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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타주적 후기 쓰기에 도전하다 (용산반)    
글쓴이 : 임정희    19-01-14 23:30    조회 : 13,993

                                       

                         몽타주적 후기 쓰기

  

1교시 : 영화 기법의 시


가난한 시인은 바람이 휙휙 부는 밤에 네모난 작은 방에 있습니다. 가구 하나 없는 한 벽면에 시를 씁니다.

영화처럼요.

흰 벽면에 빔프로젝터를 쏜다고 생각하면서 시를 읽어보세요.

백석 시인의 시네포임 <흰 바람벽이 있어>를 감상해봅니다.

https://youtu.be/J1pwpDRrHi8

   

              <흰 바람벽이 있어>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 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 글은 다 낡은 무명셔츠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

    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을 담그고 무

  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지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주 앉아 대굿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여 어느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굴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

         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

         으로 슬픔으로 가득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

         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르 쟘과 도연명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러하듯이

   


2교시 : 손님에게 글 한 편 대접하세요

1. <<한국산문>> 1월호

·우리반 세 편의 글이 올라오니 1월호가 더 반짝반짝 빛나 보입니다.

·수필잡지 중 가장 수준 높은 한국산문이 되도록 우리 모두 애씁시다!!

·손택수 시인의 시를 만나면 멈춰서 꼭 읽기. ‘보았을 때 먹지 않으면 늙는다는 대추같은 시라는 뜻이시지요.

 

2. <<쓰기의 말들>>

은유 작가는 글쓰기를 남을 위한 요리 만들기에 비유합니다.

손님에게 글 한 편 대접한다고 생각하고 쓰세요. 더 정성을 들이게 됩니다.”

 

* 수업시간에 유튜브로 보았던 시낭독 영상을 제대로 연결해서 몽타주적 후기를 쓰려고 시도했으나

잘 안되네요ㅠ

능력부족으로 영상미 흐르는 후기는 아니지만 결석하신 쌤들을 생각하며 썼습니다. 어서 오셔서 함께 수업하고픈 바람을 담아서요.

다음 주는 황영미 교수님의 영화인문학기행강의가 있습니다.

   


신재우   19-01-15 08:20
    
< 흰 바람벽이 있어>는 백석이 지향했던 고고한 정신세계 즉 하늘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가장 외롭게 만들고, 자신이 바로 그러한 존재라는 것은 적어도 살찌고 풍요롭고 흥청거리는 일상적 세계와는 다른 세계에 자아가 위치하고 잇음을 표현 한 것이라 생갇됩니다.
마지막 수업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도 기대됩니다.
낭송을 다시 들으니 그 고독과 쓸쓸함을 느낄 수 있네요.

언제 글 한 편을 손님에게 멋지게 대접 할 지?
상세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임정희   19-01-15 19:55
    
신재우 쌤이 계서서 용산반 후기가 쓸쓸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홈피에 들어왔습니다, 역시!!
유투브에 다시 들어가셨군요. 화면 보이게 멋지게 연결하고 싶은데 제 능력으로는 안되네요.

저도 맛있는 글로 멋지게 대접하고 싶습니다.
도스토엡스키 책을 읽으면 해결될까요? 아~~
김미원   19-01-15 09:21
    
용산반은 소수 정예 맞고요, 맞습니다.
아무래도 후기는 임 정희샘께서 계속 쓰셔야겠어요.
정말 맛깔나는, 시청각이 살아있는 후기입니다.ㅎㅎ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한때 밑줄 그으며 노트에 적어놓았던 구절입니다.
마치 내가 그러하다는 듯, 위로를 받았는데
교수님 강의로 들으니 더 실감납니다.
어제 뽀나스로 무라카미 하루키 이야기도 잼있었어요.
역쉬, 교수님은 전천후입니다.

박현분 반장님, 여행 중에도 용산반이 눈에 어른거리었지요?
임정희 전 반장님이 책임감으로 간식초코렛도 준비하고
최귀영 님이 3교시 차 대접해주셨구요.
돕는 손길 감사합니다.

다음 주 영화와 소설을 아우르는 고흐와 노인과 바다 강의 무척 기대됩니다.
다음 주에는 많은 분들 오셔서 함께 들으셔도 좋겠습니다.~~
     
임정희   19-01-15 21:39
    
무라키미 하루키 얘기도 귀 쫑긋하며 들었어요.
소설의 첫 문장들이 음악과 관련있다는 것도 흥미롭고 왜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지도 동감했어요.
김 교수님, 전천후 맞습니다!! 강의를 듣고 나면 머리에 안테나가 막 설치되는 것 같아요. (케익 위에 50개쯤 초가 타고 있는 모양)
이 책도 봐야하고 저 책도 봐야하고...
50여 개의 모든 안테나는 하루를 못 가고 접힙니다 ㅎㅎ

담주 수업도 호기심 가득입니다, 궁금궁금.
박현분   19-01-15 10:08
    
임정희샘이  돌아오고  파릇한  기운이  번지고  있어요. 젊은 감각 신선한 느낌  용산반에  멋쟁이  반장님이셨죠
우리반으로  물밀듯  밀려오는  지적 움직임들... 임샘  정말  멋져요  후기  대박!
일본에서도  느껴지는  용산반의  후끈한 수업열기 입니다
모두  수업을 위해  손길  모아주시고  최귀영샘  맛있는 차를 대접하셨군요
댓글로  보완해주신  샘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임정희   19-01-15 21:44
    
일본에서 보고 계시는군요.
유투브 URL 클릭 해보세요. 수업 시간에 들었던 시낭송인데 좋아요^^
반장님 안 계시는 용산반 재미없어욧. 얼른 오셔요~
최귀영 샘이 베풀어 주신 티타임 함께 못해 아쉽고, 반장님 없어서 아쉽고.
담주에 뵈요~^^
신선숙   19-01-15 15:25
    
푹푹찌는태국에서  궁금한 후기를읽네요.
결석한우리들을 염두에두고서꼼꼼히  긴시까지써주시는 임샘의배려에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도표도있고우리교수님의환타색넥타이 맨모습도보이네요.
쓸쓸하고 외로울땐 하늘이나를귀얘하는구나 하고느끼면되겠군요.
교수님!잘다녀오셔요.
다음주수업도 재밌을것같은데결석하겠네요.
많이배우십시요우리용산반님들!
     
임정희   19-01-15 22:01
    
백석이 말하고픈 주제를 후기를 보고도 척 낚아채셨어요.
교수님 사진이 들어가니 후기가 교수님 목소리로 들리시죠? (환청이 들리는 후기)
교수님께서 교회에서 강의가 있어 정장 차림으로 오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오렌지 색 타이, 멋졌어요 ㅎㅎ (환타도 생각 나구요.)
태국에서 댓글, 감사감사합니다.
최귀영   19-01-20 06:41
    
백석시인의 시가 넘 재밌게 다가오는 수업시간을 그대로 얘기해 주셨네요. 자세한 후기와 댓글들이 보니 저희 수업시간이 남다르게 여겨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