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6 강의실 평론반 후기
? 합평 ?
1. 이정화 님, 수필 「나는 못 생긴 편이다」
2. 이명환 님, 수필 「그늘 좋구나」
3. 이옥희 님, 평론 「어떻게 살 것인가 - 톨스토이의 ?참회록?에 대하여-」
다음 시간엔 최인훈 작가의 아들, 최윤구 님의 특강이 있습니다.
? 실명 대 서사시 - 그냥 흔드는 손 - ?
강의가 끝났느냐
모두 어디로 갔느뇨?
졸다 일어나 침을 닦는 내 비루한 손, 그 손
잡아 이끄는 김형자 님 손
그때 우리가 간 식당은
만찬이더냐? 평론반 많은 회원들
앉을 자리 없어 당황하는데,
어디선가 새 테이블을 들고 나타난 손은
든든한 총무 박영화 님 손
그리고
의자를 들고 온 손은 누구더냐?
……
얼굴은 사라지고 기억은 침몰하고 고마운 그 손만
의자를 옮겼더냐?
만찬의 구석자리
고급 회덮밥은 박윤정 님에게
비비지 않은 흰 쌀밥은 이정화 님에게
건네는 숟가락을 든 내 손이 가엽더냐?
가여워 마시라, 내 손
남은 밥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배불렀으니, 충분했으니
그것은 ‘갈취’가 아니오, 에이 설마 그러겠소?
당신, 제발 의심의 손을 넣기를,
그 둘의 손이 유독 매운 손인 것은
믿어주오, 그것은 우연의 일치라오.
배부르다, 강조하며 주섬주섬 밥값을 꺼내는 내 손,
내 손을 억누르고, 돈을 넣으라고 말하는
아까 그 몹시 맵다던, 내 밥을 먹어 더 힘이 세진 손 저편에
평론반 전원의 밥값을 지불하는 아름다운 손은 누구신가?
달려가
그 손 부여잡고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드릴 때
느껴지는 정진희 님의 부드러운 감촉, 웃으며
내 얼굴의 대왕 뾰두락지까지 걱정해주는
고마운 그 손
미세먼지 가득 찬 가을
누런 하늘을 보니 쓸쓸해지는 마음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마냥 걷고 싶어라
운니동 거리가 날 잡아 당긴다,
미세먼지들이 날 이끈다. 창덕궁 저편에서
옛 왕들이 이리 오라 손짓한다
조상의 부름에 어찌 모른 척 하리
내 그들에게 가리라
내 미세먼지 마셔가며 그 곳 단풍을 보리라
허우적 거리는 내 손
방황하는 내 손
아틀리에송 커피집 앞에서 회원님들
내게 묻는다
안 들어가요? 어디가?
그냥 혼자 돌아다니려고요
왜?
그냥요
그래
우리는 그냥, 그냥이면 된다.
설명이 필요없는 손들,
오늘도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문장을 만들 손들,
그냥 잘 가라고,
잘 가라고 흔드는 손들,
공중을 휙휙 가르는 손들,
아틀리에송 사장님의 환대를 받을 손들,
그녀의 따뜻한 차를 감싸 안을 손들,
그리고 지금은 문 밖에서
잘 가라고 흔드는 손들,
그냥 흔드는 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