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문학실전수필(8. 2, 목)
-합평의 핵심요령-
1. 합평의 요령과 실제
가. 무엇에 대해 쓰였는가?
소재, 제재, 주제의 차이에 대해서 공부하자.
소재: (Raw) Material
제재: Subject Matter
주제: Subject, Theme, 때로 Tenor, Motif
나.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주제는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것(Something Fundermental & Universal).
주제가 없는 글은 혼이 없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좀비 인간처럼.
그리고 우리 주위에 그런 사람 많다. 수필가 중에도.
걍, 대충대충, 붓 가는 대로!
다. 제목은 적합한가?
글의 제목은 어쨌거나 글 속에 있다!
제목과 내용은 따로국밥이 아님. 뒤틀리면 곧바로 쓰레기통 신세.
주제를 함유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이 으뜸
비속어, 유행어, 고사성어, 신파조 제목은 피함. 이를테면,
‘아니 아니 되오’ ‘그랬지 말입니다’ ‘주어라 그리고 뺏어라’
‘너 그러다 내 짝 난다’ ‘색소폰과 휴대폰’ ‘헐, 즐, 콜, 대~박’...
라. 형상화가 잘 되어 있는가? 있는가?
형상화(Figuring)는 글의 문학성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
형상화, 회화적 묘사, 상징과 은유는 각각 독립적인 기법이기도 하지만,
연결되어 사용되면 더욱 효과적이고 미감(美感)을 배가(倍加)한다.
그럴듯하지만 상투적이고 허구적인 서정은 곤란하다.
‘웅장한 겨울나무’ 가지밖에 없는 겨울나무가 웅장? 난센스다.
마. 의미화가 잘 되어 있는가?
의미화(Signifying)는 형상화와 함께 글을 ‘날게’ 하는 두 개의 날개 중 한 개.
삶에 대한 해석이 따르지 않는 그렇고 그런 개인사와 영탄조 자연 예찬은 곤란.
난삽한 이론을 전개하거나 철학적 지식을 개진하는 현학적인 글도 사양.
삶의 근거리에서 소재를 취해 보편적 성찰과 근원적 깨달음으로 나아가야만.
또한 깨달음은 한두 문단, 서너 줄이어도 족하다. 피천득의 <인연>을 보라!
바. 논리적 흐름과 일관성은 어떠한가?
'논리와 일관성(Logic & Consistency)'의 문제는 소위 서정 수필에서 두드러짐.
시에도 ‘시적 논리’가 있어야 하거늘 하물며 산문임에야 말해서 무엇하랴?
암묵적 함축이나 사고의 비약, 형용모순, 아이러니, 역설은 또 다른 문제다.
제목 서두, 본문, 내용, 결미에 이르기까지 논리는 텍스트의 전 과정에 해당한다.
심지어 여운에도 논리가 뒤따라야 한다.
사. 문장의 정확성은 기본 중의 기본
문법(Grammer)에 맞는 정확한 문장과 표현(Correctivness)은 기본 중 기본.
문장 내에서의 품사의 사용, 전후 맥락, 정황의 일치, 문단과 문단의 이음새 등.
악보를 읽을 줄도 모르고 음표에 대한 이해도 없이 작곡하고 편곡을 하며,
노래를 부르다니? 밥 딜런, 레오나드 코헨, 요즘 힙합 가수가 음표를 몰라서?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아니, 개가 아니라 소인가?”
2. 반원 글 합평
<가면을 벗어라>-정진희
수준급 에세이. 가면의 반어적, 역설적, 중층적 함의를 실험적 화소 배치로 쓴 글.
가면을 쓰면 오히려 실체가 드러나는 아이러니라니. 그렇더라도 ”가면을 벗어라!“
<이렇게 웅장한 산도 큰 눈물을>-신재우
울컥하는 느낌이 드는 여행 에세이. 천지를 보며 김수영을 떠올린 연결도 바람직.
“백두산, 이리도 웅장한 산도 이만큼 큰 눈물을 안고 있다니!”는 매우 좋은 결미.
3. 종로반 동정
용산과 종로를 번갈아 가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피서 아닌 강의에 오신 신재우 문우님이 초대한 특별한 만찬 시간. 본인은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 좋아하지 않은 것 같은데, 반원들과 동참의 의미로 한 잔 마시는 센스까지 곁들인 시간이었다. 강의 시간 백두산 천지의 물은 젤리처럼 미동도 없었으나 민족의 눈물 같은 천지의 물이 큰 감동이었다.
네브래스카 커니에 연중행사로 미국행인 강정자 문우의 글이 또 기대된다. 지난해는 15년 등단 특집을 네브래스카에서 보내오기도 했으니. 네브래스카와 한국산문의 인연인가? 개기월식이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별똥별의 잔치가 미국 가자마자 펼쳐질 터이니 또 별 이야기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한국산문 신작 에세이부터 지구촌 나그네에 이르기까지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를 보인 박금아 문우가 종로반 강의에 함께 했다. 목요일의 바쁜 일정이 더위로 하루 여유를 갖게 되어 벼르던 김창식 교수의 강의를 참여하고 김 교수의 열정에 감동했다는 뒷이야기가 있었다. 종종 시간 날 때 종로반에 들러 주세요.
뜨거운 더위가 감동으로 넘치는 교실. 종로반에 다른 분들도 와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