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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는 장미이고 장미일 뿐이다(무역 센터 반)    
글쓴이 : 이신애    21-10-13 20:45    조회 : 4,638

거르투르드 스타인 (1874-1946)의 장미라는 시 입니다.

"Rose is a rose is a rose is a rose" 

사람은 사람이고 사람일 뿐이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겠지요. 오늘을 하늘이 참 맑고 아름다운 날이었어요.아침부터 그냥 어디로 가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화센터에 갔지요. 가다가 같은 반 사람의 부고를 들었네요. 에고....아무래도 우리반은 푸닥거리를 해야할까봐요. 그 분이 우리반 사람들하고 말도 하지않고  글만 내고 밥도 안먹고 차도 안 마셔서 아는게  별로 없어요.사람은 모두 죽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강의가 귀에 들어올리가 있겠어요. 그래서 쌤이 말씀하시는 대로 그냥 썼어요. 근데 그것도 제대로 안되더라구요. 

첨삭을 마친 글 제목이 "건강한 사람을 보면" 이었는데 그게 박쌤 손에 있었습니다. 그게 유작이 되었네요. 작가 황순원의 유작은 발견된 적이 없답니다. 매일 최대한 마무리를 하려고 애를 썼기 때문이랍니다.마무리를 못하는 것이 인간이지만 살았을 때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하라고 하셨습니다.저는 그림을  3달 4달씩 그릴 때도 있는데 그거 어떻하죠? 중간에 절대 죽으면 안되겠네요.

스타인이 훼밍웨이에게 하드보일드체를 써서 형용사, 부사를 쓰지말고 점층법을 써서 글을 써보라고 했다네요. 볼테르도 명사의 적은 형용사라고 말했고, 스티븐 킹은,'지옥으로 가는 길은 부사로 장식되어 있다'라고 했다네요.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고 예로 점잖은 사람도 예비군 복을 입으면 동전으로 짤짤이를 하니 '개비군'으로 불러야 마땅하다. 또한 같은 나이라도 형님 소리를 들으면 형님노릇을 한다.

소크라테스는 독미나리 즙을 마시고 죽었데요. 플라톤은 평생 독신이었는데 이유가 크산티페의 바가지를 봤기 때문일거라네요. 그래서  "신은 홀수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신다"라는 말을 했데요.현모양처와 결혼하면 일생이 행복할 것이고 악처와 결혼하면 철학자가 될것이니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라는 말을 플라톤은 몰랐던 거겠죠.

쉬이잇.저승사자는. 물럿거라.  저리가거라 .우리반에서 얼씬 말거라

이렇게 라도 해야 가슴 답답한게 풀릴것 같네요.

오늘 글은 지난 주의 것과 합쳐서 같이 했습니다. 쌤의 합평이 끝난 후에 자유 토론을 하라고 하셨는데 그건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사람을 보면:   신성범

갈등:                정 명순  제목을 고치라고 하셨습니다.

가을 장미:         설영신 나이가 들어야 부모를 이해한다

비싸지 않냐? :   최보인  수필의 화자는 글 쓴이

이 외에 빠뜨린 거 있으면 밑에 달아 주세요.


성혜영   21-10-13 22:03
    
이신애선생님, 또 만나니 반가워요. 글 써주셔서 고맙구요.
신애샘 말에 공감합니다. 저승사자~물렀거라. 얼씬 말거라.
오늘 교실 풍경이 그려져요. 얼마나 뒤숭숭 했겠어요.
게다가 유작이 선생님손에 있었다니.
젊은 사람을 그리 일찍 데려가다니~
원통하고 절통한 마음입니다.
의욕넘치던 신성범 선생님의 모습을
지우기가 힘들것같아요.
지난달 퇴원했다고 그렇게 좋아했는데
9월학기에 나오겠다고 소식 전해왔는데
얼마나 좋으면 밤중에 문자왔었잖아요.
열정넘치고 순수했던 분이었는데
말은 별로 나누지 않았어도
쾌차해서 글쓰러 나오길 바랐는데
그냥 보내드릴수밖에 없네요.
'살아있음을 느껴야 죽음과 멀어진다'란 말이 있어요.
선생님들, 더욱더 인생을 휘게 휘게 소확행 누리며 씐나게 살기로해요.
성혜영   21-10-13 22:14
    
우리 박상률 선생님께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바쁘신가운데 이리저리 조문 다니시느라고 참, 힘드시겠어요.
육신도 힘들고, 마음은 그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이런 슬픈일들은 오늘로 끝내기로해요.
빗장을 꽉 닫아 걸어야겠어요.
반장이 저한테 자꾸 아프지말라고 문자해요.
죄진듯 죄가아닌 저의 부재가 죄송해져요.
저는 나날이 좋아지니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12월에 함박미소 지으며 등장하렵니다. 꾸벅
     
송경미   21-10-14 09:01
    
성혜영총무님, 수술 아니고 시술이라고 해서
금방 회복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답답하고 갑갑한 날이 너무나 깁니다.
매일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니시던 분이 집안에 계시면서 새로운 취미를 개발하시지 않았나요?
언제나 그렇지만 특히 어제 같은 날은 선생님의 씩씩한 목소리가 더 그리웠답니다.
12월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니요...ㅠㅠ
송경미   21-10-14 07:37
    
이신애선생님, 꼼꼼하고 자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오늘 수업하러 가는 길에 받은 문자로 마음이 얼마나 안타깝고 뒤숭숭했는지
선생님 말씀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후기 읽으니 아련히 떠오릅니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대한 걱정을 하다가 시간 보내기가 일쑤인데 걱정 따윈 던져버리고
꼭 해야 할 일이나매일 마무리를 하며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됩니다.
오늘 읽은 시 중 하나가 일맥상통하여 올립니다.

어떤 결심 (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 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 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