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사람만은 살아남는다 (무역센터반)    
글쓴이 : 주기영    21-04-14 18:19    조회 : 3,685

 꽃샘추위란다. 이른 봄, 꽃이 필 무렵 찾아와야지 왜 이제와 아우성인가. 

그래도 녀석의 앙탈에 져주기로 한다. 봄은 쉽게 오는 게 아니라 치고... 바람이 차다. 


** 박상률의 문학으로 세상 읽기 (무역센터반, 수요일 10:00~11:10)

김남주 (1946~1994) 시인

김지하 (1941~ ) 시인 

윤동주 (1917~1945) 시인

신영복 (1941~2016) 교수, 작가


 이들에게서 공통된 단어를 하나 찾는다면?


 스스로를 “나는 시인이라기보다 전사여.”라고 말했다던 시인은 감옥 속에서 우유곽 은박지에 날카롭게 간 칫솔대를 눌러 시를 썼다. 또 한 시대를 상징하는 저항 시인으로 투옥되기도 했던 노시인은 민망하게 늙어간다. 누구는 남의 나라 옥에서 숨을 거두기도 했고, 또 어떤 이는 20년 20일 이라는 긴 세월을 복역했다.


 모두 ‘갇혀있음’을 경험한 이들이다. 

몸은 감옥이라는 벽 속에 갇혔어도 정신은 더 맑게 지켜낸 이들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김남주 시인의 이 말과 통한다. “이런 곳에 처넣어 두면 소도 말도 개도 다 죽습니다. 닭도 오리도 죽습니다. 그렇지만 유독 사람만은 살아남습니다.”

300원짜리 세라믹 볼펜도 귀히 여겼다는 시인이 귀하다.


김남주 시인의 시 한편,

사랑은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너와 나와 우리가 

한 별을 우러러보며.


** 박상률의 수필, 생활 글 창작 (무역센터반, 수요일 11:20~12:30)

 선생님께서 갑자기 듣고 싶은 그리운 소리로 ‘다듬이 소리’라는 얘기를 하실 때, 난 노트 한켠에 ‘가람과 뫼’라고 쓰고 있었다. 남자 듀엣 가람과 뫼. 문득 그들이 부른 다듬이 소리 라는 노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어머니 다듬이 소리는 뚝딱 뚝딱이고, 며느리 그 소리는 똑딱 똑딱이라고 했던가. 

다듬이 소리도 다른 고부갈등에 픽, 내가 이렇게 옛날 사람인가 싶어 훗!

정신차려보니 샘은 저~~만치. 수업 막바지였으니 참으로 다행. ^*^


* 한국산문 4월호

-언어의 경제성: 짧은 문장에 뜻이 다 들어 있으면 그만.

-바로 앞에 나오는 말을 중언부언 하지 말자.

-글과 말은 다르다 -> 쓴 글을 소리 내서 읽어 보면서 자연스러움에 접근하자.

-마지막 문장에 습관처럼 바람이나 희망을 쓰지 말자.

-문학이라는 것은 ‘조리’에 맞아야 한다.

-자신이 안다고 해서 독자도 안다고 생각하지 말자.

-체와 채를 구별해서 쓰도록: ~체(~척) / ~채(동작의 계속)


* 작품 합평(존칭생략) 

나도 달리고 싶다 / 신성범

‘성주 조왕님께 비나이다’ / 정명순

일수불퇴 / 이정희

참을 수 있는 이유 / 이경희

마음 거리두기 / 성혜영



주기영   21-04-14 18:23
    
겨울 어느 날, 멀리서 들은 슬픈 소식. 
고 신영복님의 글들이 그리워 책장을 기웃기웃.

-노란바다 출~렁
오길순   21-04-14 18:43
    
아주 어린 시절, 작은 마을의 아낙네들은 명절이면 모두 다듬이질을 했죠.
 제가 들었던 어떤 음악보다도 아름다웠죠. 대여섯살 적이지만
그 낭랑하게 어긋나는 다듬잇돌 소리는 명절마다 떠오르지요.
소리도 사람 따라 가버렸지만 공기를 가르며 울리던 그 소리는
한 생애를 연습한 장인만이 가질수 있었던 솜씨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주기영님, 오늘도 감사!!!
     
주기영   21-04-15 12:00
    
오길순 선생님
귀한 기억들이 오늘을 웃으며 살게 하는군요.
바쁜 가운데 귀한 걸음, 늘 감사합니다.

15년사 기념식에서 축사도 멋지셨습니다.
성혜영   21-04-14 19:37
    
어머~ 가사에 정말 그렇게 써있어요.  주기영샘은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시네요.
어제 한국산문 15년사 기념잔치에, 정명순샘과 제가  신인상수상하여 영광스러웠습니다. 감사합니다.
15년사 책을 살펴보니 긴 세월 여러 선생님들의 족적에 절로 머리숙여집니다. 선배 문우님들께 박수 갈채를 드립니다. 우리반 이쁜 삼총사분들 안녕하시죠? 이지영샘, 아기 무럭무럭 자라겠네요. 정다운샘, 보람찬 학부형 역할 만족하시나요? 이수연샘, 자주 얼굴 보여주세요. 그리고 세 분들  이 공간에 놀러오셔서 목소리 좀 내주셔요.
우리반, 젊은 혈기 좀 보충해야해요. 이지영샘, 분명 글로 만나자고해서 제가 엄청 환호했는데요. 모두 궁금!
     
주기영   21-04-15 12:06
    
성혜영 선생님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늘 문운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음악은... 잘 몰라유. 노래도 못하고.
그저 가사에 꽂히는 편이라 잘 안잊히곤 할 뿐.

총무님으로 반을 위해 애써주시니 그도 그저 감사합니다.
성혜영   21-04-14 20:01
    
<선인장 >                                                    우리선생님  박상률의 詩
                온몸이 가렵다
    땀구멍마다 뿔이 나고있다
선인장 가시같은 뿔이 옷을 뚫고 나온다
 내가 선인장이 되고 있나보다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온몸이 처진다
 발밑엔 온통 모래가 날아와 쌓이고
    비는 통 오지 않는다
        -목이 탄다
  나는 얼마나 더 납작하고
    가늘어져야 하는가
     
주기영   21-04-15 12:13
    
울 쌤의 시, 반갑네요.
작년 여름에 나온 따끈한 신상,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에 실린 시입니다.

저는 <선인장>에서 기다림을 보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