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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의 전이 현상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8-09-03 19:33    조회 : 3,374

 

장 콕토는 시는 수학과 같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언어에 개한 계산력이 뛰어난 사람이

시를 잘 쓴다는 뜻이지요.

작가는 언어에 대한 자의식이 강해야 합니다.

바둑에서 하수들은 여러 알을 잘못 놓아도 쉽게 패하지 않지만

고수들은 바둑알 하나를 패착함으로써 싸움에서 집니다.

마찬가지로 글쓰기에서 고수가 되려면

단어 하나 때문에 밤을 새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정도로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해야한다는 것이지요.

 

비유를 할 때는 대상과 대상 사이에 유사성이 있어야 합니다.

유사성에는 형태의 유사성과 내용의 유사성이 있습니다.

튀밥 같은 별들이란 비유는 별과 모양이 비슷한 튀밥에 비유했으므로

형태의 유사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일반적으로 꽁꽁 얼은 손을 불빛에 쬐다라고 표현하는데

이 문장처럼 적시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언어의 전이현상입니다.

 

해가 시들었다.’

나비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흘러 다닌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뻐꾸기 소리가 돋아난다.’

모두 언어의 전이 현상을 잘 나타낸 문장들입니다.

밤 열차는 어디로 흘러가는지

칠흑처럼 어두운 밤 멀리 달려가는 열차는 보이지 않지만

기차 창문의 불빛은 마치 단풍잎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언어의 전이를 잘 하는 사람이 시와 수필을 잘 씁니다.

구름 몇 마리가 흘러가고 있다.’

구름을 쳐다보며 양을 떠올릴 수 있다면

언어의 전이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셈입니다.

 

가을 학기 개강 날, 창밖엔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새로 옮긴 오붓한 강의실에서 공부하니

분위기도 새롭고 친밀도도 높아지는 듯 했습니다.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여 

글 풍년의 기쁨을 맛보고 싶습니다.

 



진미경   18-09-03 22:20
    
언어의 전이 현상 중에 밤기차의 광경을 표현한 것이  와 닿습니다.
밤기차는 보이지 않지만 창문의 불빛이 멀리서 보면  단풍잎이 흘러가는 것
같다. 기차의 여덟 냥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흘러가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구월의 첫 주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니 반장님 후기가  딩동!!! 도착했어요.
가을 만끽하시고 더 깊어진 눈빛으로 만나요.~~~^^
한지황   18-09-04 15:49
    
작가는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사물들에게도 귀 기울이고  뚫어져라 쳐다봐야 하나봐요.
무엇보다도 고정관념을 버리고 만물을 대해야겠지요.
백지로 된 마음에는 온갖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지우개로 내 마음을 지워봅니다.
미경샘도 아름다운 가을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