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문학실전수필(9.6/13/20/27, 목)
-글 쏟아질라(종로반)
1. 동(童) 수필(예)
등대에게
꼬마가 꽃밭을 둥둥 떠다니는 비눗방울에 물어보았다.
"넌 왜 그렇게 둥둥 떠다니니?"
비눗방울이 나풀나풀 몸을 흔들어 대답했다.
"작은 친구야, 난 꽃밭 구석구석 피어있는 꽃과 풀들, 그리고 그사이를 요리조리 날아다니는 나비를 한꺼번에 다 담을 수 없어 이리저리 떠도는 것이란다."*
한번은 소년이 바닷가에 와서 등대에 물었다.
"아저씬 왜 그렇게 멀뚱거리게만 서 있어요?
등대가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난 바닷길을 비추지. 바람에 시달리는 배에게 촛불 같은 작은 위안을 주는 것이야."
이어 등대는 무쇠로 만든 이끼 낀 팔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저 하늘엔 별들이 떠 있지 않니? 하늘길을 열어주는 것은 그들의 몫이란다. 별은 또 우리 친구이기도 하잖니. 우리 모두에겐 각자 맡은 일이 있거든.
소년은 유년을 묻고 그곳을 떠났다. 다시 고향을 찾았을 때 꽃밭을 비행하는 비눗방울도, 검푸른 바닷길을 비추던 목이 긴 등대 아저씨도, 하늘을 수놓던 아기별들도 더는 볼 수 없었다.
그들이 일시에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그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정말 없어진 것일까? 청년이 된 소년에게 누가 답을 해주랴?- (김창식)
*마당을 떠도는 비눗방울의 이미지는 장 콕토의 시에서 따옴.
2. 반원 글 합평
<코린토스에서 만난 시시포스>(정진희)
신에 대항한 비극적 인물인 시시포스를 전경화하여 입체적으로 조명함이 바람직함.
<태풍이 온다>(이재현)
불안한 예감은 들어맞고 바라지 않는 일은 꼭 일어난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 떠오름.
<개 착각>(윤기정)
참신함이 있는 5매 수필. 고양이가 개인가, 개가 고양이인가? 둘 다 만족스러워 할 듯.
<어떤 착각>(윤기정)
한 해의 후반기는 6월인가, 아님 9월인가? 교직 생활의 경험과 지식정보를 결합한 글.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김기수)
진솔한 종로반 입성기. ‘군자 3락’의 느낌이 살아남. 과장하지 않은 소박함이 배어남.
<디지털 프롬나드>(최준석)
디지털 미술관 탐방기이자 전람회장 소요유(逍遙遊). 나열형의 글로 일관성이 있음.
<고인을 위하여 건배>(박재연)
길 떠나는 고인의 자세와 보내는 이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보게 하는 글. 완성도 있음.
<행복이 왔다>(이재현)
개인이 끼친 악영향과 여러 사람의 배려와 마음 씀이 전해오는 긍정적 에너지의 파장.
<영>(윤기정)
‘영’에 대한 사유의 진척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미지의 전이. 위트 있는 5매 수필.
<세 인순>(윤기정)
옛 초등학교 교실로 독자를 안내함. 스토리텔링의 글로 세 인순의 저글링이 돋보임.
<참 매미 소리>(최준석)
이탈리아에서 들은 매미 소리만은 충분치 않고 읽는 이에게 그 소리를 들려주어야만.
3. 종로반 동정
이천호 선생님 ‘수탉 트럼프’ 출판기념회 만찬을 9. 27일 날 조촐하게 가졌다. 유병숙·정진희 한국산문 현·전 회장, 김형자 고객지원 부장, 박재연 분당반 반장까지 참가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류미월 임이 “낄끼빠빠”로 카톡 건배사로 축하 인사를 보내와 원격 건배사로 다시 한번 축배의 잔을 들고 건배사를 외쳤다. 다른 사람들 행사에 항상 축하 노래로 분위기를 띄워주던 이천호 선생님은 이날 본인의 출판 기념회에서 18번 <그네>를 완창하여 두 번째 수필집 발간 축하 하는 자리를 더욱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