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 어떡하지, 연애하고 싶다
11월 26일 오후 2시 24분, ‘연애하고 싶다’는 감정이 마음으로 쓱~.
수업 시간에 읽고 있는 지독히 지고지순한 연애소설 때문입니다.
식당 종업원이었던 여자, 테레사가 연인 토마시에게 말합니다. 나 때문에 당신은 인생을 망쳤다고. 의사였던 남자, 토마시는 대답합니다. 당신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고.
“토마시, 당신 인생에서 내가 모든 악의 근원이야. 당신이 여기까지 온 것은 나 때문이야.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을 정도로 밑바닥까지 당신을 끌어내린 거는 나야.”
“테레사, 내가 이곳에서 얼마나 행복한지 당신은 모르겠어?”
“당신의 임무는 수술하는 거야!”
“임무라니, 테레사, 그건 다 헛소리야. 내게 임무란 없어. 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 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3주 만에 참석한 수업.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으며 토마시 같은 남자와 연애하고 싶다는 뇌파가 흐르더니 심쿵심쿵.
교수님은 사랑 이야기 속에 담겨진 철학과 사상, 작가의 통찰력을 강의하십니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 키치, 체코의 정치와 역사… .
발제문을 발표하신 신재우 쌤을 비롯하여 수업에 열심히 참석한 쌤들은 성과 사랑, 신학과 철학까지 아우르고 있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감동을 지니고 끝까지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계속해서 카메라 줌인, 줌아웃 되듯 시각적으로 쓴 문장들을 살펴보며 함께 읽어봅니다.
드디어 제가 환상적인 연애를 상상하는 키치함에서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아우라로 건너가고 있는데 수업이 끝났습니다. 만나자마자 이별이라니. 얕고, 유치하고, 몽상적인 키치한 시선에서 밀란 쿤테라의 본질, 아우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단말입니다.
따라서 이 후기의 미흡함은 저의 잦은 결석 탓입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네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테레사, 토마시, 사비나, 프란츠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육체와 영혼, 키치와 아우라, 안정과 혁명, 우연과 필연,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의 선택을 고민하게 됩니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읽은 우리들은 더 행복해지고, 더 풍요로운 눈빛이 되었답니다~
2교시 : 시를 노래로 듣다
시를 노래로 감상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작곡하신 신곡 정지용 시인의 <별똥>, 김수영 시인의 <채소밭 가에서>입니다^^ 가사가 된 시를 적어봅니다. 듣고 싶으시다면 용산반에 오세요~
<별똥>
별똥 떠러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별똥 떨어진 곳을 마음에 두었다가 가본다하며 벼르고 있었는데 어른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곡으로 들으니 더욱 예쁩니다.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바람이 너를 마시기 전에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기운이 들어오는 이 느낌은 뭘까요?
불끈불끈 좋은 기운을 채우며 가을 학기 마지막 수업, 끝.
시어머님 병간호로 애쓰시는 홍성희 선생님께도, 결석하신 쌤들께도 좋은 기운을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