)
** 모더니즘이 '억압'에 대해 생각만 한다면 리얼리즘은 생각을 넘어서 직접적인 행동에 나선다.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이 갈리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내가 발 딛고 있는 땅만 중요하게 여겨 그 둘레의 땅은 쓸모 없다고 도려내 버리면 나만 서 있을 수 있을까? "
(장자)
"예술은 감동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로댕)
"예술가란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이다." (쇼펜하우어)
<--> "예술가는 의미를 부여하는 자신의 논리에 충실하다 보면 세상의 도덕적 기준과 배치될 수도 있다." (니체)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보를 위한 예술은 더욱 아름답다." (빅토르 위고 / '드골 대통령과 더불어 프랑스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근대 문학의 종말'을 고하는 이 시대에, 자꾸만 떨어져 내리는 바윗덩어리를 산정에 올려놓는 시지프의 운명에서 우리 시대 문학의 힘겨운 운명을 발견한다." (김정남 '시지프의 운명)
"위대한 작가는 그의 나라에서 제2의 정부이다. 그렇기 때문에 별 볼 일 없는 작가라면 몰라도 어떤 정권도 위대한 작가를 좋아한 적이 없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나는 문학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다른 그 어떤 것도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 (카프카)
"인간은 불안정한 균형 속에서 군중의 자아와 개인의 자아를 함께 소유하고 있다." (D.H. 로렌스 / 포르노그래피와 외설. 현재 영미권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작가다.)
"인간은 광장에 나서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인간은 밀실로 물러서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동물이다." (최인훈 / 광장 1961년판 서문)
이렇게 교수님 수첩 속에 적힌 글귀들을 함께 생각해보았습니다.
수업 시간에 들을 땐 김현 평론가의 말이 참 좋았는데 다시 쓰면서 보니 카프카의 말이 참 좋습니다..
지금. 왜 우리는 문학을 하는가?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아주 본질적인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져 본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새로 오신 다섯 분 선생님 환영합니다!!! 꽉 찬 무역센터반 최고입니다.
비엔나에 계셨던 송경미 선생님, 지금쯤이면 공항에 오셨겠지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새 학기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주실 고옥희 반장님 김화순 총무님 그리고 심재분 총무님
감사드립니다!
수요반 모든 선생님들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