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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하고 완벽한 붕괴 (용산반)    
글쓴이 : 홍성희    18-11-19 20:42    조회 : 3,123

1교시  명작반 - 프란츠 카프카 마지막 수업

*「유형지에서」

1919년(34살) 후기 무렵 단편. 네 명(장교, 사령관, 탐험가, 죄수)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한 편의 연극 느낌. ‘몸에 계율을 써주는 자동 기계’ 즉, 형벌기계에 대해 무모하리만치 믿음을 가진 장교와 기계의 비인간적인 면에 부당함을 느끼는 탐험가가 두 축을 이룬다.

나치의 강제 수용소를 예견했다는 평가. 꼼짝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유대인의 운명을 예감했던 소설로 읽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이 작품의 유형지처럼 부조리가 만연한 곳, 끔찍한 지옥과 같다.


*「단식광대」(단식 예술가)

1922년(39살) 후두결핵으로 죽기 직전, 제대로 음식을 삼킬 수 없을 때 쓴 마지막 단편.

대중(독자), 단식광대(카프카, 게토에 갇혀 있는 유대인), 흥행주(출판업자, 권력자) 세 그룹이 등장.

자유롭게 살아야할 현대인이 우리(Cage)에 갇혀 있다는 비극적 상황을 깨닫게 하는 소설.

절망적인 예술가의 고립상태를 보여준다. 말기에 카프카는 외부의 현실세계가 매우 달랐던 아웃사이더의 단독성이 강하게 드러났다.

“나에겐 맛있다고 생각되는 음식이 없지요.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까짓거 사람들의 인기 같은 것을 얻으려 할 것 없이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처럼 실컷 배불리 먹고 살아왔을 겁니다.”(P151)


2교시 수필반

『한국산문』11월호 공부했습니다. 제11회 한국산문 정기심포지엄 ‘박완서의 산문정신, 시대를 관통하다’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을 함께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흙과 씨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적이 많다. 씨를 품은 흙의 기척은 부드럽고 따숩다. 내 몸이 그 안으로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아진다.”

“며칠만 나의 때 묻은 손톱을 간직하면 열 손가락 손톱 밑에서 푸릇푸릇 싹이 돋지 않을까. 내 손톱 밑에 낀 것은 단연 때가 아니라 흙이므로.”

“내가 꿈꾸던 비단은 현재 내가 실제 획득한 비단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가본 길보다는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다운 것처럼 내가 놓친 꿈에 비해 현실적으로 획득한 성공이 훨씬 초라해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스무 살에 성장을 멈춘 푸른 영혼이, 80년 된 고옥에 들어앉아 조용히 붕괴될 날만 기다리는 형국이 된다. 다만 그 붕괴가 조용하고 완벽하기만을 바랄뿐이다.”


3교시 티타임

12월 한국산문 총회 이야기로 5시가 훌쩍 넘어 일어났습니다.

마들렌과 웨하스, 달콤고소한 미숫가루까지…

오늘도 용산반은 입과 머리가 가득 차는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담주에는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마무리합니당~


홍성희   18-11-19 20:48
    
많이 피곤한 상태로 수업에 갔는데.
하필 살인기계가 나오는 영화를.. 헉, 어지러웠습니다.
오드라덱, 살인기계 등 카프카는 천재 발명가인가 봅니다.
저는 아직
카프카=사랑
거기까지는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카프카=탈출, 도전이라면 몰라도..
열심히 공부하시는 용산반 여러 샘들~ 존경스럽습니다!
신선숙   18-11-20 04:37
    
많이 피곤하신 듯한 홍샘이 일찍 후기를 올리셨네요.
책임감이 두터우신 탓이겠지요.
카프카의 마지막 수업!
오늘 배운 두 단편은 처절히 죽어가는 카프카 자신인 것같았어요.
짧게 살다간 그는 오늘 용산반 문우들의 가슴을 애절하게 해버렸네요.
카프카=죽음, 그것도 너무 절절한 묘사!
 암울한  카프카가 끝나서
좀 개운해질까요?
신재우   18-11-20 17:59
    
카프카는 아버지의 무시와 그 모멸감 속에서도 직장을 잘 다니고, 그 와중에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는 것은 자기의 삶에 최선을 다한 사람이 아닐 까 싶네요.
건강을 잃지 않았다면 더 좋은 작품과 결혼도 하지 않았을까 생각 해 봅니다.
다음 학기 수업이 기대됩니다. 모든분들 수고하셨습니다.
박현분   18-11-20 21:42
    
요즘  시모님  편찮으셔서  힘든  홍샘을  후기로  괴롭힌다는  생각입니다.
다음  학기엔  교체를  해야겠어요.
저도  카프카가  결국은  사랑을  얘기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열공하는  김두경샘께서  꼭  집어서 얘기하셨는데    오래  생각해 볼려구요.
담주  수업엔  한학기전  공부한  밀란군데라의  마무리 수업이네요.
기대하며  가약겠어요.
김미원   18-11-20 22:19
    
100년전 21세기에도 먹히는(?), 시대를 앞서 읽은
카프카의 혜안에 새삼 감탄합니다.
저 역시 역사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성실을 다하는, 세상에 예의를 갖춘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순간, 순간, 열씨미 사시는 용산반 문우님들 존경하며
다음 주 가을학기 종강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