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어떡하지, 연애하고 싶다 (용산반)    
글쓴이 : 임정희    18-11-27 11:28    조회 : 3,433


1교시 : 어떡하지, 연애하고 싶다

   11월 26일 오후 2시 24분, ‘연애하고 싶다’는 감정이 마음으로 쓱~.

  수업 시간에 읽고 있는 지독히 지고지순한 연애소설 때문입니다.
  식당 종업원이었던 여자, 테레사가 연인 토마시에게 말합니다. 나 때문에 당신은 인생을 망쳤다고. 의사였던 남자, 토마시는 대답합니다. 당신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고.

     “토마시, 당신 인생에서 내가 모든 악의 근원이야. 당신이 여기까지 온 것은 나 때문이야.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을 정도로 밑바닥까지 당신을 끌어내린 거는 나야.”
    “테레사, 내가 이곳에서 얼마나 행복한지 당신은 모르겠어?”
    “당신의 임무는 수술하는 거야!”
    “임무라니, 테레사, 그건 다 헛소리야. 내게 임무란 없어. 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 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3주 만에 참석한 수업.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으며 토마시 같은 남자와 연애하고 싶다는 뇌파가 흐르더니 심쿵심쿵.
  교수님은 사랑 이야기 속에 담겨진 철학과 사상, 작가의 통찰력을 강의하십니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 키치, 체코의 정치와 역사… .
  발제문을 발표하신 신재우 쌤을 비롯하여 수업에 열심히 참석한 쌤들은 성과 사랑, 신학과 철학까지 아우르고 있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감동을 지니고 끝까지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계속해서 카메라 줌인, 줌아웃 되듯 시각적으로 쓴 문장들을 살펴보며 함께 읽어봅니다.
  드디어 제가 환상적인 연애를 상상하는 키치함에서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아우라로 건너가고 있는데 수업이 끝났습니다. 만나자마자 이별이라니. 얕고, 유치하고, 몽상적인 키치한 시선에서 밀란 쿤테라의 본질, 아우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단말입니다.  
  따라서 이 후기의 미흡함은 저의 잦은 결석 탓입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네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테레사, 토마시, 사비나, 프란츠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육체와 영혼, 키치와 아우라, 안정과 혁명, 우연과 필연,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의 선택을 고민하게 됩니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읽은 우리들은 더 행복해지고, 더 풍요로운 눈빛이 되었답니다~ 

 
2교시 : 시를 노래로 듣다

시를 노래로 감상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작곡하신 신곡 정지용 시인의 <별똥>, 김수영 시인의 <채소밭 가에서>입니다^^ 가사가 된 시를 적어봅니다. 듣고 싶으시다면 용산반에 오세요~
 
  <별똥>
별똥 떠러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별똥 떨어진 곳을 마음에 두었다가 가본다하며 벼르고 있었는데 어른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곡으로 들으니 더욱 예쁩니다.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바람이 너를 마시기 전에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기운이 들어오는 이 느낌은 뭘까요?
불끈불끈 좋은 기운을 채우며 가을 학기 마지막 수업, 끝.
시어머님 병간호로 애쓰시는 홍성희 선생님께도, 결석하신 쌤들께도 좋은 기운을 전해봅니다.


김미원   18-11-27 19:37
    
와우!
제목이 확 끌어당깁니다.
임정희 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으며 연애하고 싶어졌군요.
다 늙었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역쉬, 젊습니다.

정치, 역사가 인생을 지배하는 이야기를 읽고 격동의 세월을 살았던
우리 나라를 잠시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누구에게도 임무가 없어, 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라는 구절이 꽂혔어요.
글쎄, 그 경지까지 가려면, 죽을 때가 되어야 하는 듯.ㅎㅎ
아직, 아내 임무, 엄마 임무, 할머니 임무...
애니웨이, 당위에서 벗어난 삶을 살고 싶어요.~~

다음 주 겨울학기, 백석 강의 기대됩니다!
홍성희 샘, 그동안 후기쓰시느라 수고 많으셨구요.
어머니 병구완 잘 하시고 건강한 모습 보여주세요.
신선숙   18-11-27 20:15
    
우와!
나도 임샘 따라 연애하고 싶다.
사랑은 끝도 없는 모든것!
이렇게 상큼한 후기를 쓰신 임샘, 어제는 유난히 예뻤답니다.
마지막 수업만 공부한 임샘이 이렇게 요약을 잘 하시는 탁월한 능력, 박수를 보냅니다.
무거움과 가벼움 , 사랑과 자유, 우리는 삶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네요.
홍샘의 빈자리가 허전해졌어요.
무리하지마시고 건강지키시며 밝은 모습으로뵈요.
박현분   18-11-27 20:20
    
임정희샘~    가만 있어도  예쁜 샘이  후기를  써주시니 . 말로 할수없이  감사함으로  아름다운 아우라가
가득합니다.
제가  올해  읽은  책 중  최고로  뽑힐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마무리  했던  수업이었지요
송년회에  반소개를  하라해서  기꺼이  승락하고 보니  반장은  머리가  무겁네요. 물론  김교수님이  거의  다  하시지만
부담감이  팍팍  듭니다.
결석하지  말고  모두  나와서  연습합시다.
홍성희   18-11-27 20:22
    
주말에 분당에서 시어르신들과 보내고
주중엔 친정엄마 보러가고..
월요일 수업이 넘 힘들어 쉬게 됐어요~
본의아니게 임쌤에게 후기를 떠넘겼네요, 쏘리!

날이 갈수록 아이처럼 응석부리시는 모습..
짠~ 합니다.
조금이라도 맑은 정신일 때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
여기에 집중하고 싶어요.
백석 강의 함께 하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후기로나마 공부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열공하세요~♡
신재우   18-11-28 07:17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 이 슬픔은 우리가 종착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은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밀란 쿤데라를 공부해서 행복했습니다. 용산반 모든분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